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잔혹한 테러조직 넘어 국가 꼴 갖춰가나
'부패·무능' 정권에 지친 주민들에 상대적 안정 제공연합뉴스 입력 2015.07.22. 16:12
'부패·무능' 정권에 지친 주민들에 상대적 안정 제공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및 시리아 장악지역에서 주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안정된 삶을 제공하며 점차 국가의 꼴을 갖춰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S가 잔인한 테러를 일삼고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고 있기는 하지만 부패하고 무능한 이라크·시리아 정부 하의 삶보다는 상대적으로 낫다는 주민들의 평가가 나온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IS가 테러와 만행을 일삼고 있기는 하지만 뇌물을 주고받는 문화는 아니라면서 IS가 민심을 공략하는 단면을 소개했다.
이런 모습이 IS가 뇌물로 얼룩진 이라크와 시리아 정권을 능가하는 점이라는 것이다.
IS가 사실상 수도로 삼고 있는 시리아 락까 지역의 주민 비랄은 "락까에서 이라크 모술까지 (IS 장악지역을) 지나가면서 100만 달러를 지니고 있더라도 1달러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IS가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고 있지만 오랜 내전과 혼란에 지친 수니파 주민 중에는 IS 통치 하에서 어느 정도 질서가 잡히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시리아 정부 역시 고문과 마구잡이 체포 등 강도 높은 폭력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저항만 포기하면 IS 밑에서 자유를 만끽하지는 못해도 큰 탈 없이 살 수 있다는 얘기다.
IS 연구자인 하산 하산은 '야만의 논리'가 통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행복하지는 못해도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된 주민들이 국가가 기능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요르단 당국자 하산 아부 하니에도 "IS가 신속하고 효과적인 법집행을 하고 있어 주민들이 안정을 느낀다"면서 "뇌물이나 부패 관련 범법행위 얘기도 거의 들려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IS가 테러단체를 넘어 국가로 도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방이 테러단체 취급한 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합법적인 정치세력으로 탈바꿈한 사례도 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국제관계학 교수는 프랑스 혁명의 기요틴(단두대)이나 러시아 혁명기의 잔혹행위를 언급하면서 꼭 맞아떨어지는 비유는 아니더라도 현재의 폭력적 상태가 혁명적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맥캔트도 "여러 나라가 만행을 거쳐 수립됐다"고 언급했다.
IS가 기간시설을 갖춘 국가로 거듭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이었던 존 맥로린은 "IS가 공항과 여권을 갖춘 합법적 국가가 되는 건 상상하기 어렵지만 생각도 해볼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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