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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리커창, 50분간 회담…“한중 관계, 추운 겨울 지나고 봄”

Shawn Chase 2017. 11. 14. 01:09

마닐라=문병기 기자입력 2017-11-14 00:02수정 2017-11-14 00:16



“꽃이 한 송이만 핀 것은 아직 봄이 아니다. 온갖 꽃이 함께 피어야 진정한 봄이다.”(문재인 대통령) 

“봄이 오면 강물이 먼저 따뜻해지고 강물에 있는 오리가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이 있다.”(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같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이 양국 경제·문화 교류 관계를 조속히 전면적으로 정상화하자고 촉구한 데 대해 리 총리는 관계 정상화을 위한 한국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 총리와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20분가량 넘긴 50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구보 진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 있듯이 그간 아쉬움을 기회로 전환시키자”고 했다. 또 중국 ‘고금현문’의 ‘일화독방불시춘 백화제방춘만원(一花獨放不是春 百花齊放春滿園)’을 인용했다. 시 주석이 2014년 방한 전에 한중 관계를 강조하며 인용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이 각양각색의 꽃을 활짝 피우면서 양국 국민이 한중 관계가 진정한 봄을 맞이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던 리 총리는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며 ‘춘강수난압선지(春江水暖鴨先知)’라는 중국 시인 소동파의 시구로 맞받아쳤다. 오리가 따뜻한 봄을 체감하려면 강물이 먼저 따뜻해져야 한다는 말로 한중 관계 정상화를 위해선 한국의 지속적이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 리 총리는 “예민한 문제를 단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적극적인 진전이 이뤄졌다”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합의를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중국 내 한국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 보조금 제외와 반덤핑 수입규제 제외 등 사드 보복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중국의 보복 조치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배터리 보조금 문제는 7월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문 대통령이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피해를 묻자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언급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또 미세먼지에 대한 양국 공동대응과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발전과 양국 금융협력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제안했다. 

이에 리 총리는 “중한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추운 겨울이 지나고 훨씬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사드 보복 철회 요청에 대해선 “배터리 문제와 금융문제 등은 배석자 중에 책임자가 있으니 앞으로 계속 협의하자. 실질적 논의 전망은 밝다”고 했다. 현안 해결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는 않은 셈이다. 미세먼지 대응에 대해선 “양국이 과학적으로 이 문제를 봐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북핵 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있는)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대화 재개 여건을 조성하는 등 국면 전환을 위한 창의적 해법을 마련키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감행하지 않도록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고 한국이 불필요한 군사적 압박을 자제하는 등 한중이 공조해 적극적으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추진하자는 것. 특히 ‘창의적인 해법’ 마련에 합의한 것도 주목을 끌었다. 중국이 북한의 추가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을 제시하는 반면 미국이 북한의 핵폐기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이 대화 국면 전환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함께 마련해보자는 것. 또 미국이 6자 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한중이 북핵 해결을 위한 새로운 협의틀을 마련하는 방안 역시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날 바둑을 공통관심사로 환담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먼저 “리 총리가 바둑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다. 특히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11일 노영민 주중대사와 중국의 창하오(常昊) 9단과 팀을 이루고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와 이창호 9단이 팀을 이뤄 치른 대국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마닐라=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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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Main/3/all/20171114/87246396/1#csidx84b217952076630beb8ae633d227366


文대통령, 사드보복 전면 철회 요청…리커창 “새 지평 열릴것”

뉴스1입력 2017-11-13 23:49수정 2017-11-14 00:01



문재인(왼쪽 두번째) 대통령이 13일 오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 필리핀문화센터에서 열린 제31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각국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 News1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는 13일(현지시간) 회담을 갖고 한중간의 실질적인 협력방안과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날 오후 7시48분부터 50여분간 마닐라 시내의 소피텔 호텔에서 첫 회담을 갖고 “10월31일 한중관계 개선 발표와 베트남에서의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정상회담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양국 간 각종 교류 협력이 조속히 정상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침체됐던 한중 관계로 인해 한국의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점을 환기시킨 뒤 우리 기업들의 애로가 해소되고 양국 간 경제·문화·관광 교류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리 총리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양국 기업들의 애로해소와 투자활성화를 위한 양국 간 경제 분야 고위급 협의체 신속 재개와 중국내 우리기업이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제외 철회,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수입규제 철회 등을 요청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측의 사드 보복조치들에 대한 전면적인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에 개설된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발전과 양국 금융협력 분야의 속도감 있는 추진은 물론 미세먼지에 대한 양국 공동대응 등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중한 관계의 발전에 따라 일부 구체적이고 예민한 문제들을 피하긴 어렵지만, 중한 간의 실질협력 전망은 아주 밝다”며 “중한 양국은 상호보완성이 강해 중한 관계의 미래는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또 “중한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추운 겨울이 지나고 훨씬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게 됐다”면서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문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 전기차 배터리 문제에 대해선 “중국 소비자의 관심과 안전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수입규제에 대해선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선 “양국이 과학적으로 이 문제를 봐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한다.

이 핵심관계자는 중국측의 사드 언급 여부에 대해 “물론 거론됐지만, 사드 자체가 거론된 게 아니라 우여곡절이라는 측면에서 ‘예전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고 상기가 됐다. 사드 자체를 논의한 게 아니라 앞으로 관계를 풀어나가는데 그 전에 있었던 일이 이런 문제가 있었고, 이렇게 풀자는 차원”이라며 “중국이 무엇을 촉구하거나 이런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중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 및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양측은 무엇보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대화 재개 여건을 조성하는 등 국면 전환을 위한 창의적 해법을 마련키 위해 노력키로 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다만, 국면 전환을 위한 창의적 해법에 대해선 구체적인 대화가 오가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닐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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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Main/3/all/20171113/87246285/1#csidx7bb624754bc26679070e7d996ef859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