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21 06:00
2~3년내 세계 파운드리 시장서 중국 영향력 세진다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기업인 SMIC가 내년부터 14나노 핀펫(Fin-Fet) 공정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입김이 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14나노 핀펫 공정을 도입을 본격화하고 해외의 고객사 유치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51,300원▼ 500 -0.97%)반도체 부문 출신의 양몽송(梁孟松) 전 부사장을 영입한 지 2년만에 14나노 공정 진입에 성공하는 셈이다.
- ▲ 중국 상하이의 푸둥에 위치한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 본사. SMIC 제공
14나노는 반도체 전자회로의 선폭(線幅)이 1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인 초미세 공정을 의미한다. '핀펫'은 칩 아키텍처를 평면(平面)이 아니라 3차원 형태로 구현해 마치 물고기 지느러미(fin)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14나노 핀펫을 적용한 제품은 소비 전력이 낮아지고 데이터 처리 능력이 빨라진다.
중국 최대의 파운드리 기업인 SMIC는 정부 차원의 막대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TSMC나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GF) 등 주요 파운드리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었다. 해당 기업들은 이미 2010년대 초반에 완성한 28나노 공정 기술도 아직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단순히 설비투자만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SMIC는 '맨파워(manpower)'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삼성전자의 14나노 핀펫 공정의 최대 공신인 양몽송 전 부사장이었다. 양 부사장 영입을 전후로 SMIC는 TSMC, UMC 등 대만 파운드리 기업의 핵심 엔지니어들을 잇달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14나노 양산을 시작할 경우 국내 기업들에도 적잖은 악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업계 미세 공정이 2014년 등장한 14나노 핀펫 이후 세대 전환 속도가 확연히 느려졌다. 삼성전자, TSMC 등이 10나노 공정을 본격화했지만 생산단가가 높기 때문에 IT업계 상당수 고객사는 여전히 14나노를 선호한다.
10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 진입의 필수 장비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SMIC는 최근 유일한 EUV 장비 생산 기업인 ASML과도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최첨단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과 관련해 전략물자 등을 명분으로 제약을 걸고 있지만, EUV 노광장비 등의 수출을 제한할만한 법적 근거가 없어서 현재로서는 중국이 EUV 장비를 확보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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