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아버지 면담한 신동빈, 첫 일정은 롯데월드타워 방문

Shawn Chase 2015. 8. 4. 00:08

아버지 면담한 신동빈, 첫 일정은 롯데월드타워 방문


 

입력 : 2015.08.03 19:33 | 수정 : 2015.08.03 22:17

롯데그룹 제공
3일 오후 입국해 이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만난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면담 직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장에서 공사 현황을 보고받은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롯데가 사명감을 가지고 짓는 곳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하고 있는 숙원사업으로, 신 회장도 특별히 신경쓰고 있는 현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입국 후 롯데월드타워를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그룹 정상화의 첫 단추를 여기서부터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앞서 신 회장은 이날 일본에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도 “우리 그룹을 빨리 정상화하고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을 방문한 뒤 롯데월드타워 내에 있는 면세점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메르스 극복 메시지를 전달하며 “롯데가 앞장 서서 중국 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들여 경제 활성화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신선호 "신격호, 무서운 얼굴로 신동빈에게 나가라"



 

입력 : 2015.08.03 20:36 | 수정 : 2015.08.03 21:42

신선호 산사스 사장/뉴시스 제공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문전박대’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선호 산사스 사장은 3일 오후 롯데호텔에서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방에) 들어가기만 했다”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신선호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면서 “다른 대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 방에 함께 있다가 나온 뒤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이 보고받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것을 봤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신선호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좋은 분위기 속에 만났다는 롯데그룹 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롯데그룹은 이날 “신동빈 회장이 이날 귀국 직후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찾아 약 5분간 인사를 나눴고, “다녀왔습니다”라는 신동빈 회장의 인사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어허, 그러냐”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또한 롯데그룹은 “당시 서로 웃고 있어서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그 자리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등 3인만 있었고 신선호 사장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웃음을 보였다는 롯데그룹의 언급에 대해 신선호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보통 화가 나있는게 아닌데”라고 반박했다.



 

"잘 다녀왔습니다"란 신동빈 회장 말에 신격호 회장과 신동주 부회장은…


 

입력 : 2015.08.03 16:03 | 수정 : 2015.08.03 20:13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조선일보DB

경영권 승계 문제를 놓고 분란을 겪고 있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3일 전격 회동했다. 이날 오후 2시28분쯤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귀국한 신동빈 회장은 짧은 입장 표명 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이동해 호텔 34층으로 올라갔다. 신격호 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가 있는 곳이다. 3부자는 배석 없이 10여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경영권에 대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보고하자, 신격호 회장은 “어허…”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짧게 인사만 했고, 서로 웃으면서 화해 분위기였다”고 했다.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일본 출장 결과를 간략히 보고하고 건강 등 안부를 물었다는 것이다.

그룹 경영권 문제와 관련해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아버지와 형(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을 만나겠다”고 했다. 신동빈 회장은 회동 이후 지하 주차장을 통해 호텔을 빠져나갔다. 서울 잠실에 있는 제2롯데월드로 이동해 현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총괄회장의 건강 문제도 있는 데다, 만난 시간도 10분 정도에 불과해, 경영권 분쟁의 해결책을 찾는 심각하고 복잡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개 숙인 신동빈, "롯데, 日기업 아니냐" 지적에…


입력 : 2015.08.03 15:15 | 수정 : 2015.08.03 17:56

3일 김포공항 입국장을 나와 취재진 앞에 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허리부터 90도로 숙였다. 약 5초간 숙였다. 지난 27일 롯데그룹 ‘형제의 난’ 사태가 벌어져 일본으로 간 지 약 일주일 만이다. 롯데 사태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했다. 그는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하지만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부분에 대해선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그룹을 정상화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했다.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신 회장은 또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공개한 서류에 대해 “법적인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31일 ‘신 회장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문건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인한 서류 등을 공개했다. 결국 신 회장은 경영권을 계속 행사하면서 주주총회서 결판을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태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형인 신동주 회장은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했었다.

신 회장은 인터뷰 내용을 미리 준비한 듯했다. 발음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 보였다. 일본식 억양이 묻어나왔지만, 비교적 또박또박 한국어로 얘기했다.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어 인터뷰 때문에 비난 받은 것을 의식한 듯했다. 그는 롯데가 어느 나라 기업이냐는 질문이 나오자마자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에 들어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시스 제공

“롯데는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발생하는 한국기업”이라고 했다. 이날 그가 한 모든 말 가운데 이 부분이 가장 발음이 명확했다.

그는 가족들과 협의 가능성에 대해선 문을 닫지 않았다. “가까운 시일내에 아버지와 형을 만나겠다”고 했다. 그는 “어머니(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통화를 했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아버지(신 총괄회장)와 형(신 전 부회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과의 마지막 만난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지난달 8일이나 9일쯤”이라고 했다.

신 회장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다시 한번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도중 일어날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카메라 플래시 소리가 이어지자 고개를 더 깊게 숙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김포공항에는 취재진 수백여명과 경호원들이 신 회장을 둘러싸 큰 혼잡을 빚었다. 신 회장은 한 취재진이 들고있던 마이크에 머리를 맞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7일 ‘형제의 난’ 사태가 벌어진 이후 최근까지 일본에 머물러왔다. 오는 10일 전후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세력을 챙긴 것이다.

신 회장은 귀국 후 신 총괄회장이 머무르는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찾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롯데 계열사와 협력업체 대표 등을 만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산적한 계열사 업무를 챙길 예정이다. 아버지와 관계 회복이 쉽지는 않지만 격렬한 싸움을 앞두고 명분을 쌓기 위해서라도 아버지를 찾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신 총괄회장, 신 전 부회장과의 ‘3자 대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오전 일본으로 출국하려던 일정을 잠정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입국을 의식하고 신 전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씨만 홀로 먼저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은 애초 이날 출국해 일본에서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광윤사와 우리사주(종업원 지주회) 등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을 만나 임시 주총을 준비할 것이란 이야기가 돌았다.



 

혼자 日로 돌아온 신동주 전 부회장 부인 조은주씨



 

입력 : 2015.08.03 16:35 | 수정 : 2015.08.03 19:18

3일 오후 2시55분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씨가 도쿄 하네다공항 입국장에 도착했다.

조씨는 선글라스 없이 입국장에 들어서다 취재진을 보고 황급히 선글라스를 썼다. 마중나온 사람은 없었다. 조씨는 지친 얼굴로 회색 트렁크와 고급 핸드백을 카트에 실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택시 정류장까지 이동해 도쿄 시내로 이동했다.

취재진이 “남편은 왜 함께 들어오지 않았나” “(한·일 롯데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광윤사 지분과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충분히 확보했는가” “한·일 롯데그룹 분리 등 신동빈 회장과 타협책이 있는가” 물었지만 조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혼자서 택시를 잡아본 일이 드문지, 택시 타는 순서를 몰라 택시 정류장 맨 뒤까지 갔다가 다시 맨 앞으로 나와 택시를 잡았다. 목적지를 묻는 택시 기사에게 얼른 대답하지 못하다가 기사가 “도쿄로 갈까요?” 하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짐을 실어달라고 손짓했다.



 

신동주 부회장 일본행 포기…동생과 물밑 협상?



 

입력 : 2015.08.03 22:19 | 수정 : 2015.08.03 22:36

TV조선 방송 화면 캡처
당초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는 3일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던 신동주 전 부회장이 출국을 취소했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측근들과 함께 신동빈 회장 입국 이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귀국한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면담 직후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찾는 등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형제간의 싸움’에, 형과 동생이 차선의 타협을 이루지 않을까 하는 희망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기사와 관련된 TV조선 영상 보기.

