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13 03:05 삼성전자가 폭발 문제를 일으킨 '갤럭시노트7'을 출시 50여일 만에 단종하기로 11일 결정했습니다. 더 이상 소비자 안전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노트7 단종 결정을 이끌어내는 데 미국 통신업체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켄터키주(州) 기내 폭발사고에 이어 8일 텍사스·버지니아에서도 교환한 노트7이 유사한 사고를 일으키자, 버라이즌·AT&T·T모바일·스프린트 등 미국 4대 통신업체들은 즉각 "노트7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밝힌 데 이어 9일에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노트7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지만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해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외신들은 미국 통신업체들의 결정이 삼성의 노트7 단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새 노트7이 폭발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전 야구장, 송도 햄버거 가게 같은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폭발 동영상이 인터넷에 계속 올라와 일반 시민들까지 안전에 위협을 느꼈습니다. 그런데도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미국과 달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자가 의심되는 제품이라면 국내 통신 3사도 마땅히 판매를 중단하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야 할 일입니다. 국내 통신3사는 11일 오전 삼성전자가 판매 중단 통보를 하자 그제야 삼성전자와 교환 및 환불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통신 3사가 미국 통신업체와 다른 태도를 보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혹시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80% 이상인 삼성전자 눈치를 보기 때문인지 아니면 스마트폰을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애써 안전 문제에 눈감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물론 노트7 사태의 1차적인 책임은 제품을 만든 삼성전자에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휴대폰 유통 90%를 차지하는 통신 3사도 소비자들의 안전을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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