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교황 연설, 시진핑 데뷔, 돌아온 푸틴… 이런 유엔총회는 없었다

Shawn Chase 2015. 9. 17. 00:31
  • 뉴욕=김덕한 특파원
  •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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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9.16 03:00 | 수정 : 2015.09.16 09:14

    [160여개국 정상 총집합 신기록]
    누가 먼저 연설하게 되나, 누구의 회의 더 인기 끄나… 각국 치열한 물밑 신경전

    1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0차 유엔총회가 개막됐다. 70회 차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이번 총회는 갖가지 '신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193개 회원국 중 160개국에 육박하는 정상(頂上)들이 참여해 정상 최다 참여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 5개국 정상이 모두 참여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엔 총회 개막 일정에 맞춰 뉴욕을 방문, 각국 정상들보다 먼저 25일에 유엔 총회 연설을 하게 되는 것도 역사적 사건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으로선 지난 2000년부터 15년간 유엔이 추진해온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마무리 짓고 '지속가능 개발 성장(SDG)'이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성공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역점 사업이다. 그러나 내년 말 임기를 마치게 되는 반 총장에게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총회여서 '포스트 반기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물밑 각축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키워드정보] 제70차 유엔총회 개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일러스트
    (사진 왼쪽부터)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일러스트=그래픽뉴스

    강대국 정상들이 모두 모인 이번 총회에서는 연설 순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취임 후 처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지난해 이 두 나라는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바람에 연설 순서가 기조연설 나흘째로 밀렸었다.

    연설 순서에 못지않은 외교전이 일부 정상이 개별적으로 주재하는 회의에 얼마나 많은 '손님'을 끌어오느냐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한 유엔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엔 PKO(평화유지활동)를 주제로, 시진핑 주석은 여성 권익을 주제로 각각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열릴 때는 다른 회의들이 정회될 만큼 미국 대통령은 유엔 총회의 최고 스타였지만 이번엔 25일 가장 먼저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 교황이 각국 정상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총장은 28일 기조연설 첫 순서를 장식한다. 유엔 소식통은 "오는 2030년까지 빈곤 혁파, 기후변화 대비, 양성(兩性) 평등 등에 관한 각국의 의무와 역할을 촉구하는 '반기문 리포트'가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황·안보리 5개國 등 160개국 정상 모인 '최다 정상 무대'

     

    이번 제70차 유엔총회에는 193개 회원국 중 160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등 갖가지 진기록을 양산했다.
    70차 유엔총회의 의미와 유엔에서 한국이 뚜벅뚜벅 걸어온 역사를 함께 짚어보자.

     

    입력 : 2015.09.16 07:10 | 수정 : 2015.09.16 09:06

    시진핑 첫 데뷔, 푸틴 10년만에 참석… 첫 연설자 놓고 신경전

    1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0차 유엔총회가 개막됐다. 70회 차라는 상징성에 걸맞게 이번 총회는 갖가지 ‘신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193개 회원국 중 160개국에 육박하는 정상(頂上)들이 참여해 정상 최다 참여 신기록을 세웠다. 미국·중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 5개국 정상이 모두 참여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엔 총회 개막일정에 맞춰 뉴욕을 방문, 각국 정상들보다 먼저 25일에 유엔 총회 연설을 하게 되는 것도 역사적 사건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으로선 지난 2000년부터 15년간 유엔이 추진해온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마무리 짓고 ‘지속가능 개발 성장’(SDG)이라는 새로운 어젠다를 성공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역점 사업이다. 그러나 내년 말 임기를 마치게 되는 반 총장에게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총회여서 ‘포스트 반기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물밑 각축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강대국 정상들이 모두 모인 이번 총회에서는 연설 순서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취임 후 처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지난해 이 두 나라는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바람에 연설 순서가 기조연설 나흘째로 밀렸었다.

    오바마와 시진핑이 주재하는 회의
    朴대통령은 어느쪽 참석할지 주목

    연설 순서에 못지않은 외교전이 일부 정상들이 개별적으로 주재하는 회의에 얼마나 많은 ‘손님’들을 끌어오느냐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한 유엔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엔 PKO(평화유지활동)를 주제로, 시진핑 주석은 여성 권익을 주제로 각각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 ‘중국 편향 외교’라는 지적까지 받아온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와 시진핑 중 어느 쪽을 택할지도 주목된다.

    미국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열릴 때는 다른 회의들이 정회될 만큼 미국 대통령은 유엔 총회의 최고 스타였지만 이번엔 25일 가장 먼저 연설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 교황이 각국 정상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총장은 28일 기조연설 첫 순서를 장식한다. 유엔 소식통은 “오는 2030년까지 빈곤 혁파, 기후변화 대비, 양성(兩性) 평등 등에 관한 각국의 의무와 역할을 촉구하는 '반기문 리포트'가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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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유엔사무총장은 여성?
    - 김민정 기자

    내년 12월 31일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에게 이번 제70차 유엔 총회는 사실상 마지막 총회다. 내년 7~8월 중 차기 사무총장이 선출되고 나면 업무 인계 외에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 총장 후임으로는 첫 여성 사무총장 탄생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유엔 안팎에서 차기 총장에 여성을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 70년간 유엔 총장 8명은 모두 남성이었다.

