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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폰 무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애플·삼성도 5·6위로 밀어냈다

Shawn Chase 2017. 7. 28. 00:53

이다비 기자


입력 : 2017.07.27 06:40

올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 점유율이 약 90%에 육박하며, 자국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2위인 애플과 삼성전자도 ‘외산폰 무덤’이 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밀려 각각 5·6위를 기록했다.

27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분기 중국 시장에 출시된 스마트폰 중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전체 시장의 87%를 차지했다. 특히 화웨이와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상위 4개 업체가 전체의 6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시장 규모 1위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국 스마트폰 업체가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만큼 외국 스마트폰 업체에는 더이상 ‘기회의 땅’이 되진 못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 ‘외산폰 무덤’된 중국 시장...1~4위 싹쓸이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애플도 중국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각 6위, 5위를 기록하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화웨이와 오포, 비보, 샤오미가 나란히 1~4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2014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샤오미는 이후 꾸준히 추락했지만, 올 2분기 스마트폰 2300여만대를 판매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며 4위로 올랐다.

제임스 얜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앞지르고 있다”며 “애플의 경우 시기에 따라 실적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삼성전자는 오프라인에서 오포와 비보에게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 별로 살펴보면 화웨이는 올 2분기 자사 전략 스마트폰인 ‘P10’ 외에도 ‘노바(nova)’, ‘엔조이(enjoy)’ 시리즈 수요가 늘며 오포와 비보를 제치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오포와 비보는 화웨이에는 밀렸지만 지난해 대비 20% 성장했다. 오포와 비보는 중국 내 3성~5성 도시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장악하고 있으며, 화웨이도 이들 전략을 뒤따르며 경쟁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샤오미의 성장이 고무적이다. 샤오미는 지난 1분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해 지난 2013년 수준까지 실력을 끌어올렸다. 카운터포인트는 샤오미의 재도약 이유로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으로 공급 채널을 다각화하려는 시도와 함께 자사 전략 스마트폰 ‘미6(Mi 6)’와 중저가 제품 ‘레드미 노트 4X(Redmi Note 4X)’ 수요가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서 최근 하락세를 보이다 성장세로 돌아선 것은 샤오미가 처음”이라며 “샤오미 체질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며, 중국 시장이 3강 구도에서 4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중국 프리미엄 시장 노리는 삼성전자, 전망은 ‘글쎄’

3년 전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는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할 전망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지난 4월 열린 ‘갤럭시S8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중국 시장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2년간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갤럭시S8 출시로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말하며 중국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갤럭시 S8, S8+'를 공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갤럭시 S8, S8+'를 공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3000위안(약 50만원)에서 5000위안(약 83만원) 이상 가격대의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전체 시장의 약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갤럭시A와 갤럭시J 등 중저가 제품군을 구축하고 있다. 또 중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발한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C’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판매망을 강력히 가지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삼성전자가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중국 내에서 중국 현지 업체와 같은 판매망을 가지려면 막대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미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잡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있는데, 삼성전자로서도 손실을 보면서 판매망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내 낮은 충성도도 삼성전자가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가 낮은 상황에서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가격대비 좋은 스펙(준 프리미엄급)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최신기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신규 하드웨어와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출시되기 적합한 시장”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강세를 보일 것이므로,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는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 시장의 요구(니즈)를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7/2017072700342.html#csidxa9b71c30482e1dc8eb52d8206ed1bd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