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중국 내수 부진에 120년된 일본 해운사도 파산

Shawn Chase 2015. 9. 30. 14:24

김정윤 기자

 

입력 : 2015.09.30 11:23 | 수정 : 2015.09.30 14:03

 일본의 중견 해운 업체 다이이치추오 키센 카이샤의 일본 도쿄 본사 건물/블룸버그제공
일본의 중견 해운 업체 다이이치추오 키센 카이샤의 일본 도쿄 본사 건물/블룸버그제공

일본의 중견 해운 업체인 다이이치추오 키센 카이샤가 29일 도쿄와 뉴욕에서 파산보호신청을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글로벌 해운 업체가 파산보호 신청을 한 것은 이달 들어 두번째다. 지난 15일 영국의 건화물 운송 업체인 글로벌해양투자(Global Maritime Investments)는 뉴욕에서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120년 역사의 다이이치추오는 유조선 및 자동차 운반선까지 운용하는 일본의 대형 해운업체들과 달리 석탄과 철광석 등의 벌크화물 운송에만 전념했다.

다이이치추오는 2000년대 초반 중국의 원자재 시장이 호황이었을 당시 사업을 확장했다. 고이데 사부로 전 사장은 다이이치추오의 보유 선박을 2008년 162척에서 2011는 232척으로 늘렸다. 야쿠시지 마사카즈 다이이치추오 사장은 29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운행 선박 수를 늘린 것이 역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원자재 시장의 불황과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운송 수요는 급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상 운송 수요가 감소하자 그동안 원자재 시장의 성장으로 급증한 선박들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운임을 내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이이치추오는 2011년부터 4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이이치추오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최근 몇 년 간 유럽의 재정문제와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로 인해 해운업 시장은 전례없는 장기 불황을 겪었다”며 “그 여파로 다이이치추오의 실적이 악화됐다”고 전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8일 중국 경기 둔화는 생산설비 과잉과 수요 감소로 고전 중인 전 세계 해운회사들에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이치추오의 부채 규모는 1764억엔(약 1조7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쿠시지 사장은 “다이이치추오가 다시 자립할 수 있게 되면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이치추오의 파산 보호가 승인될 경우 다이이치추오는 부채를 조정하고 사업을 회생하는 동안 모든 소송과 채권자의 간섭으로부터 보호 받게된다.

도쿄증권거래소는 29일 다이이치추오가 10월 30일 증시로부터 상장 폐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주식 거래는 29일 중단됐다. 다이이치추오의 최대주주(지분 16% 보유)인 해운업체 미쓰이 OSK 라인스의 주가는 이날 8% 하락했다. 30일 오전 11시 기준 미쓰이 OSK 라인스의 주가는 1.04% 하락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