다음은 TV조선 보도 원문.

[앵커멘트]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는 오늘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부인만 일본으로 가고,, 신 전 부회장은 출국을 취소하고 서울에 남았습니다.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의 협상을 위한 것인지, 윤창기 기잡니다.

[리포트]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씨가 김포공항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출국장을 빠져 나갑니다.

[현장음]
"신동주 어디있어요?" "신동주 전 부회장 언제 출국하시나요?"

당초 신 전 부회장은 오늘 일본으로 돌아가 우호지분 확보작업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행을 미룬신 전 부회장은 집을 비운 채 한국에 남아 측근들과 함께 신동빈 회장 입국 이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신 전 부회장의 측근은 친인척들입니다.

핵심 친족 3인방은 신선호 사장과 신영자 이사장, 신동인 구단주 직무대행 등3명입니다.

모두 현경영 일선에서 밀려난 인물들로 재기를 노린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신 회장 주변엔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 등 전문 경영인이자, 그룹 핵심 멤버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빼앗느냐, 지키느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지만, 양측 모두 막장 드라마를 연상 시키는 상황에 여론이 최악으로 흘러가는 것을 두고 볼 수 만은 없습니다.

그래서 형과 동생이 차선의 타협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섞인 관측도 나옵니다.

TV조선 윤창기입니다.



 

日언론 "롯데 형제, 한일 분할체제 사실상 붕괴"



 

입력 : 2015.08.03 22:22 | 수정 : 2015.08.03 22:37

TV조선 방송 화면 캡처
일본 언론들도 ‘롯데판 왕자의 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먼저 한국과 일본 두 나라로 나눠서 롯데그룹의 후계자 승계 구도를 짠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 롯데에서 나오는데도 정작 대주주는 일본 롯데라는 점도 이번 사태의 발단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신격호 총괄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차남 신동빈 회장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도 두 아들 진영간 진흙탕 폭로전의 파문을 키우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이 기사와 관련된 TV조선 영상 보기.

다음은 TV조선 보도 원문.

[앵커멘트]
일본 언론도 롯데 집안의 경영권 싸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을 한국과 일본 두 나라로 나눠서 후계자 승계 구도를 짠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원석 기잡니다.

[리포트]
'한일 분할의 후계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일본 경제전문지 동양경제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가 두 형제가 한국과 일본을 양분해서 경영을 해오던 체제가 사실상 붕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글로벌 사업구조를 가진 그룹에서 한일로 나눠 후계구도를 짠 것 자체가 문제였다며, 결국 경영권 문제가 본격화 되면서 경계가 허물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2013년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여 동생과의 지분격차를 줄이며 양쪽 균형을 깨뜨리기 시작한 것이 발단이었다며, 일종의 '배신행위'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 롯데에서 나오는데도, 일본 롯데가 대주주라는 점도 이번 사태의 암초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신격호 회장의 변심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차남 신동빈 회장이 제2롯데월드 사업 완수로 인정을 받았는데도, 갑자기 장남을 필두로 내세운 것이 '수수께끼'와도 같다는 평갑니다.

산케이신문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차남 신동빈 회장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냄으로써 두 아들 진영간 진흙탕 폭로전의 파문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V조선 정원석입니다.



 

[롯데 왕자의 난] "누가 이기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보다 더한 비극"

  • 김참 기자
  •  

     

    입력 : 2015.08.03 11:56 | 수정 : 2015.08.03 14:36 이번 롯데가(家) 왕자의 난은 승자가 누가 됐든 비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좋아한 것으로 알려진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 슬픔’이 비극으로 끝난 것처럼 말이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라는 회사명을 소설 속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왔을 정도로 ‘젊은 베르테르 슬픔’을 사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의 이미지는 이미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비록 경영권을 차지하더라도 저질 폭로전과 진흙탕 싸움에 대한 대가를 치룰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계는 이번 분쟁으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아버지는 물론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다른 형제들까지 지원 사격에 나선 상태여서 가족간 분열은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10시쯤 빨간색 담요를 무릎에 덮고 휠체어에 탄 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조선일보DB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10시쯤 빨간색 담요를 무릎에 덮고 휠체어에 탄 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조선일보DB


    한국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비난에 대한 대응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분쟁 초기 한국 롯데도 원색적인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지만 부모형도 몰라본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비난 수위를 낮췄다. 신동빈 회장이 현재 일본에 있는 점도 원색적인 대응을 자제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로 풀이된다. 최고 명령권자인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상황을 정리하고 공식 입장을 발표할 때까지는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 잃을 것 없는 신동주, 이제는 이판사판

    신동주 전 부회장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듯 최근 연일 폭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2일 국내 방송과 인터뷰에서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보통이라면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든다. 아키오(신동빈)에게 배상을 받아라. 교도소에 넣어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버지가 7월 초 동생인 신동빈 회장에게 매우 심하게 화를 냈고 때리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환갑에 가까운 아들이자 한 기업을 책임지는 최고 경영자로서의 체통과 명예가 있지만 아직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한테 매를 맞을 정도로 어리고 미숙하다고 간접적으로 비난한 셈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의 입장이 밝힌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뿐 아니라 롯데 회장으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2일 재미교포 출신인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인터뷰를 가졌다. /KBS 캡처
    2일 재미교포 출신인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인터뷰를 가졌다. /KBS 캡처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폭로전은 역풍을 맞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보다 앞선 7월31일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의 일본어 대화 녹취록에서 공개했다. 이 대화에서 신동빈 회장은 일본 이름인 ‘아키오(昭夫)’로 불렸고,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오또상(おとうさん)’이라고 불렀다. 이를 지켜본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롯데는 한국기업이 아니라 일본인이 운영하는 일본기업이라는 강렬한 비난을 샀다.

    신 전 부회장은 뒤늦게 진흙땅 싸움과 최근 일본어 인터뷰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서툰 한국어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도 말했지만 부정적인 여론은 바뀌지 않는 분위기다.

    롯데 한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에 계속해서 폭로전과 자극적인 언어를 언론에 흘리는 것 자체가 초조하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어차피 잃을 것이 없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말하는 신동빈, 공항 입장 발표하면 여론 뒤집힐 것

    한국 롯데는 대응의 수위를 조절하며 신동빈 회장이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고령으로 판단이 흐려진 신격호 총괄회장을 이용하는 불순한 세력’이라고 규정했지만 신동빈 전 부회장의 계속되는 언론플레이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이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아버지를 동시에 공격할 경우 신격호 총괄회장의 권위까지 손상시키게 되고, 결국 회사를 차지하기 위해 아버지까지 비난한 ‘불효자’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와 관련해 롯데그룹은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대응 기조는 신동빈 회장의 귀국이 임박한 어제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선일보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선일보DB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와의 일본어 대화와 일본어 지시서가 역풍을 맞고 있는 만큼, 신동빈 회장이 귀국할 때 한국어로 사과의 뜻을 밝혀, 여론의 방향을 바꾼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여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안정을 해치는 전례없는 동영상을 만들어 유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 롯데 사실상 일본기업, 그룹 이미지 직격탄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다수 국민들은 “롯데가 사실상 일본기업이었다”며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이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국민들 사이에 롯데그룹의 정체성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간 감춰져왔던 한국과 일본에 걸친 복잡한 가계도와 지분구조가 재조명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롯데가 사실상 일본그룹, 친일기업이 아니냐는 식의 분노가 여과없이 노출되는 것이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롯데 계열사 한 관계자는 “그간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노력을 했으나, 신동빈 회장의 일본 이름(아키오)까지 공개되면서, 노력이 한방에 날아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너가 회사의 얼굴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한국 기업 문화의 특징 탓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도 유통기업의 특성상 일본기업으로 낙인이 찍히면 대일관계 악화 등 외부요인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 왕자의 난이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경영권 분쟁 이야기만 나오면 계속해서 회자된다”며 “일본기업 낙인은 한국에서 사업하는 기업에게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오너일가로 인한 롯데의 기업이미지 하락은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이번 분쟁은 누가 이기더라도 롯데그룹에게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출혈이 크고,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처럼 비극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父子간 만남 놓고 엇갈린 주장...신동빈 "웃으며 화해"對신선호"나가라고 소리쳐"

