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Why] "프랑스에서도 쿡방 열풍… 요샌 佛 여성들도 TV 통해 요리 배워"

Shawn Chase 2015. 9. 20. 15:35

곽아람 기자

입력 : 2015.09.19 03:00

佛 저명 '요리선생' 에릭 레오테 첫 방한 "지중해·아시아 문화 섞인 요리 즐겨 해"

"프랑스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쿡방 열풍'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맞벌이에, 다들 바쁘게 생활하기 때문에 쉽게 뚝딱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필요로 하죠. 쉬운 요리를 가르쳐주는 TV 프로그램이 유행입니다. 프랑스 여성들은 예전에는 할머니로부터 요리를 배웠지요. 요즘은 요리를 못 하는 여성들도 많아요. TV를 통해 요리를 배웁니다."

佛 저명 '요리선생' 에릭 레오테 첫 방한
지난 9일 서울 한남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에릭 레오테 에콜 르노트르 교장이 생강, 식초, 오이가 들어간 토마토 가스파초를 만들고 있다. / 성형주 기자
프랑스의 유명 '요리 선생' 에릭 레오테(52) 프랑스 에콜 르노트르 교장은 "나도 방송에서 제철 재료를 이용해 간단하고 빠른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을 선보인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잘 알려진 '스타 셰프'다. 프랑스 국영방송인 프랑스 2TV와 요리 전문 채널인 퀴진느 TV의 요리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출연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한남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레오테를 만났다. 에콜 르노트르는 프랑스 3대 요리 학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60명 정도의 학생을 받아 전문가, 아마추어, 컨설팅 과정으로 나눠 가르친다. 레오테는 1989년 처음 에콜 르노트르에서 수업을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교장을 맡고 있다. 그는 9일 SPC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고객들에게 요리를 선보이는 행사를 위해 방한했다.

그는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다.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은 식사할 때뿐이었다. 소년 레오테는 어머니가 차려주는 음식을 맛보며 미각(味覺)으로 가족의 따스함을 느꼈다. 14세가 되자 그는 파리의 요리 학교에 들어가 '요리 인생'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의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열풍이 프랑스에서도 불고 있을까? 레오테는 고개를 저었다. "프랑스에서는 아직도 셰프는 남자지만 집에서는 여성이 요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요. 알제리, 모로코, 아시아 등에서는 집에서 요리하는 남자들이 인기라고 합니다."

요리사로서 그의 주종목은 어류와 갑각류다. 지중해와 아시아의 문화가 섞인 요리를 즐겨 한다. 그는 "많이 익히지 않은 생선을 좋아한다. 회 포를 뜨듯이 생선을 장만하는 것도 즐긴다"고 했다.

요리 철학은 '쉬운 요리'다. "좋은 음식이란 제철 재료를 선택하고, 요리사 자신이 자기가 뭘 만들고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한 요리입니다. 맛은 당연히 좋아야겠지만 먹는 사람에게 난해하게 느껴져서도 안 됩니다. 한 접시에 8~10가지 재료를 사용해 쉽게 만들고, 부드러운 것, 바삭한 것, 뜨겁고 찬 것이 조화를 이루어 맛과 식감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불고기와 김치. 레오테는 "2년 전에 김치를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있다. 다양한 맛이 느껴지는 요리였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