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문재인 정권은 진보나 좌파가 아닌 ‘反헌법세력’”

Shawn Chase 2019. 9. 22. 15:03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개인 신상 공격엔 신경 쓰지 않아… 거짓 때문에 취소된 논문(조국 딸)과 직접 쓴 논문(나경원 아들)을 어떻게 비교하나”

⊙ “문 정권, 독재국가 수립 위한 ‘新독재 4단계’ 마무리에 접어들어… 보수 세력 결집해 투쟁해야”
‌⊙ 조국과 문 정권 반대하는 민심 뜨거워… “17년 전 정치 시작한 이래 가장 열렬한 반응”
⊙ 조국 임명은 ‘新독재국가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자 조국-문재인이 운명 공동체라는 방증
⊙ 삭발 등 쇼크요법보다는 국회에서 투쟁할 것, ‘조국 파면 추진 및 헌법농단 저지를 위한 국정감사’ 계획 중
사진=정광성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후 자유한국당이 전면적인 투쟁에 나선 가운데, 원내 사령탑인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당은 장외집회와 대국민 보고대회, 서명운동 등 강력한 대여(對與) 투쟁에 나서고 있지만, 나 원내대표는 야권에서 “왜 조국 임명을 끝까지 막지 못했나”라는 지적을 받는 동시에 여권에서는 아들의 논문과 관련해 “자녀를 특권층으로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5일 국회에서 만난 나경원 원내대표는 “독재정권 수립을 막아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뜨겁다”며 “사실이 아닌 나의 개인사 공격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은 反헌법 세력… 헌법수호 연대로 뭉쳐야
 
9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추석 민심 보고대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은 추석 연휴에도 집회와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명절 민심은 어떻게 체감했습니까.
 
  “명절 연휴 동안 지역구에 다녀보니 국민들의 분노가 엄청납니다. 당에서 하는 집회에는 당원들이 많이 오시니까 전체적인 민심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는데, 지역에 가보니 주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이번에 우리 당이 ‘조국 파면 서명운동’을 펼치면서 주민 서명을 받았는데, 정치를 하면서 여러 번 서명운동을 했지만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처음이었어요. 서명하려고 줄이 늘어서는가 하면 1시간에 700명 이상이 서명을 했어요. 역대 서명운동 중 가장 열렬한 반응을 얻은 것 같습니다.”

― ‘조국 사태’ 이후 정부 여당에 실망한 국민이 많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무당(無黨)층만 늘어나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 당을 떠난 분들에겐 이유가 있죠.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것은 우리 정치의 책임이고, 그 책임의 한 축에 우리 당이 있습니다. 무당층이 늘었다는 건 문재인 정권 지지자들이 그쪽으로 돌아섰다는 건데, 그들이 우리에게 바로 오진 않을 거고 그 중간단계로 무당층으로 갔다고 봅니다. 성향이 한번에 바로 바뀌지는 않잖아요. 앞으로 우리가 반성과 개혁의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보수 대통합에 대해 ‘가리지 않고 다 통합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반문(反문재인) 연대와 선거 연대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제 보수가 뭉치는 길은 반문 연대를 넘어 반헌법 세력과 싸우는 연대, 즉 헌법수호 연대가 될 겁니다. 문재인 정권은 진보나 좌파라고 부를 수 없어요. 진보의 어젠다를 갖고 있는 정권도 아니고, 진정한 좌파도 아닙니다. 문재인 정권을 규정하는 말은 ‘헌법 파괴’ ‘반헌법 세력’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 게 아니라 반헌법 세력과 싸우기 위해 연대할 계획입니다.”
 
  ― 보수 연대나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습니까.
 
  “저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고요, 통합은 원내대표보다는 당대표 중심으로 논의가 돼야 합니다. 여러 당이 선거에서 연대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아예 당들이 통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우리가 진행해야죠.”
 
  ― 시민단체라든가 안철수-유승민, 태극기부대 등 모든 우파 세력을 다 의미하는 건가요.
 
  “말씀드린 대로 헌법을 파괴하는 ‘반헌법 세력’에 맞서는 사람들은 모두 뭉쳐야 합니다. 각각의 세력이 어느 정도의 무게감을 갖느냐에 대해서는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다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검찰 개혁이 아닌 검찰 장악
 
  ― 조국 장관 임명으로 이른바 ‘검찰 개혁’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검찰 개혁이 아니라 검찰 장악이죠. 이미 시작됐습니다. 장관이 임명되자마자 법무부 차관에게 수사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하라고 했잖아요.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는 겁니다. 또 검찰의 공보지침을 바꿔서 앞으로 공개소환은 물론 피의사실과 수사과정에 대해서도 공표하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합니다.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려는 시도를 하는 거예요.”
 