  •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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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8.03 20:17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두 부자(父子)간 만남을 놓고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두 부자가 서로 웃으면서 인사를 나눴다는 입장이지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측 인사로 분류되는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은 3일 취재진과 회동 직후 갖은 공식 브리핑에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5분 정도 만났다”며 “신동빈 회장이 먼저 ‘출장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드렸고, 이후 서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롯데 父子간 만남 놓고 엇갈린 주장...신동빈 "웃으며 화해"對신선호"나가라고 소리쳐"


    롯데그룹의 의견을 종합하면 신동빈 회장은 아버님께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에 "어디 갔다 왔냐" 고 물었고, 신동빈 회장이 "금일 도쿄에서 돌아왔습니다"고 대답했다.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은 "어허, 그러냐"고 말했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이 다시 한 번 "걱정을 끼쳐드려 매우 죄송합니다"고 말하며 두 부자는 대화를 마쳤다.

    롯데그룹은 이번 만남으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둘째 아들 신동빈 회장이 화해를 했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석했지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편으로 알려진 신선호 사장의 설명은 정 반대다. 신선호 사장은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만남 이후 롯데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바로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몹시 격노해 있는 상태로 웃으며 인사하는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신건호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찾아오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집무실로 들어왔고, 신격호 총괄회장은 몹시 화가 난 얼굴로 ‘나가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안에 자신과 롯데 쪽 인사 2명이 함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는 만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호 사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집무실 바로 옆방에 있었지만, 신동빈 회장은 형(신동주 전 부회장)을 만나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밝힌 3자 회동이 있었다는 내용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롯데그룹은 신선호 사장의 발언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5분간의 면담과 인사가 있었고 그 자리에 분명히 신동주 전 부회장도 함께 있었다"고 반박했다.

     

    [롯데 왕자의 난] 아버지 만난 신동빈, 아무일 없다는 듯 일정 소화

  • 김참 기자

     

    입력 : 2015.08.03 19:09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 직후 대국민사과를 한 뒤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과 다를 바가 없이 행동하고 있다.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회사의 핵심 사업을 챙기며 흔들림없이 CEO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회사를 챙기는 것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귀국 이후 곧바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을 찾았다. 아버지에게 출장 보고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부자 간의 대화는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약 5분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빈 회장은 평소에도 아버지에게 이 정도 수준으로 보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만난 뒤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를 방문했다. /유진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와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만난 뒤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를 방문했다. /유진우 기자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대화는 “신 회장이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신 총괄회장에게 말하자, 신 총괄회장이 ‘어허’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후 신동빈 회장은 곧바로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으로 직행했다. 신동빈 회장은 올 들어 매주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찾아 안전점검을 한다. 이 역시도 평소 해오던 일정이다.

    재계에는 신 회장의 이 같은 자연스러운 행동은 롯데그룹 경영권 사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귀국 직후 대국민사과와 함께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면 즉시 경영인으로서의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일정을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은 전날 신동빈 회장이 귀국하면 계열사의 산적한 업무를 챙기고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을 찾아 인사와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 여러가지 설명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부자 간 형제 간 물밑 대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과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 양측 모두 이번 분쟁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게 흘러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형제 간 극적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날 예정됐던 일본행을 전격 취소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의 눈을 피해 형제간 만남을 갖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무일 없듯 경영 활동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밑에서 현재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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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못물러나"…日롯데홀딩스 주총서 판가름

  • 김참 기자
  • 입력 : 2015.08.03 15:49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지시서와 육성 동영상이 공개하면서 궁지에 몰렸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버지의 해임 지시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했으며, 경영권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3일 김포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신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국민 사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에 있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3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유진우 기자
    3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신동빈 회장이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유진우 기자
  • 사실상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양측이 모두 강공으로 나선 만큼 이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구조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표 대결이 이뤄지면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신 회장도 롯데홀딩스의 정확한 지분 구조에 대해 밝혀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여기서 할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또 두 형제의 어머니이자 롯데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인 광윤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시게미쓰 하쓰코씨와 일본에서 만났느냐는 질문에도 “전화로 통화했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재계에서는 양측 모두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게 흘러가는 것에 부담을 느껴 극적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번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저질 폭로전과 감정싸움, 일본기업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누가 이기든 대가를 치룰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출국을 취소한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출국하지 않음에 따라 신동빈 회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으로 넘어가 광윤사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전날 국내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동생을 용서할 생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한국어로 “네 그렇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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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왕자의 난] 여유 사라진 신동빈 "롯데는 韓기업...아버지·형 곧 만날 것"(종합)

  • 유진우 기자
    • 이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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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8.03 15:23 | 수정 : 2015.08.03 15:27 “롯데는 한국 기업이다. 매출 95%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2시 35분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발(發) 대한항공(KE2708편)을 타고 김포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을 떠난 지 9일만에 귀국이다.

    그는 포토라인에 서자마자 허리부터 굽혔다. 200명 기자들의 카메라와 일부 공항에 나온 군중 앞에서 정중하게 사죄의 인사부터 올렸다. 1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직위해제 시키고 입국했을 당시 보여줬던 특유의 여유는 보이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은 내내 경직된 문어체를 사용했다.

    신동빈 회장은 어두운 회색빛 정장을 입고 어눌하지만 알아들을 수 있을만한 한국어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유진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이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유진우 기자


    신동빈 회장은 이 자리에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일본 기업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롯데는 한국기업이 맞다”며 “매출의 95%가 한국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1일 공개한 해임지시서에 대해선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해임지시서는 효력이 없다”며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정상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롯데그룹 경영권을 놓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 다투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해임지시서를 공개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를 제외한 다른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가족 관계와 일본롯데홀딩스 우호 지분관계를 묻는 민감한 질문에는 대체로 “그 질문은 이 자리에서 말할 것은 아닌 것 같고...”라며 말을 줄였다

    아버지 신격호 회장에 대한 질문이나,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신격호 회장과는 “7월8~9일쯤 한번 봤다”고 언급한 게 전부였다. 신동빈 회장은 기자들과 3분 정도 대화를 이어가다 “형과 아버지와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날 것”이라며 재차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자리를 떠났다.

    신동빈 회장은 기자의 질문에 짧은 대답으로 일관하다 그룹 임직원의 수행을 받으며 검은색 벤츠 S600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 나갔다.

