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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몸값, "일본보다 더 많이 주고 있다"

Shawn Chase 2015. 12. 4. 16:36

일간스포츠 | 최민규 | 입력 2015.12.04 12:58

 

[일간스포츠 최민규]
넥센이 영입한 LA 에인절스 출신 로버트 코엘로
넥센 히어로즈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팀이다. 외국인 선수 계약에서도 과다지출을 꺼린다. 지난해까지 넥센에서 4시즌 58승을 기록했던 앤디 밴 헤켄은 2012년 25만 달러에 영입했던 투수다.

넥센은 3일 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코엘로를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55만 달러. 상징적인 금액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첫 해 몸값이 50만 달러를 넘은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김치현 넥센 국제전략 팀장은 “트리플A 선발 투수 나이가 어려졌다. 한국에서 뛸 만한 선발 투수 풀이 좁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외국인 선수 몸값이 너무 비싸졌다. 어느 정도 수준을 맞춰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KIA가 영입한 엑토르 노에시의 계약 조건은 170만 달러, 한화 에스밀 로저스는 190만 달러다. 두 선수 모두 옵션을 포함한 총액은 발표액 이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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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에서 마이너리거는 박봉 직업이다. 국내 구단은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는 포함되지만 25인 로스터에는 들기 어려운 선수를 영입 대상으로 삼는다. 처음으로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마이너리그 선수 연봉은 2014년 기준 4만750달러였다. 40인 로스터에 2년째 포함됐다면 8만1750달러가 된다. ‘외국 리그에서 뛴다’는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연봉 수준은 너무 높다.

대만 프로야구의 경우 외국인 선수 연봉은 6만~15만 달러 수준이다. 대만 야구 전문가 김윤석씨는 “매니 라미레스, 프레디 가르시아 등 티켓 파워가 있는 메이저리그 수퍼스타의 몸값도 50만 달러 수준이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를 거친 브래드 토마스가 2012년 슝디 엘리펀츠에서 받은 연봉은 18만 달러였다”며 국내 구단들의 ‘낭비’를 지적했다.

일본 프로야구는 어떨까. 올해 외국인 선수 중 최고 연봉은 맷 머튼(한신)의 4억5600만엔(이하 추정액)이다. 그 뒤를 이대호(소프트뱅크·4억엔), 율리에스키 구리엘(요코하마·3억5000만엔),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3억엔), 오승환(한신·3억엔) 등이 잇는다. 기량이 검증된 선수의 몸값은 KBO리그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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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새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
하지만 트리플A에서 빼어난 성적을 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뛸 정도는 아닌 4A급 선수의 첫 해 연봉은 40만~100만 달러 수준이다. 몇 시즌 메이저리그 주전 경력이 있다면 100만~300만 달러,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전 경력이 있어야 300만 달러다. 한 구단 외국인 선수 담당자는 “4A급 선수의 경우 이제 국내 구단이 일본 구단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봉 뿐 아니라 원 소속 구단에 지불하는 이적료도 50만 달러 선을 넘어섰다.

선수 몸값은 리그 시장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비슷한 기량이라 하더라도 더 큰 시장에서 뛰는 선수가 더 많은 몸값을 받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KBO리그 외국인 선수 몸값은 대만의 서너 배에 이르며, 일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국내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에게 지불한 금액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