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덴마크 동물원 사자 공개 해부 논란.."재밌지만 역겨워"

Shawn Chase 2015. 10. 16. 13:34

"무자비한 행위" vs "동물의 삶 디즈니 채널 같지 않아"

 

연합뉴스 | 입력 2015.10.16. 11:04 | 수정 2015.10.16. 11:09

 

"무자비한 행위" vs "동물의 삶 디즈니 채널 같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덴마크의 한 동물원이 어린이들을 포함한 수백 명의 관람객 앞에서 '교육용'으로 사자를 공개 해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덴마크 오덴세 동물원이 지난 2월 안락사해 냉동보관하던 사자 3마리 중 9개월 된 수사자 한 마리를 어린이들이 낀 수백명의 관람객 앞에서 공개 해부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년은 "또 보고 싶지 않다"고 했으나 다른 한 소녀는 덴마크 공영방송 DR에 "재밌었으나 약간 역겨웠다"고 말했다.

오덴세 동물원은 지난 2월 사자 3마리가 성숙해가면서 수용 공간이 모자라고, 서로 교미해 번식할 우려가 있다며 도살해 냉동고에 보관해왔다.

공개 해부는 몸집이 크다는 이유로 수사자를 골라 혀를 잘라내는 것으로 출발했고, 곧바로 톡 쏘는 듯한 불쾌한 냄새가 번져 관람객들은 스카프로 코를 막았다.

농장에서 자라 동물의 생태에 익숙한 관람객 기테 요한슨(28)은 "아이들이 이런 장면을 본다는 건 놀라운 일이지만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동물원 페이스북에는 주로 비난이 쇄도했지만, 이따금 반박도 나왔다.

벨기에 브뤼셀의 한 동물보호 단체의 조안나 스와베는 "동물원에도 '윤리적 책임'이 있다"면서 "애초 번식을 막도록 피임약을 쓰거나 중성화 조처를 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무자비하다고 비난하는 글이 동물원 페이스북에 수십 개씩 올라오자 한 덴마크인은 "당신들은 도살장에 가본 적이 없느냐"며 "(동물의) 삶이라는 게 디즈니 채널 같지만은 않다"고 반박했다.

사실 동물의 공개 해부는 덴마크에서 흔한 일이다. 학생들의 방학 중인 이날 오덴세의 야외 박물관인 '푸넨 빌리지'도 어린이들이 보는 가운데 돼지 한 마리를 잡아 식용 가능한 부위를 설명하는 행사를 열었다.

코펜하겐 동물원도 지난 2월 어린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린 한 마리를 잡아 해체한 다음 사자들에게 먹이는 행사를 공개적으로 열었다가 국제적인 비난을 산 바 있다.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