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일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비례정당 추진에 대해 “근본적으로 비례민주당이든, 비례 연합정당이든 꼼수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비례민주당 창당이 너무 명분이 없으니까 작은 정당들과 함께하려는 것 같지만, 창당 과정에서 의원 꿔주기 등 꼼수가 불가피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6일 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모인 ‘마포 5인 회동’에서 비례정당 추진 합의가 있었다는 중앙일보 보도(2월 28일 자 1·3면) 이후 심 대표가 직접 입을 연 것은 처음이다. 마포 5인 회동에선 "(비례정당 연대와 관련해) 심상정은 안된다"며 "정의당·민생당과 함께 하는 건 X물에서 뒹구는 것"이란 발언도 나왔다. 심 대표는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초조함과 불안감의 발로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섯 분의 회동 보도 이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 우려가 큰 만큼 이 대표가 비례 민주당 창당 여부와 민주당 안팎의 비례 정당 추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면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 핵심 인사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입장 표명을 요구했는데”라는 물음에 “그건 뭐…. 정치가 다 살아있는 생물인데…”라고만 했다.
심 대표는 또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향해선 “위헌 정당”이라며 “선관위가 불법적 미래한국당 창당을 승인한 건 헌법적 책무를 져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진보세력은 미래통합당 꼼수를 막을 책임은 있지만, 꼼수로 민주주의를 훼손할 자유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마포 5인 회동에선 "(문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도 (비례 정당)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말도 나왔다. 심 대표는 “(탄핵 운운은) 민주당의 연이은 실책 때문에 나온 얘기”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민주당이 1당이어서 탄핵했나. 탄핵은 해도 국민이 하고 막아도 국민이 막는 것”이라고 했다.
심 대표는 또 “민주당 의석을 늘리는 꼼수가 아니라 범진보세력 의석을 늘리고 특권보수세력 의석을 줄이는 전략을 취한다면 (민주당의) 불안과 초조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가 어떻게 통과됐느냐”며 “심상정이 밀어붙여서? 민주당이 자선을 베풀어서? 검찰개혁과 딜을 해서? (다 아니다) 양당 대결체제를 극복하고 다당제 하 협력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비례 정당론의 중대한 전략적 오류라며 ▶비례 민주당은 진보개혁세력 파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정의당 등 군소 진보정당 몫이 이전되는 것뿐이고 ▶꼼수 비례 민주당 창당에 실망한 진보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민주당 지역구 선거 참패는 명약관화하며 ▶범진보개혁 비례 연합 정당도 진보개혁 분열과 중도층 이반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김형구ㆍ정진우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X물" 소리 들은 심상정 "비례정당 꼼수…이해찬 입장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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