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고속철

中,日 제치고 인니 고속철 사업 수주 성공" 본격적 국제화 시대…

Shawn Chase 2015. 9. 30. 14:20

"日 "이해하기 어렵다" 매우 유감


강영수 기자

입력 : 2015.09.30 12:08 | 수정 : 2015.09.30 12:12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수주에 성공했다.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으로 급성장해 온 중국산 고속철도가 본격적인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일본을 찾은 소피안 잘릴 국가개발계획장관은 29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고속철도 건설 계획에 대해 “중국의 제안을 환영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은 그동안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반둥 간 150㎞ 고속철도 사업 수주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해 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초만 해도 더이상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고속철도 구간이 충분히 길지 않을뿐더러 재정적 부담과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재정 부담과 채무 보증 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새로운 제안을 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중국과 맞대결을 펼치던 일본의 신칸센 방식은 결국 융자 조건이 맞지 않아 수주에 실패했다

스가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고,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교도통신은 “인프라 수출을 성장 전략의 기둥으로 삼고 있는 아베 정권으로서는 큰 타격”이라며 “세계 각지의 인프라 개발에서 경쟁하는 중국에 핵심 안건을 빼앗긴 형태”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톈진 고속철도를 처음 개통했지만 이후 경이로울 정도의 발전 속도를 보이며 세계 철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미 터키에 고속철도 차량을 수출했고 지난 6월엔 러시아의 첫 고속철도인 모스크바~카잔 고속철도 사업을 따냈다.

특히 최근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라스베이거스 간 370㎞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미국 기업과 합자기업을 설립했다.

지난해 고속철을 포함한 중국의 철도 차량 수출액은 267억7000만 위안(약 5조원). 해외 시장이 80여개국에 이른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고속철도의 경쟁력은 우선 유럽이나 미국의 3분의 2 수준인 저렴한 건설 비용과 짧은 공기(工期)에서 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술력의 상징인 최고 속도에서도 지난해 시속 605㎞ 시험 운행에 성공해 세계 최고 기록을 깼다. 그동안 세계 1위는 프랑스가 2007년에 세운 574.8㎞였다.

하지만 중국의 고속철 기술이 아직 해외에서 충분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멕시코에서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으나 멕시코 정부가 사업을 돌연 사업 취소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北·中 국경까지 고속철 잇단 완공… 한반도 코앞까지 온 '一帶一路'

  •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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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9.23 01:56

    [中, 지난달 선양~단둥 이어 20일 창춘~훈춘 고속철 개통]

    창춘~훈춘 고속철 - 北·中·러 경협 촉진 시킬듯
    선양~단둥 고속철 - 통일 땐 서울연결 가능성

    중국 소식통 "미래 대비하며 北의 뒷마당 정돈하는 중"

    중국이 북한으로 통하는 양대 거점인 랴오닝성 단둥과 지린성 훈춘까지 모두 고속철도로 연결하는 작업을 마쳤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외 확장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가 한반도 코앞까지 다가온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달 말 랴오닝성 선양~단둥을 잇는 고속철을 완공한 데 이어 20일에는 지린성 창춘~훈춘을 연결하는 고속철을 개통했다. 북·중 압록강 국경인 단둥과 두만강 국경인 훈춘이 중국횡단철도(TCR)와 고속철로 이어진 것이다. 선양~단둥 고속철은 207㎞ 구간을 시속 200㎞로 달린다. 3시간 30분 걸리던 여행 시간을 1시간 10분으로 단축했다. 창춘~훈춘 노선은 360㎞에 달하며 옌볜 조선족자치주의 주요 도시를 거쳐 간다. 지린성 중심도시인 창춘과 북·중·러가 만나는 훈춘을 '3시간 생활권'으로 만들었다. 특히 백두산을 거치기 때문에 관광 철도로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신화망은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속철"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지도

     

    창춘~훈춘 고속철은 북·중·러의 경제 협력을 촉진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훈춘은 북한 나선과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3국 경제 협력 벨트의 꼭짓점에 해당하는 곳이다. 중국은 두만강 하구를 통해 우리의 동해로 나가는 출해권(出海權)을 얻는 것이 숙원 사업이다. 중국 지린성과 북한이 지난 6월 훈춘~나선~상하이를 연결하는 '컨테이너 정기선' 출항식을 개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 대북 소식통은 "중국이 나선항을 통해 상하이 등으로 활발하게 석탄을 운송하고 있다"며 "나선항과 연결된 중국 항구가 6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린성은 북한·러시아와 함께 훈춘 인근 두만강 삼각주 일대에 무(無)비자로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국경 없는 국제관광구'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훈춘 고속철은 북·중·러 삼국 협력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단둥까지 뚫린 중국 고속철은 한반도에 평화가 무르익거나 통일이 되면 평양을 거쳐 서울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신의주~평양~서울은 한반도의 인구 밀집 구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둥은 북·중 교역의 70% 이상이 이뤄지는 곳이다. 중국은 북한과 경제 협력을 활성화해 냉각된 북·중 관계를 풀어보려고 한다. 랴오닝성이 오는 10월 단둥에 북한 주민이 하루 최대 8000위안(약 150만원)까지 무(無)관세로 중국 제품을 살 수 있는 무역구를 만들려는 것도 대북 당근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북·중 관계는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 및 핵실험을 시사하면서 더욱 꼬이는 양상이다. 그러나 중국은 고속철과 신(新)압록강대교를 잇달아 완공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동북 3성(라오닝·지린·헤이룽장)은 중국에서 경제가 가장 낙후한 지역이다. 지난 7월 시진핑 주석이 옌볜 조선족자치주 등 동북 3성을 순시한 것도 경제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선양의 소식통은 "중국은 동북 3성의 철도·도로 등을 현대화하며 북한 뒷마당을 정돈하고 있다"며 "시 주석이 밀어붙이는 일대일로가 블랙홀처럼 한반도에 다가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