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대형 선박 주문 94척 더 나온다…해운업계 발주 경쟁 본격화

Shawn Chase 2018. 5. 3. 17:31

조지원 기자



입력 : 2018.05.03 14:03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쏟아지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 (5,820원▼ 280 -4.59%)등 글로벌 선사들의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 초대형 선박 발주 행진이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이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만150TEU급 컨테이너선 MOL TRIUMPH 호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2만150TEU급 컨테이너선 MOL TRIUMPH 호 /삼성중공업 제공

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작년 하반기부터 초대형선박 발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4~5년 안에 초대형 선박 138척이 인도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초대형 선박 44척이 발주된데 이어 앞으로 94척이 추가 발주될 것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선사들은 2016년 해상 운임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초대형 선박 발주 계획을 접거나 연기했다. 이후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공급량 조절이 이루어지면서 시황은 차츰 개선됐고, 글로벌 선사들은 초대형 선박 발주를 재개했다.

2017년 하반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발주된 선박은 2만TEU 이상 26척, 2만TEU 미만 18척 등 44척이다. 프랑스 선사 CMA·CGM은 작년 2만2000TEU 9척을 발주했고, 중국 선사 COSCO도 2만1000TEU 6척과 1만3500TEU 8척을 자국 조선소에 발주했다. 스위스 선사 MSC는 삼성중공업 (7,300원▼ 60 -0.82%), 대우조선해양 (24,400원▲ 200 0.83%)에 2만2000TEU 11척을 발주했다. 세계 1위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현대중공업 (119,500원▼ 500 -0.42%)에 1만5000TEU 선박 2척에 대한 옵션을 행사했다. 대만 선사 에버그린은 1만1000TEU 8척을 삼성중공업에 발주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 신조 선박 발주를 준비 중이다. 중국 COSCO는 2만TEU 이상 11척, 1만3800~1만4500TEU 9척 등 20척을 추가 발주하기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최대 원양선사가 된 현대상선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2만2000TEU 이상 12척, 1만4000TEU 8척 등 20척 발주를 위해 국내 대형 조선 3사에 제안요청서를 발송한 상태다. 지난 4월 출범한 일본 컨테이너 선사 통합법인인 ‘ONE’도 2만TEU 6척 발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MI는 초대형 선박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글로벌 선사들이 경쟁 선사 대비 부족한 선형 확보를 위해 추가 발주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하팍로이드는 1만8000TEU 이상 선박이 6척에 불과하다. 대만 에버그린과 양밍해운은 1만8000TEU가 넘는 선박이 1척도 없다. KMI는 하팍로이드, 에버그린, 양밍해운이 각각 10척 이상 초대형 선박 발주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전형진 KMI 해운산업연구실장은 “하팍로이드, 에버그린, 양밍해운 등 선사들이 규모별로 몇 척을 발주할지 추정하기 쉽지 않지만 최소 10척 이상 초대형 선박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10척 이상 발주한다고 봤을 때 2만TEU 이상 30척, 1만~1만3000TEU인 뉴파나막스급 선박 10척 등 30척 추가 발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해운업계에서는 글로벌 선사들의 초대형 선박 발주 경쟁이 시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소렌 스코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국가에서 국제 해상운송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자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각국 정부 보조금이 신조 발주로 이어지고, 이것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 실장은 “내년까지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은 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개선으로 서서히 운임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130척이 넘는 초대형 선박 인도가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다시 시황침체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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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3/2018050301678.html?right_ju#csidxc1715d81e4873cdabec62e111f94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