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석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7/2017112700353.html
입력 : 2017.11.27 03:14
[中경제보복 이겨낸 대만… 이민석 기자 타이베이 르포]
中손님 20% 줄어 호텔 등 휘청… 한때는 차이잉원 정부 비판 고조
태국 관광객 등 2배로 뛰며 안정, 대만기업 공장도 中서 타국 옮겨
◇ '다변화'로 中 보복 극복
대만 관광업계는 2년 전부터 최근까지 중국발(發) 경제 보복으로 몸살을 앓았다. 2015년 6월 집권한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지난해 5월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 합의)을 공식 인정하라는 중국의 요구를 거부하자 중국 정부가 대만을 찾는 단체 관광객들을 통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문제 삼으며 한국행 관광객을 통제한 것과 판박이다.
그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은 매달 20~30%씩 감소하기 시작했고, 대만 현지 호텔과 식당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한 해 대만을 방문한 중국인은 351만명으로 2015년보다 16%가 줄었다. 올해도 224만명(1~10월)으로 작년에 비해 27.4% 감소했다. 지난해 9월엔 관광업계 종사자 2만명이 총통부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중국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는 뜻의 '루커부라이'(陸客不來)라는 말이 차이잉원 정부를 비판하는 단골 표현이 될 정도였다.
◇"동남아로 '중국 리스크' 분산"
하지만 잠시 휘청이는 듯했던 대만의 관광산업은 빠르게 중국의 경제 보복을 극복했다. 대만 정부가 중국 관광객 수 급감에 대응해 동남아 국가 등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다변화 정책'으로 '중국 리스크'를 분산시켰기 때문이다. 대만은 동남아 관광의 '큰 시장'인 일본을 비롯해 한국·베트남·태국 등의 현지 여행사와 합작해 맞춤형 개발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 결과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시작된 지 1년 만인 지난해 대만은 외국인 관광객 1069만명을 불러들여 전년보다 2.4% 늘어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지난 10월 기준으로 861만명이 대만을 찾아 작년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 특히 태국·베트남·필리핀 관광객 수는 모두 2년 전보다 20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관광업계의 '다변화' 정책은 차이 총통이 취임사에서 제시한 '신남향정책(新南向政策)'의 일환이다.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확대해 대만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미 나이키·아디다스 등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유명한 대만 푸첸그룹이 생산 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겼다. 또 올해 4월 '할랄(Halal)센터'를 타이베이시 중심에 설립하고 대만 내 400여 개의 음식·화장품 회사들의 동남아 진출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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