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입력 2017-08-23 14:06:00 수정 2017-08-23 14:07:40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 속에서도 중국인 개별관광객(FIT)의 제주 방문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FIT시장을 견인할 수용태세 구축은 미흡하다.
제주 관광당국은 저가 단체관광객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개별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렇다 할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 씀씀이 큰 FIT 매월 증가 추세
23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금한령이 내려진 3월 이후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월 한 달 간 2만8988명으로, 전년 동기(24만4440명) 대비 88.1%나 떨어졌다.
전년 대비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5월 3만1382명에서 6월 3만3184명으로 소폭 증가한데 이어 7월에는 4만3515명으로 전월 대비 1만여 명이나 늘었다.
이들 중 국제선 항공기를 이용해 제주에 온 중국인은 4월 1만6472명, 5월 1만8129명, 6월 1만8852명, 7월 2만9719명으로, 제주만을 목적으로 오는 관광객들도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 관광 상품 판매가 중단되면서 사실상 단체관광객이 전무하다는 점을 놓고 봤을 때 이들은 모두 개별관광객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공항에서 만난 한 택시운전사는 “예전에는 전세버스를 타고 여행하는 중국인들이 많았는데 요새 들어 개별로 와서 택시를 타고 다니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FIT는 쇼핑 위주의 단체관광객과 달리 도내 숙박업체, 음식점, 관광지 등 곳곳을 돌아보기 때문에 관광 수익을 특정 업체에만 쏟지 않고 제주 전반에 고루 퍼질 수 있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2016년 제주도가 분석한 소비패턴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FIT는 1인당 소비액이 132만7000원으로 제주를 방문한 다른 관광객(중국인 단체 100만5000원, 내국인 FIT 59만6000원, 내국인 단체 25만4000원)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에 도내 관광업계의 기대가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인 FIT를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없고 이들이 제대로 된 제주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 구축 역시 미흡한 게 현실이다.
◇ FIT ‘정보·서비스 부족’ 호소…실효성 있는 전략 필요
중국 온라인 마케팅 및 콘텐츠 제작업체인 공유한국 오선미 대표는 “중국인 개별관광객들은 온라인 검색을 하고 여행을 오는데 제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간데 또 가는 식”이라며 “실질적으로 정보를 얻기가 힘들다면서 위챗(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으로 문의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 관광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 뒤 자체 중국 온라인 사이트 채널을 통해 올리고 있다는 오 대표는 “제주 관련 게시물은 특히 반응이 좋다. 올리기만 하면 조회수가 3만을 넘는다”며 “유명 관광지를 이미지 위주로 홍보하기보단 스토리나 테마를 갖고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한적인 정보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는 오 대표뿐만이 아니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24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차이나제주투어 관계자는 “중국 사람들이 제주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개인이 콘텐츠를 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관광지뿐 아니라 문화나 축제에 대해서도 얘기해주면 좋은데 관광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주도 차원에서도 SNS 활동에 나섰지만 적극적인 활용을 하고 있지 못한 채 보여주기식 틀만 갖췄다”며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활성화된 채널을 활용해 재밌는 콘텐츠를 알리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환전 없이 결제를 할 수 있도록 ‘글로벌 모바일 결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티엔디엔의 이민석 대표는 정보 확대를 위해서는 중국의 검색플랫폼과의 전략적인 제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대표는 또 FIT가 편리하게 제주를 여행하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가 부족한 점도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기존에 워낙 단체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까 자유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 구축이 미흡한 게 사실”이라며 “해외 FIT는 휴대폰으로 검색을 하면서 여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명색이 국제공항에 에그(이동 중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 대여점도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 전역을 와이파이 존으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이동하면서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 휴대폰을 마음껏 써야 소비가 늘 것”이라면서 “에그를 켜고 사용자 인증을 받으면 관광객 분석도 할 수 있고 관광업체 정보가 휴대폰에 뜨도록 하면 홍보 효과도 저절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수용태세 지적에 대해 제주도는 “개별관광객들을 위해 관광 안내 및 불편사항에 대한 원스톱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지난 7월31일부터 제주관광정보센터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FIT시장을 견인할만한 정책은 아니어서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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