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이 세계 최강자의 지위로 복귀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연간 선박 수주량 순위에서 중국에 밀려 2인자에 머물렀다. 국내에서도 조선업은 '사양 산업'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수주 실적이 연말까지 계속되면 한국은 8년 만에 중국을 꺾고 한해 기준 세계 1위 자리로 복귀하게 된다.
12일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가별 누적 수주량은 한국이 410만CGT(87척)에 달했다. 수주 점유율은 41%다. 중국은 수주량 359만CGT(157척), 점유율 36%로 2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113만CGT(36척)에 점유율 11%에 그쳤다.
여기에 한국 조선사들은 중국보다 기존에 수주해 둔 선박 건조 물량(수주 잔량)이 적었던 점도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게 된 배경이 됐다.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올해 5월 말 기준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이 2822만CGT(점유율 38%)에 달하고, 한국은 1696만CGT(22.5%)였다.
이런 흐름에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는 모두 목표 수주량을 순조롭게 달성하고 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이미 조선업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고, 중국도 낮은 인건비를 더는 핵심 경쟁력으로 삼기 힘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기술 우위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최근 수주 상황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감은 늘어도 국내 조선사 간 과열 경쟁으로 적정한 마진을 얻지 못하면 수익성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등이 국내 대형 조선소를 '빅3'에서 '빅2'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수주 환경이 조선사들이 정상적인 이익을 낼 수 있을 만큼 회복된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불황기라고 생산 능력을 너무 줄여버리면 호황이 왔을 때 일감을 가져올 수 있는 역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생산 능력을 너무 줄이는 덴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일본은 0척, 韓조선 15척 수주···中 꺾고 세계1위 복귀?
'조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기술, 중국 반년차로 따라잡았다 (0) | 2018.06.15 |
---|---|
돌연 터진 '선박수주 잭팟' 일회성 아닐듯 (0) | 2018.06.14 |
초대형 선박 주문 94척 더 나온다…해운업계 발주 경쟁 본격화 (0) | 2018.05.03 |
대우조선해양, 국내 최초 수출 잠수함 건조 성공 (0) | 2017.08.02 |
선박 수주 온기, 중견 조선업체로 확산 (0) | 2017.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