     

     

     

    신동빈 롯데 회장 “아버지 명의 해임지시서, 법적 효력 없다”

  • 유진우 기자

     

    입력 : 2015.08.03 15:2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시한 해임지시서는) 법적인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아버지·형과)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유진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유진우 기자


    친형 신동주 전 부회장,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김포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직후 대기하던 취재진과 만나 “이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외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빨리 정상화되도록 발전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날 오후 2시28분쯤 서울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귀국했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여기서 할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답을 피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 가능한 상태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신 총괄회장과는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지난달 8일이나 9일쯤에 마지막으로 만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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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회장 “국가경제 발전 위해 혼신의 노력하겠다”

  • 박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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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8.03 15:04

    친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김포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온 직후 대기하던 취재진과 만나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며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28분 대한항공 KE2708편을 타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4년前 자신이 승진시켜놓고 "次男 임명한적 없다" 말한 신격호

  • 채성진 기자

     

    입력 : 2015.08.03 03:04

    [롯데 후계 분쟁] 신격호 총괄회장 동영상 발언

    日롯데홀딩스를 '한국롯데홀딩스'로 잘못 말하기도
    기본적 사실 기억못해… 일부선 '판단력 있나' 의심

    신동주는 "성난 아버지가 동생 때리기까지" 또 폭로
    여론 의식한듯 "국민께 죄송합니다" 서툰 한국말도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93)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직설적으로 비난하며 신 회장의 경영권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신 총괄회장은 2일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 한국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육성(肉聲)으로 밝혔다. 이 동영상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說)을 일축하려는 의도로 촬영해 공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발언 가운데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내용도 있었고, 미리 주어진 원고를 어렵사리 읽는 모습이라 현재 정상적인 판단력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불확실해 보였다.

    원고에서 눈 떼지 못한 신격호

    동영상에 나온 신 총괄회장은 의자에 앉은 채 미리 작성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동영상은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최근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유감의 뜻을 전하며 시작했다. 그는 창백한 얼굴에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고,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말을 자주 멈췄다. 발음이 불명확한 부분도 많았다. 원고에서 한 번도 눈을 떼지 못했다.

    사실 관계가 틀린 부분도 있었다. "한국 롯데 회장에 임명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신 총괄회장은 2011년 신동빈 당시 부회장을 회장으로 직접 승진시켰다. 또 발언에 나온 '한국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잘못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 잘못 적혔는지, 신 총괄회장이 착각해 잘못 읽은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가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長男의 연이은 폭로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날도 KBS·SBS 인터뷰를 통해 추가 폭로전을 벌였다. 지난달 30일자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같은 날 방송된 KBS 인터뷰에 이어 세 번째다.

    신동주(왼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일 방송사와 인터뷰를 갖고“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리해 아버지를 복귀시키고, 자신도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엔 아내 데리고… 또 방송 인터뷰 나온 신동주 - 신동주(왼쪽)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일 방송사와 인터뷰를 갖고“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리해 아버지를 복귀시키고, 자신도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9일 인터뷰 땐 혼자 등장했던 신 전 부회장은 이날엔 재미교포 출신인 부인 조은주씨와 함께 인터뷰를 가졌다. /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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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아버지가 7월 초 동생인 신동빈 회장에게 매우 심하게 화를 냈고 때리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사업에서 1조원 넘는 손실을 냈는데도 이를 숨겨 아버지가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이 아버지께 (중국 사업 손실을) 제대로 설명 못 한 것 같아서 제가 대신 설명했다"면서 "(아버지는) '보통이라면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든다. 변상을 받고 교도소에 넣어라'고 말씀하시며 화내셨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초에 동생 신동빈 회장과 한국에서 한 차례 만난 사실도 전했다. "동생은 한국과 일본 롯데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마지막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측은 "정상적인 경영자라면 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기업이야 어찌 되든 상관하지 않고 사실과 다른 자극적인 폭로로 분란과 싸움을 초래하며 그룹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인터뷰 '전략'이 시간이 지날수록 치밀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이번에도 일본어로 질문에 답했지만 인터뷰 마지막에 동석한 아내 조은주씨와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라고 서툰 한국말로 말했다. '언어를 잊어버린 한국인이 한국인이냐' 등 국민적 질타가 이어지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주총 이기면 아버지를 대표이사직에 복귀"

    신 전 부회장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다음 주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열리면 동생과의 표 대결에서 자신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총에서 승리할 경우 나를 따르다 해임된 이사진을 복귀시키고,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다시 대표이사직으로 돌려놓겠다"고 했다. 신 전 부회장은 3일 일본으로 출국해 광윤사 등을 찾는 등 임시 주주총회에 대비한 우호 지분 확보 작업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이번 주총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명예회장이 되는 것과 관련해 롯데홀딩스의 정관을 바꾸는 주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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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왕자의 난] 신동주 일본 출국 취소한 듯...동생과 극적 타협 가능성도

  • 김참 기자
  • 입력 : 2015.08.03 13:41 | 수정 : 2015.08.03 14:13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룹 경영권을 놓고 싸우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출국을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인 조은주씨가 3일 오전 11시30분쯤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김포공항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신 전 부회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은주씨는 공항에 있던 취재진들이 “신동주 부회장과 함께 출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출국을 취소함에 따라 이날 귀국하는 신동빈 회장을 만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었다.

    재계에서는 양측 모두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게 흘러가는 것에 부담을 느껴 극적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전날 국내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동생을 용서할 생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한국어로 “네 그렇습니다”라고 짧게 답변한 바 있다.
  • [NEWS&VIEW] 국민 우롱하는 '롯데 一家의 막장劇'

  • 김덕한 기자

  •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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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8.03 03:04

    [경영서 밀려난 신영자·신동인, 대표·임원들 불러내 "협조하라"]

    계열사 주식도 거의 없고 경영과 관계 없는 친족들 합세… 무책임한 低質 폭로전 계속

    -밀려난 친족의 '한풀이'
    "친인척 납품 특혜 근절" 2011년 신동빈의 선언 이후 신영자, 요직 대부분 잃어
    사장까지 지냈던 신동인, 2005년부터 야구단주 '좌천'

    -주총·이사회를 뭘로 보나
    "경영권은 법적 절차가 중요… 창업주의 권위를 이용해 갈등 부추기는 건 큰 문제"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저질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롯데그룹 회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는 정체불명 문건과 신 총괄회장의 육성 녹음이 진위 확인도 되지 않은 채 지난 31일 공개된 데 이어, 2일에는 신 총괄회장의 동영상까지 보도됐다. 신 총괄회장은 이 동영상에서 "차남(신동빈 롯데 회장)을 한국롯데 회장에 임명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등 사실과 다른 발언이 그대로 보도됐다. 이 동영상을 촬영해 방송사에 제공한 신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방송 인터뷰에 나와 "동생이 아버지로부터 맞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저질 폭로'와 '막장 인터뷰' 논란까지 일으켰다.

    기업 경영과 아무 관련 없는 사람들의 대(對)국민 폭로전

    롯데그룹 측은 이 같은 연이은 폭로와 동영상·문건 공개가 동주씨 진영의 치밀한 계산에 의한 전략적 행동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동주씨 진영에는 이복(異腹)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5촌 장(長)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 삼촌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회장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신 이사장이 일부 계열사의 지분을 조금씩 갖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계열사 지분도 거의 없다.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의 한국 롯데그룹 등기임원 현황

    재계에서는 그룹 경영과 거리가 먼 이들 친족 세력이 고령(高齡)의 신 총괄회장을 등에 업고 장외(場外) 폭로전을 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매출액 83조원, 국내외 임직원 23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한국 재계 5위 기업을 흔들어서 과연 누구에게 이익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국민들도 막가파식 폭로전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가족 간에 경영권 분쟁이 있다면 주주총회나 법적 소송 등을 통해 해결하면 되는 일"이라면서 "국민을 상대로 이처럼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는 사람들이 추악한 폭로전을 하는 게 누구에게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남 측 7월 초부터 '체제 전복' 준비

    이 와중에 동주씨 진영의 친족들이 이달 초부터 동주씨를 앞세워 현 신동빈 회장 체제 전복을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롯데그룹 고위 임원은 2일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지난달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으로 일부 주요 계열사 현직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그룹 전·현직 대표, 예전 정책본부 임원 등을 불러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해임했고 곧 신동주 체제가 들어서 새롭게 일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니 협조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7월 15일은 신 총괄회장이 동빈씨와 동빈씨 진영의 이인원 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등 3명에 대한 해임 지시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신 이사장과 신 구단주 대행은 이보다 이틀 앞선 13일부터 롯데호텔 34층 신 총괄회장의 거처 겸 집무실을 경호원을 동원해 통제하고 동빈씨와 이인원·황각규씨의 접근을 막았다.