  ― 검찰이 공개소환과 수사과정 공표를 하지 않는다면 ‘깜깜이 수사’가 되는 것 아닙니까.
 
  “당연합니다. 지금 집권 세력들이 과거 박근혜-최순실 특검 할 때 국민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며 수사상황을 계속해서 브리핑하도록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와서 수사과정을 공개하면 안 된다니 완전히 배치되는 주장입니다. 조국 장관 지명으로 정국이 어지러울 때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한 얘기가 있어요. 검사는 2800명이고 변호사는 2만2000명이라고요.(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 6선인 이석현 의원은 9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이 집단 사표로 저항하면 다 받아주면 된다. 현재 검사 총원은 2800명인데 (검사로 임용할 수 있는) 변호사는 2만2000명이다. 법무장관이 검사 지망자를 공모해 개혁적인 변호사를 선별, 대통령이 임명하면 된다”고 했다.) 우리가 이런 얘기를 가벼이 들어서는 안 됩니다.”
 
  ―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이유도 검찰 장악을 위한 것이겠죠.
 
  “검찰 장악뿐이겠어요.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독재국가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 조국 법무부 장관과 선거제 개편입니다. ‘신(新)독재 4단계’가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는 거죠.”
 
  나 원내대표는 지난 5월부터 신독재 4단계에 대해 수차례 언급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칼럼에서 “신독재에는 4가지 단계가 있다”며 ▲위기 시 카리스마를 내세워 집권 ▲적(敵)들만 찾아내기 ▲언론·사법 등 권력기관 장악 ▲선거기관을 바꾸는 것 등 4가지 단계를 설명했다. 이후 나 원내대표는 이 칼럼을 종종 인용하며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신독재화 과정을 밟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문재인 정부는 신독재 4단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어요. 조국 임명과 선거제 개혁으로 독재국가를 완성하는 게 목적입니다. 그래서 일단 조국 임명을 강행했죠. 그런데 조국 임명 강행은 독재국가 완성 외에도 또 다른 의미가 있어요. 조국을 결코 버릴 수 없는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과 어떤 공동체일까요? 두 사람이 운명 공동체라고 국민들이 이미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의혹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어요.”
 
 
  “삭발로는 문제 해결되지 않아”
 
현재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투톱’ 체제다.
  ― 조국 관련 당의 향후 투쟁 방향을 설명한다면.
 
  “해임건의안, 국정조사, 특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은 다 동원할 겁니다. 모두 지금의 국회 지형에서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계속 노력하겠다고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국 소환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 보수 세력 안팎에서 한국당의 황교안-나경원 투톱(two-top) 체제는 투쟁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요,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왜 임명 강행을 못 막았느냐는 얘기도 듣는데, 임명은 대통령 마음이라 그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어요. 투쟁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당이 당장 다 국회를 버리고 나가는 방법도 있겠죠. 한꺼번에 다 삭발하는 방법도 물론 있어요. 하지만 그러고 나면 그다음엔 뭘 할 수 있을까요? 결국은 국회를 버릴 수가 없습니다. 우리 당은 110석의 의석을 가진 정당이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투쟁 수단은 국회입니다.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회란 가장 중요한 우리의 투쟁 수단인 겁니다. 우리가 시민단체와 다른 것은 국회에서 일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도 어느 정도가 되면, 정권의 폭주가 어느 선을 넘으면 국회를 넘어선 투쟁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극적인 행동을 원하는 지지자들이 있지 않습니까.
 
  “다 모여서 머리 깎으면 쇼크는 있겠지만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황교안 대표께서 꾸준하게 투쟁하고 1인시위 하는 그 모습이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 패스트트랙 사태에서 한국당 의원들만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여당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사태는 불법 사보임(사임·보임)에서 시작된 겁니다. 민주당은 거기에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해 우리를 공격했고요. 그래서 우리의 입장은 불법 사보임에 대한 수사가 먼저라는 겁니다. 불법 사보임을 행한 문희상 국회의장을 수사해야 하고, 그 수사가 끝나면 우리 당의 어떤 의원도 조사받을 필요 없이 저만 가서 수사를 받으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패스트트랙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가 질 겁니다. 문 의장 조사가 끝나고 저를 부르면 바로 나갈 겁니다.”
 
  현재 패스트트랙 수사는 경찰에서 검찰로 일괄 이관된 상태다.
 
