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졸업파티 파트너 못 구해서” 하버드大 합격증 대신 들고간 이민자가정 출신 흑인소녀

Shawn Chase 2017. 5. 4. 00:09

부형권특파원 입력 2017-05-03 03:00수정 2017-05-03 03:00



하버드대 합격증을 들고 있는 아프리카 토고 이민자 가정 출신의 프리실라 사미 양. 사진 출처 프리실라 사미 인스타그램




“(고교 졸업파티) 프롬(prom)에 함께 갈 파트너로 나를 받아줄 남자를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난 나를 받아준 대학(합격증)을 파티에 데려갔다.”

아프리카 토고 출신 이민자 가정의 딸이자 미국 미네소타 주 어노카의 고교생인 프리실라 사미 양(17)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과 함께 하버드대 합격증에 입 맞추는 사진을 올리자 누리꾼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됐다. 사미 양은 하버드대뿐만 아니라 예일, 프린스턴, 컬럼비아, 코넬, 펜실베이니아(유펜), 브라운 등 이른바 아이비리그(미 동부 8개 명문대) 중 다트머스대를 제외한 7곳에 합격했다.


사미 양은 “여동생 등 가족들이 나에게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최고의 데이트 상대는 네가 누구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아이비리그 합격증들’이라고 조언해 줬고 이에 따랐다. 덕분에 데이트 비용도, 프롬 파티복 의상비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이 놀릴까 걱정됐는데 다들 ‘너무 재밌고 귀엽다’고 받아들여 줬다. (하버드대 합격증을 프롬 파티에 들고 간) 나를 부정적으로 대하는 친구는 없었고 모두 (나를)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덧붙였다. 

사미 양은 장래 희망에 대해 “하버드대로 진학해 정치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는 법학과 경영학을 공부해 비즈니스 분야의 변호사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지원 에세이를 어떻게 쓰면 아이비리그 7곳에서 합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저임금 직장을 전전하며 어렵게 미국에 적응해 가는 아버지의 삶과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다가 최고 수준의 영어경시대회까지 나가게 된 자신의 삶을 비교하며 서술한 그의 에세이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Main/3/all/20170503/84182799/1#csidx0ed4021dc06e12d8a4df025486f5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