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박 수주 온기, 중견 조선업체로 확산

Shawn Chase 2017. 7. 5. 00:19

전재호 기자


입력 : 2017.07.02 09:45

성동조선, 이르면 이번주 RG 발급 19개월 만에 첫 수주 눈앞
STX조선도 지난달 4척 수주…産銀 행장 “조선업 전망 긍정적"

올해 들어 삼성중공업 (12,450원▼ 250 -1.97%), 현대중공업 (174,000원▼ 1,000 -0.57%),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성동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업체도 선수금 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을 받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 업체 중심으로 형성됐던 회복세가 중견 업체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등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은 이르면 이번 주에 성동조선해양이 5월 중순 그리스 선주 키클라데스로부터 수주한 11만5000 DWT(Deadweight Tonnage·배에 적재할 수 있는 화물의 최대 톤수)급 원유 운반선 7척(옵션 2척 포함)에 대해 RG를 발급할 예정이다. RG는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때 발주처에 넘기지 못할 경우 조선소가 선주로부터 미리 받은 돈을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서다. 금융회사의 RG가 없으면 조선업체는 선박을 수주할 수 없다.

 성동조선해양이 키클라데스로부터 수주해 작년에 인도한 선박./성동조선해양 제공
성동조선해양이 키클라데스로부터 수주해 작년에 인도한 선박./성동조선해양 제공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은 그동안 RG 발급을 꺼려왔으나 성동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회사 경영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확약서를 채권단에 제출하자 수주 가이드라인을 완화해 RG 발급을 검토 중이다. 채권단은 수주 가격이 건조 원가보다 높아야 RG를 발급하는데, 기준을 완화해 건조 원가에서 감가상각비를 빼기로 한 것이다. 원가에서 감가상각비를 빼면 건조 원가가 2~3% 정도 낮아지는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추산된다.

채권단이 RG를 발행하면 성동조선해양은 2015년 12월 이후 19개월만에 처음으로 신규 선박을 수주하게 된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노조가 수주를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동의했다”며 “노사 간 쟁점이 됐던 간접비를 줄이는 방안은 앞으로 회사와 노조가 함께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6월 중순에는 STX조선해양이 4월에 수주한 유조선 4척(옵션 1척 포함)에 대해 산업은행으로부터 RG를 발급받았다. STX조선해양이 신규 수주에 성공한 것도 201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대형 조선업체에 대해서만 RG를 발급해 왔다. 중견 및 중소형 조선소의 저가 수주를 우려한데 따른 것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국책·시중은행이 올해 들어 4월까지 조선업체에 신규 발행한 RG는 1조4200억원이지만, 중견·소형 업체에 발급한 금액은 141억원으로 1%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빅3’ 조선업체에 발급된 것이다.

업계는 선박 발주가 늘면 중견, 중소업체의 수주 물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전 세계 누적 발주량은 653만 CGT(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무게 단위)로 작년 같은 기간 588만 CGT보다 11% 늘었다. 척수 기준으로는 작년 237척, 올해 238척이다.

조선업을 바라보는 채권단의 시각도 다소 개선됐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 진해가 지역구인 김성한 자유한국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작년이나 올해 상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조선 경기 전반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선주들 사이에선 RG 발급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이번에 RG가 발급되면 이런 우려가 다소 해소될 것 같다”며 “추가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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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02/2017070200289.html#csidx17dfe118a52e361a7e1bbc4d132bfb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