    이들은 체계적인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7월 15일 전·현직 대표들을 불러 회유한 후, 27일 도쿄 일본롯데홀딩스 본사에서 동빈씨와 동빈씨 측 이사진을 해임시키려는 '거사(擧事)'를 위해 전세기를 예약했다. 롯데그룹의 내부 소식통은 "전세기를 동원하기 위해서는 공항 예약 등 복잡한 일이 많아 최소한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들은 거사 날짜를 잡은 후 곧바로 총괄회장을 태워 갈 준비를 했다"면서 "예전 정책본부 출신 임원들을 중심으로 거사 성공 후 구성될 집행부(섀도캐비닛)까지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주씨가 지난 31일 한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누나 신영자 이사장에 대해 '중립'이라고 말한 것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 역시 이튿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은 중립이라고 말했다. 이 두 사람이 나란히 '중립'이라는 입장을 공개토록 한 것 역시 '법적 권한이 없는 사람들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에 나온 '전략'이라는 것이다. 롯데그룹 고위 임원은 2일 "7월 27일 거사를 주도한 사람이 신영자·신동인 두 사람인데 이들이 이제 와서 발을 빼는 것처럼 플레이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소외에 대한 불만 폭발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빈 회장은 사실 예전부터도 막후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2006년 롯데쇼핑을 상장할 당시 상장을 주도한 신 회장은 '사내이사 수가 많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신 이사장을 등기이사에서 제외시켰다. 2011년에는 그룹 내 친·인척들의 납품 특혜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후, 이를 밀어붙여 신 이사장이 자녀들과 함께 운영해오던 인쇄·의류·식품 사업 등의 납품권 수십개를 잃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이사장은 2012년 초 롯데쇼핑 사장,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사장에서도 물러나 실질적인 경영권을 모두 잃었다. 신 이사장은 2008년 신 총괄회장 설득에 성공해 롯데쇼핑 사내이사에 복귀하기도 했지만 신 회장과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 총괄회장의 5촌 장조카로 그룹 기획조정실 사장을 지낸 신동인 구단주 대행 역시 신 회장이 그룹 실권을 잡은 2000년대 중반부터 야구단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2005년부터 구단주 대행으로 사장 대우는 받고 있지만 기조실 사장으로 그룹을 키웠는데 밀려났다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주 씨도 한국롯데에선 세 대결에서 동생에게 계속 밀리고 있다. 신동인·신영자씨가 각각 2005년, 2012년에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대부분의 계열사 CEO들도 동빈씨 사람으로 바뀌었다. 신 회장은 올 초 호텔롯데·부산롯데호텔 등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에 잇따라 올랐지만 신 전 부회장은 롯데건설·롯데알미늄·롯데리아 사내이사에서 오히려 물러났다. 한국롯데의 무게추가 신동빈 회장으로 크게 기운 것이다.

    본지는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의 반론을 듣기 위해 밤늦게까지 연락을 계속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동주, 일본어 인터뷰 논란

  • 정성진 기자
  •  

     

    입력 : 2015.08.01 03:03

    [롯데 '형제의 亂']

    "국적은 한국인이지만 정신은 日本人인가" 비난 쏟아져
    日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말 서툴러… 母親은 한국말 답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1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화물 승강기에 타고 있다.
    화물 승강기 탄 신동주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31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화물 승강기에 타고 있다. 이날은 신 전 부회장 할아버지의 제삿날이어서 이를 계기로 롯데그룹 오너 일가 가족회의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지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일본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31일 공개된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의 대화 녹취록에서 일본어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에서 신동빈 회장은 일본 이름인 '아키오(昭夫)'로 불렸고,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오또상(おとうさん)'이라고 지칭했다.

    신 전 부회장의 한국어가 서투른 탓이다. 울산에서 태어나 성인이 될 때까지 국내에서 지낸 신격호 총괄회장은 우리말에 문제가 없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환갑을 넘긴 지금까지 일본에서 살아온 신 전 부회장은 국내 방송사 인터뷰에서도 일본어를 쓸 정도로 우리말 실력이 짧다. 한국어를 알아듣기는 하지만, 말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 30일 KBS 인터뷰에서 일본어를 사용한 데 대해 인터넷에선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언어를 잊어버린 한국인이 한국인이냐' '국적은 한국인이지만 정신은 일본인'이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KBS 인터뷰를 하면서 일본어로 답했고 화면 아래쪽에는 한국어로 자막이 나왔다.

    반면, 같은 날 입국한 신 총괄회장의 일본인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씨는 한국말을 썼다. 롯데호텔 주차장에서 방한한 이유에 대해 묻는 TV조선 기자의 질문에 "제사가 있어요"라고 한국말로 답했다. 한마디였지만 발음이 비교적 정확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인 시게미쓰 마나미(重光眞奈美)씨와 결혼했지만, 1990년부터 한국에서 일해 한국어가 능통하다.

     

     

    2011년 신격호 "동빈 벌써 오십 넘었나"며 회장승진 승낙

  •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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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8.03 03:04

    [롯데 후계 분쟁]

    당시 "명예회장은 안된다"며 자신 직함은 '총괄회장'으로

    "가가(그 아이가) 벌써 오십이 넘었나?"

    2011년 초 롯데그룹의 한 고위 임원이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신동빈 당시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건의하자 신 총괄회장이 보인 반응이다. 이 일화는 여러 명의 롯데그룹 고위 임원들이 알고 있다. 당시 신 총괄회장에게 "부회장이 50대 중반이 됐고, 재계 5위인 롯데가 전경련 등에서 부회장 직함으로 활동하는 바람에 손해를 많이 본다"고 말하자 총괄회장은 차남(신동빈)의 회장 승진을 승낙했다. 그 후 신격호 당시 회장의 직함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가 논란이 됐는데 '명예회장'은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은 신 당시 회장의 뜻에 따라 장시간의 진통 끝에 '총괄회장'으로 정해졌다. 이것이 2011년 신동빈 회장 승진의 전말이다. 롯데그룹 고위 임원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 측이 2일 공개한 동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이 차남(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으로도 임명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후계자로 정한 적 없다'는 신 총괄회장의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은 동주, 한국은 동빈'으로 후계 구도를 정했고, 실제 이런 경영 체제가 10년 이상 계속돼 왔다.

     

     

    신동주 "아버지가 아키오(신동빈)에게 배상받고, 교도소에 넣으라고 했다"

  • 김참 기자
  •  

    입력 : 2015.08.02 20:51 | 수정 : 2015.08.03 06:57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폭로전과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2일 SBS와 인터뷰에서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보통이라면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든다. 아키오(신동빈)에게 배상을 받아라. 교도소에 넣어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생은 7월 총괄회장으로부터 꾸지람을 듣고 맞고 난 뒤부터 총괄회장 앞에는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에게 격노한 이유는 중국사업 손실 때문이다. 그는 “동생이 아버지께(중국사업 손실을) 제대로 설명 못 한 것 같아서 제가 대신 설명했다. 1조원 넘는 손실 때문에(아버지가) 동생에게 많이 화났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어 “동생과 한국에서 만나 잘 해결해보자고 말했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진다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보다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은 지금이라도 동생이 잘못을 인정하고 타협을 해온다면 가족으로서 용서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일본어 인터뷰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서툰 한국어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신 전 부회장은 31일 공개된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의 대화 녹취록에서 일본어로 대화를 나눴다. 이 대화에서 신동빈 회장은 일본 이름인 ‘아키오(昭夫)’로 불렸고,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오또상(おとうさん)’이라고 불렀다.


