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이 최대 무기 수입국인데..트럼프 알고도 시치미 떼나

Shawn Chase 2017. 7. 3. 20:35

고재만 입력 2017.07.03. 17:56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한국산 자동차와 철강을 직접 언급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우선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65억1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이에 비해 한미 FTA가 체결된 2011년 이후 한국 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 성장세는 확연하다. 2011년 한국이 수입한 미국산 자동차는 금액 기준 3억5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6억8000만달러로 365% 급증했다. 연 평균 성장률이 35.5%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5년 동안 79%로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연 평균 성장률도 12.4%에 그친다.

물론 절대적인 금액 기준으로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가 훨씬 크다. 하지만 인구 격차, 시장 규모 등을 비교할 때 단순히 차량 수출 대수와 금액을 갖고 불공정 무역을 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게 자동차 업계 주장이다.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은 올해 1~5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 줄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건 미국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미 수출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 대미 투자 급증…일자리 창출 기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한미 FTA가 미국 제조업과 지역경제를 죽이고 있다"며 재협상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언급도 사실과 많이 다르다. 한국의 대미 투자는 FTA 발효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한국의 미국 직접투자는 지난해 511억8000만달러로 FTA 발효 직후인 2012년 201억6000만달러보다 2.5배나 증가했다. 특히 한국의 대미 투자는 소재·부품, 생활가전 공장, 에너지 개발투자 등 그린필드 투자 성격이 강해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는 반대로 오히려 미국 제조업 부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향후 재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반박할 근거가 충분하다. 한미 FTA 발효와 함께 미국 내 한국 기업들은 모두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2014년 기준 4만5100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기업들이 미국 근로자에게 제공하는 평균 임금은 9만2000달러 수준으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국 중 가장 높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에 한국 경제사절단이 40조원이 넘는 선물 보따리를 풀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 입장은 전혀 바뀐 게 없다"며 "정교한 논리를 만들어 미국 측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재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