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10 03:07
[평양 보고대회서 포착… 정보 당국 "군부 2인자 자리에 崔가 앉은 건 이례적"]
- 北 권력동향 변화?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지뢰도발 등으로 문책說
中 승전기념식 다녀온 뒤 최룡해의 위상 변화 관측도
일부 "군사외교 전면 나설듯"
북한이 8일 정권 수립(1948.9.9) 67주년을 맞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개최한 중앙보고대회에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박영식〈사진〉 인민무력부장 자리에 앉은 모습이 포착돼 배경이 주목된다.
이날 행사 주석단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중심으로 왼편에 박봉주 내각 총리(보고자),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등이 앉았고, 오른편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리영길 군총참모장, 리용무·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이 앉았다.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이 질병이나 다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군부 2인자 자리에 최룡해가 앉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월 28일 북한이 김정은 제1비서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군(軍) 고위급에 대한 교체 인사를 한 이후 처음 열린 대규모 공식행사다. 그런 만큼 북한 내부 권력 동향을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다. 박영식은 지난달 28일 행사에는 황병서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과 함께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정권 수립 67주년(9월 9일)을 맞아 지난 8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개최된 중앙보고대회 주석단의 모습. 앞줄 왼쪽부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흰색 점선) 노동당 비서, 리영길 군총참모장이 앉아있다. 최룡해가 앉은 자리는 북한 군부 2인자인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의 자리였다. /조선중앙TV
대북 소식통은 "박영식이 지난달 초 비무장지대(DMZ)에서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을 일으켜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를 야기한 점이나, 준(準)전시상태 명령을 불충실하게 이행한 책임 등을 지고 문책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28일 중앙군사위원 일부를 해임하거나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석 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박영식은 황병서·리영길과 나란히 앉는 게 정상"이라며 "10월 10일까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인민무력부장이 주요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정보 당국은 지난해 5월 이후 최근까지 1년 3개월 동안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의 약 47%가 교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인민무력부장은 김영춘→김정각→김격식→장정남→현영철→박영식으로 자주 교체됐다. 만일 이번에 박영식이 물러났다면 일곱 번째 교체가 된다.
특히 최룡해가 박영식 자리에 앉은 것에 대해 "지난 9월 3일 중국의 항일전쟁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북한 사절로 다녀온 이후 최룡해의 위상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룡해는 2010년 9월 노동당 대표자 회의에서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았다. 또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지낸 적도 있기 때문에 군 관련 주요 직책을 다시 맡았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최룡해를 중국· 러시아와의 군사 외교 전면에 내세워 군 현대화에 필요한 무기·장비 구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의 슬로건은 전당(全黨)·전국(全國)·전민(全民)인데 지난번 회의에서 전국·전민·전군(全軍)으로 바꾼 것을 보면 준전시를 발동한 김정은의 의도가 대남 도발을 빌미로 북한 전역에서 주민 결집과 전시 동원 태세를 점검하려는 데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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