 
  당내 분란은 자제해야
 
  한편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도 나오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중진의원들의 의견만 듣고 조국 청문회를 여는 데 합의해 투쟁동력이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나 원내대표를 겨냥, “그간의 과오를 인정하고 내려오는 것이 책임정치를 실현하고 야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당 내부에서 원내대표에 대한 지적이 나옵니다.
 
  “좌파와 우파는 그런 점에서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좌파는 잘못이 있으면서도 얼마나 떳떳합니까. 조국 장관 보세요. (딸의) 논문이 취소되고 피의자가 됐는데도 그냥 임명하고, 그러고도 뻔뻔스럽게 나와서 변명을 합니다. 의혹이 나오면 서로 감싸주고 보호하고 큰소리치느라 바빠요. 그런데 보수 우파들은 좀 다르죠. 저쪽에서 우리 중 누군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 다른 분들은 다들 어디 가셨는지 안 보여요. 의혹 같지도 않은 건데 당당하게 맞설 줄 모르고, 그 틈을 타서 공격하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반대쪽이 좋아할 일만 하는 거죠. 이런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우파가 다시 집권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 보수 및 우파의 투쟁력과 결집력은 아무래도 진보 좌파에 못 미치죠.
 
  “잘못한 걸 무조건 변호하자는 게 아닙니다. 잘못한 건 반성해야 하지만, 잘못하지 않은 건데도 반대편에서 공격해오면 맞서지 않고 숨어요.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전 총재가 두 번 패배했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아들 병역이니 기양건설이니 하는 게 다 거짓말인 걸로 밝혀졌습니다.(편집자 주: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부인 한인옥씨가 기양건설로부터 10억원을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가짜뉴스로 판명, 현재 기사 삭제됨.) 그때 당에서 누가 용감하게 나서서 싸웠습니까. 그리고 이명박 정부 때도 광우병 촛불시위가 일어났을 때 나선 사람이 거의 없어요. 전부 거짓말인데 말이죠. 그때 제가 재선(再選) 의원이었는데, TV토론을 하면 의원들이 아무도 안 나간다는 거예요. 제 보좌관이 늘 하는 얘기가 ‘제발 나가지 말라, 이미지 나빠진다’인데, 저는 ‘한 명의 국민이라도 더 설득해야지 무슨 말이냐’며 열심히 나가 싸웠습니다. 우파의 이런 습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다시 집권하기 힘들 수 있어요.”
 
 
  아들 논란에 대한 입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촉구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 후 나 원내대표는 여권 지지자로부터 또 다른 공격을 받고 있다. 미국 예일(Yale)대학에 재학 중인 나 원내대표의 아들이 2015년 미국의 한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포스터(논문 요약)에 제1저자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은 “조국 딸을 그렇게 공격하던 나 원내대표 역시 아들을 특혜로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 여권으로부터 개인사에 대한 공격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글쎄요, 저도 이해가 안 되네요. 제가 자기들을 제일 아프게 해서 아닐까요. 매일 희한한 공격거리가 올라오는데 참… 논문 문제는 비교할 일이 아니에요. 조국 딸은 논문이 취소됐어요. 고등학생이 쓸 수 없는 논문을, 그것도 인용이 가능한 박사급 논문을 썼다고 거짓말을 한 거잖아요. 실험해놓은 데 가서 번역 좀 했다고, 아니 번역을 다 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번역했다고 제1저자? 그런 식으로 거짓 이력을 쭉 만들어준 거고요. 그럼에도 청문회에 나와서 ‘아이가 공부를 잘했다’고 하니 얼마나 뻔뻔스러운 일입니까. 제 아들은 자기가 연구결과 보고서 직접 쓰고 상 받았어요. 핵심은 속였냐, 안 속였냐 잖아요. 황당한 비교를 하니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 아들 국적까지 밝히라고 공격하고 있는데요. 밝히지 않고 있으니 자꾸 얘기가 확산됩니다.
 
  “한국 국적 맞고요, 원정출산 아닙니다. 이걸 해명한다고 밝히면 또 다른 것으로 공격할 텐데, 제가 뭘 어디까지 공개해야 합니까. 대응을 안 하는 게 낫지요. 아들 성적도 웬만하면 공개 안 하려고 했습니다.”
 
  ― 아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이런 걸 공개하는 게 정치인에게 나쁜 선례가 될 거라고 했어요. 사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엄마가 국회의원이라 제대로 봐주지도 못한 아이인데, 미안해요. 나쁜 선례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저도 동의합니다. 정치인들에게 쓸데없는 공격이 들어오면 무조건 다 공개해야 됩니까? 아들에 딸에, 아버지의 학교(홍신학원)에는 정권 바뀌면서 지원금이 올라갔다는 얘기까지 나와요. 근거라고 내놓는 게 2007년 자료더라고요. 노무현 정권 때인데, 제 아버지 학교가 지원금을 더 많이 받았다고요? 이런 데 일일이 대응을 해야 할 필요를 못 느낍니다.”
 