    유력 후보는 불가리아 출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베스나 푸시치 크로아티아 부총리 등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유엔 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는 동유럽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 밖에 뉴질랜드 전 총리인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도 거론했다. 남성 후보로는 미로슬라프 라이차크 슬로바키아 외무장관, 다닐로 튀르크 전 슬로베니아 대통령 등이 있다.

    유엔이 11일 채택한 새 사무총장 선출 절차에 관한 결의안에는 “각국이 차기 총장에 여성 후보를 추천하는 것을 고려해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결의안에 따르면 차기 총장 선출부터는 193개 회원국 모두가 후보를 추천하고 후보자 이력을 열람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국이 막후에서 선출한 뒤 유엔 총회에서 형식적 의결을 거쳤다. 새 절차에 따르면 후보들은 총회에 참석해 유엔을 이끌 비전을 발표한다. 이 가운데 안보리가 최종 후보를 결정해 총회에 제출하면, 총회 의결을 거쳐 새 총장이 임명된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 방식 70년 만에 바뀐다…

    반 총장 후임부터 회원국 추천 받아 선출


     

    입력 : 2015.09.12 12:02 | 수정 : 2015.09.12 12:03

    유엔 사무총장 선출 방식이 유엔 출범 70년 만에 바뀐다. 새로운 총장 선출 절차는 내년 말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총장 후임 선출 때부터 적용된다.

    유엔 총회는 1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갖고 차기 사무총장 후보자 선정 과정을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이 막후에서 신임 사무총장을 낙점한 뒤 총회에 통보했다. 반 총장도 이 같은 방식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새 결의안에 따르면 안보리와 총회는 193개 회원국에 후임 총장 선출 절차의 시작을 알리고 선출 절차를 안내하는 내용의 공동서한을 발송하고, 회원국들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아야 한다.

    회원국들이 추천한 후보자들의 이름은 상세한 이력서와 함께 총회에 회람된다. 이후 각 후보자들은 총회에서 자신의 이력과 앞으로 유엔을 이끌어갈 비전을 밝히는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이 프리젠테이션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유엔이 각 회원국으로부터 총장 후보자 추천을 받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보자 프리젠테이션도 예전에는 없었던 절차다.

    새 결의안은 사무총장의 자격도 규정했다. 사무총장 후보자는 입증된 지도력과 관리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고, 국제관계에 폭넓은 경험이 있어야 하며, 뛰어난 외교력과 의사소통 능력, 다중 언어 구사력이 있어야 한다.

    다만 최종 결정권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안보리가 갖는다. 안보리는 프리젠테이션 절차를 거친 후보자들 가운데 한 사람을 차기 총장으로 선정해 총회에 추천한다. 총회가 이를 승인하면 해당 후보자가 신임 총장이 된다.

    이날 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유엔은 조만간 반 총장의 후임 총장 선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총장의 임기는 5년으로, 2007년 1월 1일 임기를 개시해 2011년 재선된 반 총장의 임기는 2016년 12월 31일에 끝난다



     

    아베 최측근 "한국,유엔총장 맡을 만한 나라 아니다" 독설

    강영수 기자

     

     

    입력 : 2015.09.15 10:48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가 “한국은 유엔 사무총장을 맡을 나라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독설을 했다.

    15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하기우다 특보는 전날 밤 BS후지 TV에 출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것과 관련, “월드컵 축구에서 ‘심판장’이 특정 국가의 ‘궐기대회’에 나간 것과 같다”며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을 배출한 한국에 대해서도 "유엔 사무총장을 맡을 만한 나라가 아니었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간파한 것 아닌가"라고 얘기했다.

    하기우다 특보는 지난해 10월에는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것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河野) 담화에 대해 "정부가 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미 역할이 끝났다"며 "일본 정부가 전후 70주년인 내년에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면 고노 담화는 무력화될 것"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반기문 총장, 일본에 정면 반박 "UN은 중립 기구 아니라 공정한 기구"


     

    입력 : 2015.09.05 15:08 | 수정 : 2015.09.05 21:52

    반기문 UN 사무총장/뉴시스 제공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 "유엔은 '중립적인 기구(neutral body)'가 아니라 '공정한 기구(impartial body)'"라며 일본에 직격탄을 날렸다. 반 총장이 지난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일본측이 항의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반 총장은 이날 중국 국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이 '중립성'을 가져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졌지만 사실상 이들의 역할은 공정과 공평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의 이 같은 발언들은 열병식 참석과 관련해 일본 측이 항의를 제기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또 일본을 겨냥해 "실제로 어떤 유엔 회원국이 우려스러운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반 총장은 "나는 이들에게 이미 '과거의 역사교훈을 새기는 것이 중요하고, 역사를 직시하지 않는다면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역사로부터 배우는 것은 더욱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명백히 전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 점이 내가 이번에 중국을 방문하게 된 가장 주요한 목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 등 세계 각국 국가 정상들과 함께 열병식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 인민과 정부의 발전 잠재력과 세계평화에 대한 약속이 전세계에 잘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열병식 참석 외빈 명단에 반 총장이 포함되자 일본 정부는 반 총장의 참석을 두고 여러 차례 중립성 문제를 주장하며 항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