    長男 손 들어준 아버지… 표 대결로 아버지 넘어야하는 次男

  • 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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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8.01 03:03

    [롯데 '형제의 亂']

    롯데家 경영권 분란, '父子 충돌' 새 국면으로

    -신격호 총괄회장 측
    신동빈을 반대하는 모습의 도적으로 공개
    '신동빈 우호 지분'도 흔들려는 계산인 듯

    -신동빈 회장의 부담
    가만히 있으면 '아버지 쫓아낸 아들' 오명
    자신이 살려면 법적인 정면충돌 불가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맹렬히 비난하는 내용의 육성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한다고 사인한 문서가 공개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부자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 등이 고령인 총괄회장의 눈과 귀를 가려 생긴 일일 뿐이고 법적인 효력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유지하려면 형뿐만 아니라 아버지와도 정면충돌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 등이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신동빈 회장의 대표 해임을 시도하면서 불거진 롯데 경영권 분쟁이 4일 만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부담 갖는 신동빈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육성과 문서를 공개하면서 신동빈 회장은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가만히 있으면 '창업주인 아버지를 쫓아낸 아들'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8일 오전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기권을 하기는 했지만,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대표직을 관두게 한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맨 위에 있는 광윤사, 일본 롯데홀딩스, 호텔롯데 등의 지분 구조를 보면, 신격호 회장 개인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광윤사 지분을 10% 정도 가지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0% 이상을 갖고 있는 종업원과 관계사들을 대부분 우호 지분으로 이미 확보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 총괄회장이 대놓고 신 회장을 비난하는 모습이 공개됨에 따라 이런 우호 지분이 흔들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신동빈 측 "친족들 고령 악용…법적 효력도 없어

    한국 롯데그룹은 31일 KBS 보도가 나오자마자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고령으로 기억력이 나빠진 신 총괄회장이 경영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 차단돼 있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녹취라는 것이다. 또 이사회의 정식 결정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 효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이 평소 구두로 지시를 내리거나 도장을 찍지, 사인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반박도 내놓았다.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는 "총괄회장의 뜻이 롯데 경영 전반에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법을 어기는 의사 결정까지 인정되지는 않는다"며 "논할 가치조차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또 앞으로 이 같은 문서화된 이사 해임 지시서나 언론 플레이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마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아버지를 업고 다른 조치를 계속 내놓을 것"이라며 "그런 조치들도 효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신동빈, 일본서 지지 기반 다지기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롯데그룹 지배권의 향방을 최종 결정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에서 이기기 위한 우호 지분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은 1주일째 일본에 머물면서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신 회장은 은행 등 금융권을 챙기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기업에 대한 은행의 영향력이 살아 있고, 중요한 경영 관련 사안이 생기면 은행에 알리고 상의하는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롯데 임직원도 만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들을 우호세력으로 잡으면 신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 편을 들어도 주주총회에서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 왕자의 난] 수세에 몰린 신동빈

  • 김참 기자
    • 이메일
  •  

    입력 : 2015.08.01 06:00 경영권 승계 분쟁에서 1차전 승자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수세에 몰렸다. 일단 형에게 명분에서 밀리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라는 지시서가 공개되면서 승계구도에서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명분에서 우위에 올라선 상태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의 말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이미 3분의 2이상 확보했다고 주장해 향후 표대결로 갔을 경우에도 유리하다.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서 오지 못하는 이유도 표 대결을 감안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설득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들이 전부 반(反) 신동빈 편에 선 것도 부담스럽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진다. 신동인 구단주 대행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촌형인 신병호 전 롯데칠성고문의 장남이다.

    이들은 롯데그룹의 핵심으로 꼽히다가 신동빈 회장이 실권을 잡으면서 별다른 이유없이 밀려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조선일보DB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조선일보DB


    여기에 이들 형제의 삼촌이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산사스 사장도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원하고 나섰다. 31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근 건강상태에 대해 "판단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판단이 흐려쳤다는 주장에 대해 전면 반박한 셈이다.

    재계에서는 한국롯데의 경우 현재 신동빈 회장 체제가 유지되는 것을 원하고 있어 창업주가 “고령으로 총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식의 막말을 언론에 흘리는 것으로 보고있다.

    향후 표대결로 롯데의 지배구조가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 바뀌게 되면 신동빈 회장을 따르는 가신들은 전부 물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한국롯데 임직원들도 신동빈 회장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상태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쇼핑 기자실을 방문해 “중국 사업과 관련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지시했으며 보고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사업 적자와 보고 누락을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격노했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여론 상황도 좋지 못하다. 아버지를 해임한 비정한 아들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현재 롯데가 사람들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친 제사를 위해 모친인 시게미츠 하츠코 여사까지 귀국해 신동빈 회장을 제외하고는 롯데가 전부가 모두 한국에 모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족 간에 사이가 틀어진 만큼 신동빈 회장이 집안 행사에 참여해 아버지와 형을 만나기 불편할 수 있다”며 “신동빈 회장이 귀국 전까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데스크칼럼] 볼썽사나운 롯데家 형제 다툼

  • 김종호 산업부장
  •  

    입력 : 2015.08.01 04:00

    [데스크칼럼] 볼썽사나운 롯데家 형제 다툼

    사이좋은 시골 형제는 가을걷이한 볏섬을 똑같이 나누었다. 하지만 형은 갓 결혼한 아우네 살림살이를 염려해 한밤중 볏섬을 져다 아우 집에 쌓아 놓았다. 아우도 식구 많은 형을 걱정해 몰래 볏섬을 형의 집에 갖다 두었다. 이튿날 형과 아우는 각자 자기 집 볏섬이 전혀 줄지 않은 것에 놀랐다. 그날 밤 형과 아우는 다시 볏섬을 지고 서로의 집으로 향하다 중간에서 딱 마주쳤다. 형제는 그제야 볏섬의 높이가 왜 그대로였는지 알게 됐고, 부둥켜안았다.

    형제간 우애를 강조한 전래동화는 1970년대 라면 광고에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광고카피는 두고두고 회자됐다.

    하지만 광고를 제작한 롯데공업 신춘호 대표는 광고와는 정반대로 형 신격호 롯데 회장과 크게 다투고 결별했다. 평소 동생의 라면사업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신격호 회장이 돌연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롯데라면을 만들던 롯데공업은 농심으로 이름을 바꿨다. 롯데그룹 창업세대 오너 형제의 다툼은 아직 전통적 가치관이 대세였던 당시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까맣게 잊고 있던 이야기가 다시 생각난 것은 최근 롯데그룹 2세 형제의 경영권 싸움을 보면서다.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사업과 경영권을 놓고 형제가 다투는 롯데가(家)의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은 듯하다. 부모 세대의 다툼을 보고 자란 자식들이 그대로 따라 하는 모양새다.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버지(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를 설득해 빼앗긴 경영권 탈환을 시도했다.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사회를 열어 아버지를 해임하고 형의 쿠데타를 진압했다. 형은 다시 현해탄을 건너와 동생의 해임을 결정한 아버지의 인사 지시서와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형제는 각자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결국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통해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5위의 유명 대기업 오너 2세 형제가 공개적으로 골육상쟁(骨肉相爭)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롯데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중에 오너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있었던 사례는 많았다. 오너 2세가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이유는 승계절차와 재산분배가 불투명해 누가 물려받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로한 창업주가 끝까지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있다면 최악이다.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창업주는 생전에 불굴의 투지로 경제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지만, 판단력이 흐려진 말년까지 후계구도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아, 2세 형제들은 심각한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롯데그룹 형제의 다툼도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이 93세의 고령에도 대표이사를 유지하며 제때 후계 자리를 확정하지 않아 벌어졌다.

