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6.07 10:44 | 수정 2019.06.07 14:38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는 8일 소설가 이문열씨를 만난다. 이씨는 2004년 17대 총선 때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보수를 지향하면서도 "불건전한 보수의 유산을 떨어내야 한다"며 낡은 보수와 결별을 주장해왔다. 황 대표는 지난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혁신하지 않으면 역사의 주체세력이 될 수 없다"며 당 혁신을 다시 거론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이씨를 찾는 것이다.
황 대표는 8일 오전 8시 경기도 이천 설봉산 자락에 있는 이씨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을 직접 찾는다. 명목은 '차 한잔'이다. 이번 만남은 황 대표 측에서 제안해 이뤄졌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 작가는 보수 진영의 산림(山林) 같은 분 아니냐"며 "취임 100일을 넘긴 황 대표가 이 작가에게 새로운 무엇인가를 듣고 싶은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7일 통화에서 "황 대표가 이천을 지나는 길에 들러서 영감(이씨)이 죽었나 살았나 보러 오는 것 아니겠느냐. 큰 의미는 두지 말라"고 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을 때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새롭게 태어나 힘들게 자라라"고 했다. 썩은 보수의 환부(患部)를 도려내란 뜻이었다. 이씨는 "지금도 죽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황 대표에게 '이런저런 것 다 태워버리고 혼자서 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예언하기도, 무엇을 주문하기도 어려운 세상"이라며 "오히려 황 대표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ー내일 황교안 대표를 만난다고 들었다.
"지난 5일에 (황 대표 측에서) 연락을 받았다. 지나가는 길에 들러서 영감이 살았나 죽었나 보러 오는 것이니 이번 만남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러 오는 것이다. 내가 오래 전부터 한나라당 시절에 공천심사위원을 하면서 그 쪽에 아는 사람도 있고 해서 일정이 맞았다. 나도 내 스스로가 보수 우파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내 나이가 일흔둘이다. 많은 나이다."
ー황 대표에게 무슨 말을 해줄 건가.
"내가 뭘 하겠다고 나서기도 어설픈 나이이지만, 어른이 되어서 훈수를 놓기에도 어설픈 나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좋은 말을 해 주고 싶지만⋯. 지난 것에 대해서 나쁜 것은 복기해보고 반성해 보는 것도 좋을텐데. 반성을 하기에도 새로운 기획을 하기에도 좋은 자리도 아니다."
ー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보수야 죽어라, 그렇지 않으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벌써 2년째다. 그 기간 동안 (보수 진영에서) 치열하게 죽어야 함이 잘 드러났어야 하는데, 내가 보기에 오히려 죽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황 대표에게) '이런 저런 것 다 태워 버리고 혼자서 가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난감한 상황이라 오는 손님에게 차 한잔이나 대접할 수밖에."
ー황 대표는 그래도 듣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어떤 세상이 올지 예언하기도 어렵지만 주문하기도 곤란한 시대다. 참 좋은 이야기를 해 주고 싶고, 세상을 바꿀 그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은데 내가 그럴 자신이 없어서⋯. 오히려 내가 황 대표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정치판에) 들어가보니 어떻던지, 세상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지금 모든 것이 바쁘게 변하고 움직이 고 있기 때문에, 말이란 것이 실천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 의미가 있지."
ー황 대표는 어떤 고민이 있을까.
"(황 대표가) 지금 워낙 일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어서 어떤 것을 해야 할 지 판단 안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먼저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을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기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라고 먼저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씨는 7일 통화에서 "황 대표가 이천을 지나는 길에 들러서 영감(이씨)이 죽었나 살았나 보러 오는 것 아니겠느냐. 큰 의미는 두지 말라"고 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을 때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새롭게 태어나 힘들게 자라라"고 했다. 썩은 보수의 환부(患部)를 도려내란 뜻이었다. 이씨는 "지금도 죽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황 대표에게 '이런저런 것 다 태워버리고 혼자서 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예언하기도, 무엇을 주문하기도 어려운 세상"이라며 "오히려 황 대표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ー내일 황교안 대표를 만난다고 들었다.
"지난 5일에 (황 대표 측에서) 연락을 받았다. 지나가는 길에 들러서 영감이 살았나 죽었나 보러 오는 것이니 이번 만남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러 오는 것이다. 내가 오래 전부터 한나라당 시절에 공천심사위원을 하면서 그 쪽에 아는 사람도 있고 해서 일정이 맞았다. 나도 내 스스로가 보수 우파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내 나이가 일흔둘이다. 많은 나이다."
ー황 대표에게 무슨 말을 해줄 건가.
"내가 뭘 하겠다고 나서기도 어설픈 나이이지만, 어른이 되어서 훈수를 놓기에도 어설픈 나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좋은 말을 해 주고 싶지만⋯. 지난 것에 대해서 나쁜 것은 복기해보고 반성해 보는 것도 좋을텐데. 반성을 하기에도 새로운 기획을 하기에도 좋은 자리도 아니다."
ー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보수야 죽어라, 그렇지 않으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벌써 2년째다. 그 기간 동안 (보수 진영에서) 치열하게 죽어야 함이 잘 드러났어야 하는데, 내가 보기에 오히려 죽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황 대표에게) '이런 저런 것 다 태워 버리고 혼자서 가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난감한 상황이라 오는 손님에게 차 한잔이나 대접할 수밖에."
ー황 대표는 그래도 듣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어떤 세상이 올지 예언하기도 어렵지만 주문하기도 곤란한 시대다. 참 좋은 이야기를 해 주고 싶고, 세상을 바꿀 그런 이야기를 해 주고 싶은데 내가 그럴 자신이 없어서⋯. 오히려 내가 황 대표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정치판에) 들어가보니 어떻던지, 세상이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지금 모든 것이 바쁘게 변하고 움직이 고 있기 때문에, 말이란 것이 실천하는 사람이 하는 말이 의미가 있지."
ー황 대표는 어떤 고민이 있을까.
"(황 대표가) 지금 워낙 일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어서 어떤 것을 해야 할 지 판단 안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먼저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을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기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하라고 먼저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7/20190607009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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