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호섭 입력 2017.10.13. 15:44
잔 잡고 마시는데 불과 2~3초..단시간 내 체온 영향 못 미쳐
코르크 마개 공기 통한다면 산소 접촉하며 향 변질될것
와인을 어렵게 생각하게 되면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내용도 마치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와인잔을 잡고 마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3초"라며 "이 짧은 시간 37도에 불과한 체온이 와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사람들은 와인잔의 윗부분을 잡고 마시는 것이 보통"이라며 "와인잔은 마음대로 잡아도 된다"고 말했다.
와인을 마시기 전에 코르크 마개를 미리 개봉해 놓고 기다리면 맛이 더 좋아진다는 말도 있다. 공기와 와인이 만나 '숨을 쉰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김 회장은 "30분이나 한 시간 사이의 짧은 접촉으로 어떤 화학 반응이 일어나겠는가"라며 "다만 나쁜 향을 날려보내는 효과는 조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와인을 실온에 꺼내두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쓰고 떫은 맛이 덜 느껴지게 되고 이것이 와인의 맛을 부드럽게 만든다. 공기와의 접촉이 아닌 온도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와인을 밀봉하는 코르크 마개 역시 '숨을 쉰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세한 구멍이 많은 코르크마개는 물이나 공기 등이 통과하기 힘든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코르크 마개가 숨을 쉰다면 어떻게 될까. 김 회장은 "요즘은 와인병을 코르크 마개로 밀봉하기 전에 와인과 공기의 접촉을 막기 위해 병의 빈 공간을 탄산가스로 채울 정도"라며 "코르크 마개가 정말 숨을 쉰다면 와인은 산소와 접촉하면서 맛과 향이 변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와인을 즐기라"고 이야기한다. 와인에 대해서 아는 척하는 사람들은 색깔을 보고, 향을 맡고 혀를 굴리는 등 까다롭게 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꼭 와인잔의 밑부분을 잡으며 '체온' 운운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사람들이 와인을 마시는 것과 평가하는 일을 혼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와인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많은 만큼 과학적 사실과 소문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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