  ― 이런저런 의혹은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저는 정치를 오래 해왔는데, 그동안 얼마나 무수한 공격을 당했고, 단련이 됐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여러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얼마나 조심했겠습니까? 공격거리가 오죽 없으면 저런 걸로 공격을 하겠어요. 그만큼 공격거리가 없다는 말이죠. 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그 의혹이 불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면 이미 감옥에 가도 여러 번 갔을 겁니다.”
 
 
  정치인 나경원
 
  나 원내대표는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 후보 여성특보로 정치권에 들어온 후, 17년간 대변인-최고위원-국회 상임위원장-원내대표 등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일각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대여 투쟁에 앞장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종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나 원내대표는 여권 후보 중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바짝 뒤쫓고 있다.
 
  ― 야당 시절(노무현 정부)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대변인 등 야당 생활을 오래 했는데, 그때와 지금의 차이가 있습니까.
 
  “그때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죠. 독재정권을 막기 위해 진짜 독하게 싸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가 잘못한 건 빨리 반성하고 사과해야 되는 게 맞지만, 좌파들의 네거티브(negative·특정 인물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반감을 살 만한 것들을 부각시키는 방법이나 전략)나 마타도어(matador·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해 상대편을 중상모략하거나 그 내부를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흑색선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습니다.”
 
  ― 오는 12월에 원내대표 임기가 끝나는데, 총선 때까지 임기연장설과 조기사퇴설이 나옵니다.
 
  “연임 여부는 의원님들이 판단해주실 겁니다. 제가 말씀드릴 건 아니고요.”
 
  ― 곧 국정감사 시즌인데, 한국당은 어떤 전략을 갖고 국감에 들어갑니까.
 
  “이번 국감은 ‘조국 파면 추진 및 헌법농단 저지를 위한 국정감사’, 이른바 ‘조국 국감’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감에서 여당의 거짓된 모습과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칠 계획입니다. ”
 
  ―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서울 동작을)가 걱정된다는 주변의 우려도 있는데요.
 
  “사실 우리에게 쉬운 지역구는 아니죠. 하지만 지역을 지키는 것이 국회의원의 기본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 더 큰 정치를 위해 대선 출마 계획은 있습니까. 대선주자 여론조사를 보면 야권에서 늘 상위권인데요.
 
  “더 큰 정치라니… 지금도 너무 힘들어요. 다만 정의가 이긴다는 사실을 믿고 끝까지 투쟁할 겁니다. 우리 국민의 양심과 지성을 믿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자유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위해 원내외 투쟁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원외에서는 국정감사 전까지 국민서명운동과 장외투쟁을 진행한다. 한국당은 9월 15일 국회에서 ‘추석 민심 보고대회(위선자 조국 사퇴촉구 결의대회)’를 가진 데 이어 광화문으로 이동, ‘위선자 조국 사퇴 국민서명운동 광화문 본부 출범식’을 가졌다. 서명운동본부는 국감 전인 9월 28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민심이 확연히 변하고 있다”며 “힘을 모아 위선자 조국을 끌어내리고 독선과 위선으로 가득 찬 문재인 정권을 타도하자”고 서명운동본부 설립 취지를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추석 전후로 서울역 등에서 했던 1인시위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국회(원내)에서는 정기국회, 특히 국정감사에 주력한다. 9월 2일 막을 올려 12월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정기국회는 추석 연휴 이후 대정부 질문,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중요한 현안이 많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는 ‘조국 파면 관철 및 헌정농단 저지를 위한 정기국회’로 만들겠다”며 “이번 국감은 ‘조국 국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조국 장관 해임건의안, 국정조사, 특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쓰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한국당이 원하는 ‘한국당과 황교안 중심의 보수 대통합’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 당의 황교안 당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보수 전체를, 우파 전체를 통합해서 이제 하나로 가자”며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재야 보수 세력 등을 모두 아울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해당 세력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황교안 대표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게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 결성을 제안했지만 손 대표는 이를 거절했다. 우리공화당 역시 한국당과의 통합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재야 보수인사들의 경우 보수통합에 대해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원죄가 있는 한국당이 통합의 주체가 돼서는 곤란하다” “특정 세력이나 인물 중심의 통합이 아닌, 빅텐트(big tent) 아래 모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