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미사일 탑재 가능 美 B-52 폭격기, 한반도 출동

• 전현석 기자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13~14배 위력을 가진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미국 전략폭격기 B-52가 10일 한반도에 출동했다고 한·미 군 당국이 밝혔다.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일종의 무력시위다. 한·미가 B-52 출격 사실을 공개한 것은 지난 2013년 2월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처음이다.

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군 전략 폭격기 B-52가 10일 오전 괌 앤더슨 기지를 출발해 이날 정오쯤 오산기지 상공에 도달했다. B-52 폭격기는 우리 공군 F-15K 2대와 주한미 공군 F-16 2대 등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저공비행으로 오산기지 상공을 지나갔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B-52는 이날 오산 공군기지 근처 100m 상공을 저공 비행했다. 우리 공군의 F-15K 2대와 주한 미공군의 F-16 2대가 호위 비행을 했다. 군 관계자는 “구체적인 훈련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B-52는 폭탄과 미사일 31t을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 200~3000km의 공대지(空對地) 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하다. 핵미사일 위력은 170~200kt(킬로톤·1kt은 TNT 폭약 1000t)에 달한다.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은 위력이 15kt이었다.

카터 장관은 북한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6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모든 확장억제능력을 가동해 한국을 방어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순진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도 최근 미군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 문제를 논의해 왔다.

한·미는 B-52 폭격기나 핵 잠수함 등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나 모두 비밀로 분류해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3차 핵실험 직후 2013년 3월 당시 미 국방부 애슈턴 카터 부(副)장관(현 장관)이 방한해 B-52의 훈련 사실을 미리 공개했었다. 미 국방부가 B-52의 한반도 훈련 사실을 공개한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B-52 폭격기는 2013년 3월19일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 타격을 상정한 모의 폭탄 투하 훈련을 실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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