    스웨덴 GDP(국내 총생산)의 30%를 담당하는 발렌베리그룹은 대주주 일가 중에 능력이 검증된 소수만 지주회사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1856년 창업 이래 5대째 경영권을 이어가고 있다. 근래에는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처럼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을 만들고서도 경영권을 가족 대신 전문경영인에게 넘기는 창업주들이 적지 않다.

    기업 역사가 짧은 한국에서 선진국의 기업 승계 문화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하지만 2세에게 물려주든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든 일찌감치 후계자를 선정하고 승계절차를 진행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오너 2세들은 자기 몫까지 나눠주는 ‘볏섬 형제’의 우애를 발휘하진 못하더라도, 돈 앞에선 형제 부모도 저버리는 패륜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일본식 對 서구식… 父子 경영觀 차이가 갈등 키워

  • 김덕한 기자
  •  

     

    입력 : 2015.08.01 03:03

    [롯데 계열사 기업 공개 놓고 신격호는 반대, 동빈은 적극적]

    신동빈 "롯데쇼핑 上場" 말 꺼내자… 신격호 "왜 회사를 남한테 팔아"

    -기업 공개 밀어붙인 신동빈
    증시서 확보한 자금으로 공격적 M&A, 기업 확장
    한국엔 상장 계열사 9개, 日 37개 계열사는 '상장 0'

    -'90代 현역' 신격호
    2011년 신동빈 회장 승진때 명예회장 추대 움직임에 화내
    그룹, 총괄회장 직함으로 대체

    "니 꼭 회사를 팔아야 되겠나?"

    2006년 롯데쇼핑을 상장하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관련 보고를 하자 신 총괄회장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약관(弱冠)의 나이에 일본으로 밀항해 맨손으로 사업을 일으킨 신 총괄회장에겐 투자자를 공모하는 상장은 회사 일부를 매각하는 것과도 같은 일이었다. 더욱이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세븐일레븐 등을 운영하는 대표 계열사다.

    하지만 신 회장은 내켜 하지 않는 아버지를 설득해 상장을 밀어붙였고 685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 돈은 이후 롯데그룹이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밑바탕이 됐다.

    경영 스타일 비교해보니

    신격호·동빈 부자(父子)는 대조적인 경영 스타일을 갖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보수적인 일본식 경영 스타일인 반면 신 회장은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8년간 근무하며 서구적 경영방식을 익혔다. 이런 차이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한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아들한테 주식 얘기 하지 마라"

    기업공개를 싫어하는 신 총괄회장의 경영 스타일 때문에 일본 롯데그룹은 베일에 싸여 있다. 한국에는 상장돼 있는 계열사가 9개 있지만 일본 롯데그룹의 37개(2013년 기준) 계열사 중엔 상장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아무리 큰 기업도 상장하지 않으면 기업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일본법 때문에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주주, 지분 구조는 일본 내 최고급 기업정보 사이트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롯데그룹의 고위 임원은 "일본 롯데의 지분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총괄회장은 가족 간에도 지분 구조를 입에 올리는 것을 금기시한다"며 "'아이들한테 주식 얘기 하지 마라'고 말한 적이 많다"고 전했다.

    지분 구조를 가까운 가족들과 극소수 관리자들만 알고 있으니 포스트 신격호 시대를 대비한 경영 시스템이 공론(公論)화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국이라면 이 정도 규모 기업의 지분 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재계 인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롯데그룹의 한 임원은 "2003년 일본에 가보니 감사보고서조차 쓰지 않고 있더라"면서 "한국 롯데는 고속성장을 하면서 경영시스템을 현대화했지만, 일본 롯데는 전근대적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오른쪽)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업무 관련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31일 KBS를 통해 공개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오른쪽)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집무실로 보이는 장소에서 업무 관련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31일 KBS를 통해 공개됐다. /KBS

     

     

    반면, 신 회장은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조달은 물론, 백화점·마트 점포를 매각한 후 다시 빌려 영업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 기법 등을 활용해 '한 달에 하나꼴'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활발한 인수합병 작업을 벌였다.

    "롯데는 뭉쳐 있어야 한다"

    "롯데는 함께 뭉쳐 있어야 한다"는 신 총괄회장의 신조(信條)가 형제 간 경영권 분리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에 상장된 계열사들의 경우,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거의 모든 계열사에서 비슷한 비율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동빈·동주 형제 중 어느 한쪽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한다고 해도, 계열사들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롯데쇼핑의 경우, 동빈(13.46%), 동주(13.45%)씨의 지분이 거의 비슷하다. 어느 한쪽이 경영권을 잡아도, 다른 쪽이 외부 세력과 손을 잡아 공격에 나서면 언제든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완승(完勝)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임원은 "총괄회장은 늘 '롯데는 힘을 합쳐 뭉쳐야 힘도 세지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서 형제에게 비슷한 지분을 나눠줬다"며 "몇 개 회사를 묶어 분리시키자는 말을 꺼낼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개별 계열사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위험을 안고 있다.

    "'명예회장' 절대 안 된다"

    신 총괄회장이 100세를 바라보는 고령(高齡)에 이르기까지 현역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고 직접 경영을 하겠다는 지나친 의지를 보였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현역 욕심'은 남달랐다. 지난 2011년 신동빈 당시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그룹에서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겠다고 했다가 불호령을 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명예' 자가 붙으면 현역 은퇴를 뜻하기 때문이다. 당시 그룹에서는 오전 보도자료를 내면서 "두 분 다 회장"이라고 했다가 오후에 '총괄회장'이라는 말을 가까스로 찾아내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 총괄회장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계열사 CEO들의 보고를 직접 받고 있다. 계열사 CEO들은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에게 두 번 보고해야 하는 것을 두고 "늘 시험을 두 번 치러야 한다"고 한탄했다.

    이 밖에도 신 총괄회장의 보수적 성향이 돋보이는 일화가 많다.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에게 조그만 계열사 하나 떼 주지 않은 것에서 보듯 신 회장은 남성중심적 성향을 지녔다. 신 이사장의 차녀인 장선윤 호텔롯데 상무가 하버드대학에 합격하자 "여식아가(딸애가) 뭔 하버드고…"라고 했다고 한다. 반면, 신 회장은 여성 인재를 양성하자며 올 상반기 채용에서 40%를 여성으로 뽑으라고 지시했다.

