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사우나 洗身師의 주식 얘기 듣고… 증권사 임원은 주식 정리했다는데

Shawn Chase 2015. 7. 24. 02:12

사우나 洗身師의 주식 얘기 듣고… 증권사 임원은 주식 정리했다는데

박승혁 기자

입력 : 2015.07.23 03:04 | 수정 : 2015.07.23 06:49

한 증권사 임원 A씨는 최근 여의도의 사우나에 들렀다가 재미있는 모습을 봤다고 합니다. 목욕탕 세신사가 한 손님의 때를 밀어주면서 "바이오 주식은 얼마나 더 갈 것 같아요"라고 물어보더랍니다. A씨는 "드디어 '상투'가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회사로 돌아와 최근 상승세를 보인 일부 주식들을 매도하기 시작했답니다.

증권계 은어로 '상투(혹은 꼭지)'란 주가의 정점을 뜻합니다. 주식시장에서 "상투가 보인다"는 말이 돌면 상승을 멈추고 조정에 들어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아기를 업은 주부들이 증권사 객장에 나타나면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주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들까지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면 주식시장이 그만큼 과열됐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뉴스 TALK] 사우나 洗身師의 주식 얘기 듣고… 증권사 임원은 주식 정리했다는데
'상투'의 징후는 나라별로 제각각입니다. 미국 뉴욕 월가의 투자자였던 조셉 케네디(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는 1929년 어느 날 길거리에서 구두를 닦다가 구두닦이 소년이 "요즘 어느 어느 회사 주식이 좋다"면서 조언해주는 것을 보고 곧바로 주식을 팔아치웠다고 합니다. 얼마 후 미국은 대공황을 맞았고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이후 미국 증권가에선 '구두닦이 소년 신호(shoe-shine boy signal)'를 조심하란 얘기가 생겨났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산지기 신호'가 있습니다. 산지기들이 산에서 내려와 주식 거래를 하면 주식을 팔 때라는 통설입니다.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중국에서는 소림사 승려들이 주식을 사기 시작한 후 증시가 폭락했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상투와 반대로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도 있는데 이들은 조금 더 암울한 편입니다. 증권가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문에 '주가 폭락' '투매' 등의 헤드라인이 떴을 때 매수에 나서야 할 신호로 해석한다고 합니다.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가장 정확한 시그널은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주식 투자 실패로 누군가 자살했다"는 소문이 돌 때라고 합니다. 독자님들, 상투 잡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