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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 간 거래) 사업 강화… 애플·IBM 연합군과 격돌

Shawn Chase 2016. 10. 13. 01:29

강동철 기자


입력 : 2014.09.29 03:04

시장 규모 1조6000억弗 달해

삼성, 기업용 태블릿PC 출시… 교육 등 6대 B2B 서비스 공개
애플 '30년 앙숙' IBM 손잡고 기업用 소프트웨어 사업 시작

삼성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자 전시회 'IFA 2014'에서 교육·의료·호텔·교통·금융·유통 등 6개 분야에 특화된 B2B(B usiness To Business·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전시했다. 그동안 TV, 스마트폰, 냉장고 등 일반 소비자 제품을 중심으로 전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처음으로 B2B용(用) 제품과 서비스를 별도로 선보인 것이다.

애플도 최근 글로벌 IT업체 IBM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B2B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맞붙었던 삼성과 애플이 B2B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대전(大戰)을 준비하는 것이다. B2B 시장은 성장성이 높은 데다 거래처를 한번 뚫기만 하면 꾸준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애플, B2B 키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B2B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기업 전용 태블릿PC '갤럭시탭 액티브'는 기업 고객들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제품이다. 잘 깨어지지 않게 강도(强度)를 높였고, 방수·방진 기능을 넣어 야외에서 손쉽게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B2B 사업 경쟁 정리 표

삼성은 스마트폰·태블릿PC는 물론이고 디지털 전광판(사이니지), 프린터 등 다양한 제품을 이용한 B2B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교사가 전자칠판에 필기한 내용이 자동으로 학생의 태블릿PC에 그대로 나타나는 식이다. 대형마트, 음식점에서는 디지털 사이니지에 수시로 그날의 특가 상품을 나타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삼성전자 조범구 글로벌B2B센터 전무는 "앞으로 5년 안에 유럽 젊은이들 40만명에게 스마트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B2B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 주력해온 애플은 작년 10% 수준이었던 B2B 매출 비중을 2016년까지 15%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스마트폰·태블릿PC 시장이 정체 상태에 도달하자 새 시장 개척에 나선 것. 애플 아이패드는 올 상반기 북미(北美) 교육용 태블릿PC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시장 진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이를 위해 B2B 시장의 강자인 IBM과 제휴해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같이 하기로 했다. IBM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이를 아이패드에 담아 기업에 판매하는 식이다. 양사는 과거 PC 시대부터 30년간 앙숙으로 지내왔던 사이여서 이번 B2B 사업을 통해 극적인 화해와 타협을 이뤄낸 셈이다. IBM은 애플의 운영체제(OS)인 iOS에 최적화된 클라우드(온라인 데이터 저장)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왜 B2B 시장인가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오피스365' 등 기업용 소프트웨어 판매를 확대하는 중이다. 기업용 스마트폰의 원조인 블랙베리 역시 보안성을 한층 강화한 신제품을 선보여 예전의 명성 회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B2B 시장으로 몰려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제일 큰 이유는 시장이 크다는 것.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글로벌 IT 산업의 B2B 시장은 올해 1조6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베이 등에서 이뤄지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의 1조5000억달러보다 많다.

성장 가능성도 크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회사 업무가 사무실에 설치된 PC 중심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회사 바깥에서도 손쉽게 이메일을 확인하고, 간단한 업무는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모바일 업무를 지원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유행이나 선호도가 휙휙 바뀌는 B2C 사업과 달리 B2B 사업은 한번 거래를 맺으면 수년간 꾸준히 이어지는 것도 장점이다. 개인이 스마트폰을 자주 바꾸는 것과 달리 기업용 업무 시스템은 한번 구축하면 쉽게 바꾸기 어렵고, 매년 유지·보수(maintenance) 수입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정태명 교수(소프트웨어)는 "삼성전자가 B2B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며 "B2B 시장은 단순히 단말기만 판매하는 것을 넘어 시스템, 플랫폼을 제대로 구축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2B·B2C

B2B는 ‘Business To Business’의 줄임말로 기업들 사이에 일어나는 거래를 뜻한다. 규모가 크고 한번 거래를 시작하면 꾸준한 수익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B2C는 ‘Business To Consumer’의 줄임말로 기업이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거래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