국내정치

전원책 “졸속 탄핵에 한국당 뭐했나”, 김무성 겨냥 “공부 좀 해야”

Shawn Chase 2018. 10. 4. 21:28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전원책 변호사(63)가 4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에 내정된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헌법재판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졸속”이라고 규정하면서, “한국당 의원들은 왜 다 침묵했느냐. 야당의원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의 자질로 열정과 지식 등을 강조하면서, 한국당에 이런 자질이 부족하다는 일례로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거론했다. ‘법적 지식’에 어긋난 탄핵 심판이었지만, 한국당 의원 중 아무도 ‘항의하는 열정’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 변호사는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아 구속됐다고 알지만 1·2심 재판에서 무죄가 나왔다. 근데 한국당은 무엇을 했느냐”면서 “일주일에 나흘씩, 하루 10시간 이상씩 재판을 받는 게 피고인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했다고 생각하느냐. 한국당에서 그거 따진 의원이 있느냐. 그래서 열정을 가진 의원들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무죄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 탄핵 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탄핵 심판은 졸속이라고 확신한다. 엉터리 탄핵소추안에 뇌물죄 수사를 시작도 안했는데, 헌재에 항의하는 법률가가 한국당엔 왜 아무도 없었느냐”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실정에 조금이라도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아무도 그러지 못했다. 그게 바로 국민이 한국당을 외면하게 만들었고, 우리 보수 전체를 궤멸 직전으로 몰아넣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지식 부족’의 예로는 최근 보수진영 내 ‘공화주의’ 주장도 거론했다. 김무성 의원은 최근 국회 세미나에서 “민주주의 가치와 공화주의의 가치가 국가를 떠받치는 튼튼한 두 기둥이 돼야 한다”며 ‘공화주의 전도사’로 나섰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2016년부터 공화주의 가치를 주장해 왔다.

전 변호사는 “한국당 중진 몇명이 공화주의란 말을 쓰는데 코미디”라면서 “미국 시골에 가서 공부를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힐난했다. 

이어 “북한도 국명에다가 공화국이라고 쓴다. 공화주의,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은 공부 좀 하셔야 한다”며 “이래서 한국당 의원들 품질 문제가 나온다. 지금부터 긴장하고 공부 좀 하고, 어젠다에 대해 누구 못지않게 빠삭하게 알고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면모일신이 안되면 다른 분 위해서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가, 그 사람들이 알아서 나가야 한다는 뜻인가’란 물음엔 “나가라고 나갈 분도 아니다. 공부 제대로 안하고 마이크 앞에서 떠들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 간담회장에 앉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 간담회장에 앉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전 변호사는 조강특위에 대해선 “남성 2명, 여성 2명 이렇게 외부인사 4명으로 (구성이) 끝났다”고 밝혔다. 이어 “조강위원이 가령 친박이다, 비박이다, 친홍(홍준표)이다, 친김(김무성)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나중에 어떤 결정을 내려도 승복하지 않는 분 생길 수밖에 없다. 조강위원 구성의 가장 큰 요건은 당내 계파와 연결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는 보수주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열정을 가져야한다. 두가지 요건을 고려해서 삼고초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과 1년 뒤엔 총선이 있고, 그 뒤엔 곧 대권 레이스를 시작한다. 지금 쇄신하지 않으면 한국당엔 기회가 없다”면서 “지금 쇄신이 제대로 이뤄지면 이를 뒤엎을 불순세력이 등장할 수 없다. 이번 쇄신이 아마 한국당의 마지막 쇄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인적쇄신이 무조건 사람을 쳐내는 게 아니다. 가장 좋은 쇄신은 한분도 쳐내지 않고 면모를 일신하는 것”이라면서 “그걸 제1사명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른바 보수정권이라고 부르는 기간에 누구나 다 책임이 있다. 이제 와서 현미경 보듯 들여다보고 목치는 것이 쇄신이라면 난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0041824001&code=910402#csidxc150a20ddc965dfa47b697803cfcb3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