     

     

     

    [경제] 롯데, 투명 기업으로 거듭나야 게재 일자 : 2015년 08월 04일(火)
    ‘롯데 리스크’ 기업불신 불러 경제회복까지 위협
    형제간 경영권분쟁 장기화… ‘황제식 경영’ 민낯 노출돼

    ‘롯데 리스크’ 기업불신 불러 경제회복까지 위협

    형제간 경영권분쟁 장기화… ‘황제식 경영’ 민낯 노출돼

     

    反기업정서 부채질 역효과
    ‘투명
    경영’타기업까지 발목

    “롯데, 지배구조 개선해야”
    “제왕적
    시스템 혁신 시급”

    재계 서열 5위에 걸맞지 않은 롯데그룹의 전례 없는 ‘오너 리스크’가 경제계를 강타하면서 기업 불신을 심화시키고 반(反)기업정서를 부채질해 결과적으로 국민 경제에 폐해를 끼칠 것이란 우려가 비등해지고 있다. 기형적이고 왜곡된 지배구조와 황제식 경영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국민의 공분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내수와 수출 침체란 이중고 속에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경제 회복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순환출자구조 해소 노력과 투명경영시스템, 사회공헌 등을 통해 시장경제 활성화에 조력하는 기업으로 롯데그룹이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재계와 롯데그룹 각 계열사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일본롯데홀딩스 임원의 구두 해임을 시작으로 촉발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과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각종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자산 규모 93조4000억 원, 매출 81조 원, 종업원 23만 명, 80여 개 계열사를 둔 거대 기업이 가족·족벌경영의 폐해에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면서 ‘기업 보국’을 기치로 내건 롯데그룹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 자체의 경영이 표류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물론, ‘땅콩 회항 사건’으로 불거졌던 반기업정서가 다시 고개를 들어 투명경영 노력을 기울여 온 다른 대기업들까지 덩달아 옥죄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곽수근(경영학) 서울대 교수는 “이번 롯데 사태는 경영을 선진화하고 친족체제를 개선하려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경영 선진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 회장은 “지배구조가 일본과 연결되고 그 주요 주주가 또한 비상장 회사라 불투명한 측면이 있고 총수 중심의 제왕적 시스템이 유지됐다”며 “단순히 감정적으로 대응할 게 아니라 국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 안착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민종·노기섭 기자 horizon@munhwa.com

     

     

    사장단 40명 “신동빈 체제 지지” 결의… 그룹 리더 행보 부각

    사장단 “본연의 경영 매진 위기상황 흔들리지 않겠다”

     

    ▲ 집결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열린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노병용(앞줄 오른쪽 세 번째) 롯데물산 사장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辛회장, 어제 입국후 현장경영
    제2롯데월드 찾아 의지 보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등과의 화해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룹 회장으로서의 독자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자신만의 ‘마이 웨이(My way)’를 통해 이번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롯데그룹 사장단도 이번 사태에 흔들리지 말고 경영에 매진하자는 결의대회를 갖고 신 회장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4일 롯데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3일 신 총괄회장을 면담한 직후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을 찾은 데 이어 4일 오후에는 계열사 2곳을 방문하며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신 회장은 3일 일본에서 귀국한 후 곧바로 롯데호텔에 있는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이번 사태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참석, 2분가량 짧게 이어진 이날 ‘3부자 회동’에서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논의는 전혀 없어 ‘화해의 장’이 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은 빗나갔다.

    하지만 신 회장은 ‘3부자 회동’ 결과와는 상관없이 곧바로 현장경영을 재가동하면서 그룹 장악에 나섰다. 귀국 후 첫 현장경영으로 아버지의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을 찾아 굳건한 경영 의지를 보여줬다.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단도 이날 오전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사장단 회의를 갖고 위기 상황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장단은 발표문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對)국민 사과와 함께 50년 역사를 가진 롯데그룹을 사리사욕으로 흔드는 일은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 흔들리지 않고 본연의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롯데 사장단의 이 같은 ‘결의’는 신동빈 회장 체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비공개로 진행된 사장단 회의에서는 자신들이 오랜 기간 일궈 온 롯데그룹이 경영과 관계없는 친인척에 의해 휘청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사장단 회의는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신 회장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표명함과 아울러, 일본과 한국롯데의 최고 수장이 신 회장이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자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아 사장단의 자발적인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결의대회’로 모양새가 만들어졌다.

    임대환·이근평 기자 hwan91@munhwa.com

     

    ▲ 집결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열린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노병용(앞줄 오른쪽 세 번째) 롯데물산 사장이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재계 5위 한국롯데 실소유주는 日 ‘L투자회사’

    게재 일자 : 2015년 08월 04일(火)

     

    ① 불투명한 지배구조

    ▲  긴장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 대홍기획 사옥으로 4일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가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롯데 지주사 호텔롯데
    12곳서 72% 나눠 보유
    롯데홀딩스의 3배 넘어
    ‘사실상 일본기업’ 논란

    지분구조 철저히 비밀로
    “기업 재무담당조차 몰라”
    상속 등 관리용 의혹도
    경영권분쟁 ‘변수’ 가능성


    일본계인 롯데홀딩스와 L제○투자회사 집단, 광윤사 등이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지분을 거미줄처럼 ‘쪼개 먹기’하고 있으나 정작 이들 회사의 정체는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전근대적이고 불투명한 지배구조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죄송” 3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특히 국내 재계서열 5위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지분을 보유한 L제○투자회사 집단의 지분구도는 대외적으로 일절 알려진 바가 없다.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가 이들 회사를 통해 일본 롯데그룹의 14배(매출 기준·2013년 기준 매출 83조 원 및 영업이익 3조6000억 원 )에 달하는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해와 ‘사실상 일본 기업이나 다름없다’는 논란도 불거진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는 외견상 롯데홀딩스(19.07%)로 보이나 실제로는 ‘일본주식회사 L제○투자회사’라는 이름을 쓰는 기업집단이다. 1~12번까지 번호를 나눠 쓰는 이들 회사는 무려 72.65%의 지분을 나눠 소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영권 분쟁은 ‘서막’에 불과하고 L제○투자회사 집단의 지배구조에 따라 한국 롯데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궁극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런 데도 한국 롯데그룹 내에서는 L제○투자회사의 정체에 관해 묻는 것을 금기시할 만큼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출신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재무 담당자조차도 ‘일본주식회사 L제○투자회사’의 정체에 관해 물어보면 아는 내용이 없다고 할 정도”라면서 “한국 롯데그룹에서 이 회사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제○투자회사의 정체에 관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지난 2007년 일본 롯데그룹의 재편 과정에서 쪼개져 나온 회사들이라는 점과 일본 롯데홀딩스와 같은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 정도다. 실제로 국내 롯데알미늄의 최근 분기보고서를 보면 최대주주인 L제2투자회사에 대해 ‘일본국 동경도 시부야쿠 하츠다이 2-25-31에 소재하며, 그룹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실시한 기업 재편 시, 과자 판매업을 영위하여 오던 주식회사 롯데상사로부터 분리된 투자부문으로 설립된 회사’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대표나 등기이사로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를 비롯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이름 등이 올라가 있는 데다 주소지도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와 같아 신 총괄회장 일가나 일본 롯데홀딩스가 장악하고 있는 회사들일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만약 일본 롯데홀딩스가 이들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하면 종속 변수에 머물겠으나 신 총괄회장 일가가 직접 소유하는 회사라고 하면 앞으로 경영권 분쟁에서 ‘최대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 일가가 자산관리와 상속·증여 등을 위해 만든 회사로, 하나의 펀드처럼 운용하나 상속 시에 대비해 나눠 놓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이들 회사가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로부터 지난 7년 동안 받아간 배당금만 해도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져 오너 일가의 ‘돈주머니’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롯데 사태, 8·15특사에 영향없다”

    일각서 ‘기업인에 악영향’ 관측… 정부관계자 ‘대상자 변경’ 부인

     

    게재 일자 : 2015년 08월 04일(火

     

    정부 고위 관계자는 4일 “롯데그룹 사태가 광복절 특별사면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간의 이전투구 상황이 기업인 사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롯데그룹 사태와 광복절 특사의 상관관계에 대해 “그쪽(롯데그룹) 사람들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돼 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면 대상과 범위에 대한 법무부 차원의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누가 사면 대상이 될지, 기업인들도 대상에 포함될지 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사면 대상자 선정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국가 발전’ ‘국민 대통합’ ‘국민 정서 부합’이라는 큰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언급은 사면의 원칙을 세워 놓은 만큼 돌출적인 사안으로 인해 대상자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