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공항

글로벌 해운 동맹 재편 한 달…자리 잃은 한국

Shawn Chase 2017. 5. 3. 23:59

3대 동맹 체제로 재편…추가 재편 가능성에 시장 요동


입력 : 2017-05-03 18:09:35 수정 : 2017-05-03 18:14:10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글로벌 해운 동맹이 재편 한 달을 맞았다. 국제 컨테이너 선사 간 이합집산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3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4대 해운 동맹은 2M·OCEAN·The Aliance 등 3대 동맹 체재로 재편을 마쳤다. 한진해운은 파산하며 제외됐고,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해운 동맹 2M과 '전략적 협력'이라는 모호한 관계로 발을 걸쳤다. 글로벌 동맹 체제에서 국내 해운사의 입지도 크게 위축됐다.
 
해운 동맹이 재편된 지 한 달 사이 세계 9위 컨테이너 선사인 대만의 양밍은 지난 2년여간 6억5000만달러의 대규모 손실을 냈다며 자국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해운업계에선 양밍이 자체 구조조정으로는 현 재무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려워, 같은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과 합작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두 선사는 각각 이번에 재편한 OCEAN과 The Aliace에 소속돼 있어, 양사가 합병할 경우 세계 해운 동맹의 재편도 불가피하다.
 
또 다른 컨테이너 선사인 중국의 COSCO와 홍콩의 OOCL 간 합병 논의도 물밑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복량 기준 세계 4위 선사 COSCO(173만TEU)가 OOCL(65만TEU)과 합병할 경우 세계 3위 CMA CGM(223만)을 넘어선다. 일본도 오는 7월 NYK, MOL, K라인 등 3사가 컨테이너 노선을 통합해 130만TEU가 넘는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해운 시장 재편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현대상선 등 국적 선사들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해졌다. 사진/현대상선
 
세계 해운이 새로운 시대를 맞으며 분주한 가운데 한국의 자리는 보이질 않는다. 국적 선사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파산 후 머스크라인(332만TEU), MSC(301만TEU) 등 2M과 전략적 협력을 맺었다. 그러나 현대상선 선복량이 47만TEU에 불과해, 선복 공유 제한 등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SM상선도 파산한 한진해운의 미주라인을 인수하며 세계 해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대형 해운 동맹 간 저가 운임 경쟁에서 경쟁력은 처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몸집을 키우기 위해 신규 선박 발주나 선박 매입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2M과 3년의 계약 기간 동안 미주, 유럽 노선에서 선박 신규 발주가 제한된다. 아울러 1만TEU급 초대형급 컨테이너 선박이 과잉 공급돼 추가 선박 발주는 선사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무리한 선박 건조보다는 우선 내실을 키워 국내 화주의 신뢰를 얻고 해외 화주로 영업력을 확대해야 한다"며 "내실을 길러 3~4년 뒤 이어질 국제 선사들 간 합병 과정 때 해운 동맹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