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親與 '비례연합당', 창당준비위 결성… 한완상·문성근·함세웅·황교익 참여

Shawn Chase 2020. 3. 2. 19:33



입력 2020.03.02 17:07 | 수정 2020.03.02 17:37


정치개혁연합, 10일까지 창당 목표
민주당, 비례 연합정당 제안 검토중…최재성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내지 말아야"
정의당 "'선거용 천막당사'는 진보개혁진영 승리 좌초시킬 것…동의 못해"

이른바 친여(親與) '비례 연합 정당' 창당을 내건 가칭 '정치개혁연합'이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했다.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정치개혁연합에는 주권자전국회의 등 친여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녹색당, 미래당 등 친여 세력이 힘을 합쳐 비례용 연합 정당을 창당하고, 각 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파견 받아 총선을 치른 뒤 당선자들이 원래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사단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 기자회견에서 조성우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사단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가칭) 창당 제안' 기자회견에서 조성우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개혁연합은 전날 서울 종로구 경운동 한 건물에서 창당발기인대회도 열었다. 정치개혁연합 관계자는 통화에서 "5개 시·도당 창당과 당원 5000명 이상 확보 등의 작업을 최대한 빨리 마쳐, 오는 10일까지 창당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개혁연합 발기인에는 영화배우 문성근씨, 한완상 전 교육부 장관, 함세웅 신부,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인 하승수 변호사 등 43명이 이름을 올렸다.

정치개혁연합은 지난달 29일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를 위한 정치개혁연합 창당' 제안서를 민주당과 정의당, 녹색당, 미래당 등에 보냈다. 정치개혁연합은 정치권 일각에서 비례 연합정당이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보도자료에서 "선거연합정당은 평소에 독자적으로 활동하던 정당들이 선거 시기에 비례대표 연합 명부를 만들어 선거에 참여하고, 선거 후 당선자들이 각 정당에 복귀하는 방식"이라며 "선거 시기에 본체인 정당에 의해 급조되었다가 선거 후 단순히 흡수되는 '위장 정당'과는 다르다"고 했다. 또 발기 취지문에서 "선거연합은 유럽과 뉴질랜드 등 정당 정치가 발달한 정치 선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비례 정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비례 정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에서는 이날 정치개혁연합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문(親文) 핵심 최재성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단 한 명의 비례대표 후보도 내지 말아야 한다"며 "(민주당의 공식적인) 위성정당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비례 연합정당' 창당에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국정기획상황실장도 이날 라디오에서 비례 연합정당에 민주당이 참여할 지에 대해 "(참여 여부는) 국민의 판단으로 결론 나지 않을까 싶다. 공론의 뜻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치개혁연합이 제안한 비례 연합정당 창당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외부에서 온 제안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의당은 이날 대변인 명의의 '정치개혁연합의 선거연합 창당 제안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 제안을 거부했다. 강민진 대변인은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대의를 훼손하는 '선거용 비례정당 창당'에 동의할 수 없다"며 "(미래통합당의) 꼼수에 똑같은 꼼수로 대응하겠다는 소위 '비례민주당' 기획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 연합체 형태의 '비례용 임시가설정당'을 세우자는 제안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계획이 제안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선거용 천막당사(비례 연합정당)를 차리고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진보개혁진영의 승리를 좌초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이날 비교섭단체 연설에서 민주당을 향해 "'비례민주당'등 일각에서 들리는 '불의(미래한국당)'에 맞선 불의는 무슨 이야기냐"라며 "이런 구상은 민주당이 내려 놓은 70년 승자독식 정치 기득권을 국정농단세력을 핑계로 다시 회수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2/202003020321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