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文대통령, 경제 부진 문책...정책 기조 바뀔지는 두고봐야

Shawn Chase 2019. 6. 21. 17:50



입력 2019.06.21 11:03 | 수정 2019.06.21 13:14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김수현 정책실장과 윤종원 경제수석을 전격 경질하고 후임 정책실장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경제수석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한 것은 경제 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데 대한 문책 인사란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 "경제성장률도 2분기부터는 회복될 것" 등 경제 낙관론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에서 올해 수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5% 내외’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6~2.7%인 성장률 전망치를 0.1~0.2%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자 지난 1년간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집행을 주도적으로 조율해온 청와대 경제사령탑 2명을 전격 경질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21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을, 경제수석에 이호승 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21일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에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을, 경제수석에 이호승 현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연합뉴스

실제로 윤종원 전 경제수석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정부가 취했던 긍정적 경제 전망과 달리 "연초 생각했던 것보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대외 여건에 따른 하방 위험이 장기화될 소지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경제계에선 "청와대가 사실상 경제 실패를 인정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야당은 윤 전 수석의 이런 평가를 근거로 현 정부를 향해 '경제 실정(失政)'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계 일각에선 '하반기 경제 위기설'까지 퍼지는 등 현 정권 경제 정책 기조에 대한 불신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청와대 경제투톱 교체 카드를 뽑아든 것은 실적 부진에 대한 문책과 함께 시장에 새로운 시그널을 주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을 때부터 호흡을 맞췄고, 2012년과 2017년 대선 캠프에서 정책을 입안한 김수현 전 실장을 교체한 것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현 정부 들어서는 탈원전, 부동산 대책, 소득주도성장 등 논란이 됐던 정책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다. 그런 김 전 실장 교체로 그가 지휘해온 정책 기조에도 수정이 따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이 임명된 것으로 볼 때 큰 틀의 정책 기조 변화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인사 발표 브리핑에서 김 실장에 대해 "김 실장은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아 경제분야 핵심 국정기조인 공정경제 구현에 크게 이바지해왔다"며 "기업과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 시대적 소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승 경제수석에 대해서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소득주도성장 ,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핵심 경제정책의 성과 창출을 가속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결국 현 정부 경제정책 기조의 세 축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틀은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세 가지 정책 축 중에서 가장 잡음이 적었던 '공정경제' 분야 책임자인 김 실장에게 지휘권을 맡겨 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1/201906210120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