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X물" 소리 들은 심상정 "비례정당 꼼수…이해찬 입장 밝혀라"

Shawn Chase 2020. 3. 1. 21:32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논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스1]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논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뉴스1]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일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비례정당 추진에 대해 “근본적으로 비례민주당이든, 비례 연합정당이든 꼼수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비례민주당 창당이 너무 명분이 없으니까 작은 정당들과 함께하려는 것 같지만, 창당 과정에서 의원 꿔주기 등 꼼수가 불가피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6일 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모인 ‘마포 5인 회동’에서 비례정당 추진 합의가 있었다는 중앙일보 보도(2월 28일 자 1·3면) 이후 심 대표가 직접 입을 연 것은 처음이다. 마포 5인 회동에선 "(비례정당 연대와 관련해) 심상정은 안된다"며 "정의당·민생당과 함께 하는 건 X물에서 뒹구는 것"이란 발언도 나왔다. 심 대표는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초조함과 불안감의 발로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다섯 분의 회동 보도 이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민 우려가 큰 만큼 이 대표가 비례 민주당 창당 여부와 민주당 안팎의 비례 정당 추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혀주기 바란다”면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 핵심 인사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입장 표명을 요구했는데”라는 물음에 “그건 뭐…. 정치가 다 살아있는 생물인데…”라고만 했다.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모인 '마포 5인 회동'에서 직간접적 방식의 비례 정당 추진 결의가 있었다는 28일자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해 5인 회동 참석자 중 한 사람인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민주당 위성정당 논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모인 '마포 5인 회동'에서 직간접적 방식의 비례 정당 추진 결의가 있었다는 28일자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해 5인 회동 참석자 중 한 사람인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민주당 위성정당 논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심 대표는 또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향해선 “위헌 정당”이라며 “선관위가 불법적 미래한국당 창당을 승인한 건 헌법적 책무를 져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진보세력은 미래통합당 꼼수를 막을 책임은 있지만, 꼼수로 민주주의를 훼손할 자유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마포 5인 회동에선 "(문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서라도 (비례 정당)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말도 나왔다. 심 대표는  “(탄핵 운운은) 민주당의 연이은 실책 때문에 나온 얘기”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민주당이 1당이어서 탄핵했나. 탄핵은 해도 국민이 하고 막아도 국민이 막는 것”이라고 했다.
 
심 대표는 또 “민주당 의석을 늘리는 꼼수가 아니라 범진보세력 의석을 늘리고 특권보수세력 의석을 줄이는 전략을 취한다면 (민주당의) 불안과 초조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논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논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5인 회동에서 “정의당과 함께하는 건 X물에서 뒹구는 것”이란 말이 나왔는데 사과받았나.
민주당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민주당의 초조함과 불안함의 발로가 아닌가 생각한다.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제를 사실상 부정하는 시도들을 ‘의병’이란 이름으로 방조하는 건 비례 민주당을 만드는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쩌면 꼼수의 꼼수로 국민이 받아들일 것이다.

 

(진보 그룹의) ‘정치개혁연합’이 민주당에 연대를 제안했는데 정의당은 (연대에) 참여하지 않나.
(진보 진영 비례 정당) 전략이 범진보세력에 유리하지 않은 이유는 민주당 대표성이 강화돼 결국 진영 간 대결로 굳어질 수 있어서다. 정권심판론 영향력이 확대돼 중도세력을 보수 쪽으로 밀어내는 (악)효과만 있다. 

 

민주당이 비례 연합정당 움직임을 강행한다면.
30년 만에 겨우 첫발을 뗀 연동형 비례제가 거대 양당의 꼼수 정당 간 대결로 왜곡된다면 정의당은 전면적으로 맞서 싸울 것이다.

 


심 대표는 “연동형 비례제가 어떻게 통과됐느냐”며 “심상정이 밀어붙여서? 민주당이 자선을 베풀어서? 검찰개혁과 딜을 해서? (다 아니다) 양당 대결체제를 극복하고 다당제 하 협력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비례 정당론의 중대한 전략적 오류라며 ▶비례 민주당은 진보개혁세력 파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정의당 등 군소 진보정당 몫이 이전되는 것뿐이고 ▶꼼수 비례 민주당 창당에 실망한 진보 지지층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민주당 지역구 선거 참패는 명약관화하며 ▶범진보개혁 비례 연합 정당도 진보개혁 분열과 중도층 이반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김형구ㆍ정진우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X물" 소리 들은 심상정 "비례정당 꼼수…이해찬 입장 밝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