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코로나 2년간 약 40만개 생긴 업종

Shawn Chase 2022. 3. 7. 15:25

조성호 기자

입력 2022.03.07 04:28

경력 10년 차 폴댄스 강사 허원지씨(28)는 작년 폴댄스용 의상을 파는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그는 “신제품을 출시하면 하루 주문 건수가 100건 이상 들어온다”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문이 활성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자영업자도 동시에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식당 등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보다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는 쪽이 부담도 적고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소자본·1인창업이 가능하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자영업자들 너도 나도 온라인 쇼핑몰 창업…시작은 쉽지만 수익은 어려워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창업 플랫폼 카페24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부터 작년까지 신규 생성된 온라인 쇼핑몰은 28만8762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2개년(2018~2019년) 새로 만들어진 온라인 쇼핑몰이 21만2595개인 것과 비교하면 신규 창업자 수가 35.8% 늘어난 것이다.

연도별 신생 쇼핑몰 수

이 수치는 카페24가 제공하는 도구를 이용해 만들어진 온라인 쇼핑몰만을 집계한 것이다. 카페24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 창업 플랫폼 시장 점유율 63%를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긴 전체 온라인 쇼핑몰은 40만개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자의 증가는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증가와 맞물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92조8946억원으로 전년보다 21.0%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 153조2640억원과 비교하면 42.6%나 커졌다. 카페24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며 증가 폭이 둔화되는 단계였는데 코로나19 이후 다시 급성장하는 모양새”라며 “자영업자들 역시 다시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낮은 진입장벽은 온라인 쇼핑몰 창업 증가의 또 다른 원인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쇼핑몰 홈페이지 구축을 무료에 가깝게 도와주고 국내 택배사들이 모두 익일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누구든 팔 아이템만 고르면 창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수 한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화장품·의류 등을 생산해주는 전문 제조 업체들이 많은 데다 풀필먼트(fulfillment·통합 물류)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갖춰져 있어 온라인 쇼핑몰을 차리기엔 더 없이 용이한 구조”라고 말했다.

◇준비 없이 뛰어들면 재고만 떠안아… “창업 1년 뒤 생존 절반도 못미쳐”

낮은 진입 장벽은 곧 치열한 경쟁을 뜻한다. 충분한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권혁중 경복대 e비즈니스 빅데이터학과 교수는 “온라인 쇼핑몰은 창업 1년 후 생존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며 “충분한 준비 없이 창업할 경우 망하기 십상”이라고 조언했다.

김민경(36)씨는 코로나 직전 육아휴직을 하다 복직하지 않고 받은 퇴직금 3000만원으로 의류 쇼핑몰을 차렸지만, 지금은 1500만원 치 재고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초반엔 지인들이 사주고 SNS 홍보도 열심히 해서 괜찮았지만 주문한 제품 택배 포장해 보내느라 소비자 응대 등 고객 관리가 안 되면서 주문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창업자들에겐 마케팅 비용도 미처 생각 못 한 큰 부담이다. 초창기 온라인 쇼핑몰 광고를 위해 포털 사이트나 블로그 등에 유료 광고를 게시하지만 이 비용이 매출보다 큰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등 포털에서 파워링크란 이름으로 진행하는 광고는 특정 검색어를 통해 홈페이지에 유입되는 ‘클릭’당 광고비를 10만원씩 받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꽃을 팔다가 광고비를 감당할 수 없어 사업을 접은 한 자영업자는 “포털 광고는 제품이 팔렸을 때 광고비가 나가는 것이 아니라 클릭만으로도 비용이 발생한다”며 “이런 데 대한 고민 없이 광고를 했다가 배보다 배꼽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