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삼성 두뇌 한자리에… 中업체 맞설 전략 세운다

Shawn Chase 2018. 6. 18. 19:05

박건형 기자



입력 : 2018.06.18 03:07

[22일 글로벌 전략회의 개최]
낸드플래시 신제품 하반기 양산, 경쟁사보다 1년 빠른 격차 유지

삼성전자가 오는 22일부터 '2018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에는 국내 경영진은 물론 전 세계 주요 법인장과 개발·영업·마케팅 부문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삼성전자의 반기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을 확정한다. 22일에는 반도체·부품 부문 회의가 화성 단지에서 열리고, 25일과 26일에는 수원 본사에서 스마트폰 부문과 TV·생활가전 부문 회의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번 회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황을 맞고 있는 반도체 경기가 내년부터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다, TV와 스마트폰 부문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TV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실적 하향 국면이 본격화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면서 "강도 높은 사업 재편 방안과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전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7나노 공정 고객사 확보에 사활

반도체 부문은 D램·낸드플래시 신제품 개발과 양산 일정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64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96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일본 도시바 등 경쟁사보다 1년가량 빠른 '초격차'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반독점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대응 방안도 모색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동결과 우선 공급 등을 요구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계와의 관계 개선책이 나올지에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주요 안건 정리 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생산 확대와 고객사 확보 전략도 핵심 안건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1위 업체 대만 TSMC를 넘어서기 위해 올 하반기 첨단 장비인 극자외선 장비(EUV)를 도입하고 세계 최초로 7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반도체 시험 생산에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이미 7나노 공정에서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업체 퀄컴을 고객사로 확보했지만 추가 고객 확보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상 화폐 채굴용 반도체,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등 제품군을 꾸준히 넓혀가며 다각도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현재 4위인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올해 2위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비서 '빅스비 2.0' 출격

스마트폰 부문은 8월 초 미국에서 공개할 갤럭시노트9의 하반기 판매 전략과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의 새 버전인 '빅스비 2.0'을 핵심 의제로 다룬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의 판매 부진으로 2분기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예년보다 한 달 가까이 빠르게 갤럭시노트9을 출시하면서 9월로 예정된 미국 애플의 신제품 출시에 앞서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또 화웨이·비보·샤오미 등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대항하기 위해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 고사양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빅스비 2.0은 갤럭시노트9과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아마존·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비해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는 AI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 인력을 대거 투입해 빅스비 2.0을 개발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외 협력사 수백 곳과 함께 빅스비 2.0 전용 콘텐츠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자동차 등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한 진정한 AI 비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OLED TV 대응책 모색

TV 부문은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TV에 대한 대응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QLED(양자점 발광 다이오드) TV로는 LG전자·소니·파나소닉에 이어 하이센스·TCL 등 중국 업체들까지 뛰어든 OLED TV 진영의 공세를 막아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TV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OLED, 마이크로LED, 차세대 QLED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미래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회의에서 김현석 사장 주재로 회사의 AI 미래 전략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프랑스 파리, 영국 케임브리지, 러시아 모스크바, 캐나다 토론토에 AI센터를 설립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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