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17.03.31 03:00 수정 2017.03.31 15:33
[출처: 중앙일보] [지식충전소] 스칼릿 조핸슨이 입은 투명인간 슈트 50년 내 나온다
‘공각기동대’로 본 미래 과학기술
빛 투과율·굴절률 조절해 안 보이게
이론은 이미 입증 … 현실화 시간문제
컴퓨터 접속한 뇌로 대화하는 ‘전뇌’
텔레파시 원리 규명 못해 아직은 꿈
움직이는 로봇 팔다리는 10년 내
기억 조작·제거는 일부만 실험 성공
영화에서 여주인공 메이저 미라 킬리언(스칼릿 조핸슨 분)과 그의 동료 바토(요한 필립 애스백 분)가 ‘사운드 비즈니스’라는 나이트클럽에서 잠입작전을 수행하는데, 입도 벙긋하지 않고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뇌가 컴퓨터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면을 현실에서 보는 건 지금으로선 요원하다. 텔레파시가 가능하려면 우선 뇌의 작동 원리가 명확히 규명돼야 하는데, 인류는 뇌의 전기 신호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해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뇌는 우주 최강 복잡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떤 생각을 할 때 발생하는 뇌파의 진폭은 현재 기술로 파악할 수 있다. 머리를 쓸 때 뇌 혈류에서 소비하는 산소의 양과 산소가 운반되어오는 양을 비교하면 가능하다. 또 뇌파의 전압 변화를 실시간 측정하는 방식으로 뇌전도를 인지하기도 한다.
◆기억제어=극중 쿠제 히데오(마이클 피트 분)가 오우레 박사(쥘리에트 비노슈 분)를 살해하기 위해 청소부 리 커닝햄의 기억을 조작하는 장면이 나온다. 평생 독신이던 커닝햄은 전뇌를 해킹당한 이후 네 살짜리 딸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물론 영화처럼 인간의 기억을 직접적으로 해킹하는 기술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운 기억’만 조작하는 연구는 진행된 적이 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도네가와 스스무 미국 MIT 인지과학과 교수는 쥐의 기억을 조작하는 데 성공한 연구를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이도헌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기억은 수백만 개의 뇌세포 사이에서 ‘연결 강도’의 형태로 저장돼 있어 이를 하나하나 찾아서 교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해마 등 특정 영역에만 집중 분포된 기억이라면 이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30~40년 후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광학미채 슈트=메이저 미라가 물이 잔뜩 고인 건물 옥상에서 용의자를 추적하는 순간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미라가 발을 딛는 곳마다 물이 사방으로 튀지만 용의자는 미라를 볼 수 없다. 광학(optics)으로 신체를 미채(camouflage·위장)할 수 있는 슈트(suit·의복)를 착용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투명 망토’ 개념인 광학미채 슈트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다만 영화처럼 완전히 투명하게 보이려면 슈트가 빛을 거의 100% 투과하면서 동시에 빛이 슈트를 통과할 때 꺾이는 정도(굴절률)가 주변 물질의 굴절률과 완전히 같아야 한다.
김동철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특정 패턴을 갖고 있는 구멍이 매우 많은 구조의 재료(메타 재료)를 인위적으로 설계하면 물질 전면에 유입된 빛을 거의 그대로 물질 후면으로 전달할 수 있다”며 “이론은 입증됐기 때문에 50년 이내에는 투명 슈트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뇌가 직접 기계를 조작하는 건 쉽지 않다. 또 전극을 뇌에 삽입하는 과정에서 인체가 손상되는 것도 과제다. 실제로 브레인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환자는 정수리 두개골에 구멍이 뚫려 있다. 대안으로 액체 상태로 전극을 삽입할 수 있는 전자 그물망 기술이 하버드대에서 개발됐다. <본지 3월 29일자 2면 >
◆홀로그램=주인공들이 거주하는 2029년의 도시는 온통 홀로그램으로 덮여 있다. 거대한 빌딩 전체를 홀로그램을 입혀 광고판으로 사용하고 거대한 홀로그램 물고기는 빌딩 사이를 유유히 헤엄친다. 홀로그램·영상 등 미디어(media)를 이용해 건축물 외면(파사드·facade)을 디스플레이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미디어 파사드라고 한다. 이는 지금도 상용화한 기술이다. 다만 영화에서는 훨씬 거대한 스케일로 구현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빌딩 전체가 광고판이 되는 건 가능하지만, 허공에 홀로그램 물고기가 떠다니는 건 불가능하다. 미디어 파사드 제작업체 플러(flur)의 성혁진 대표는 “홀로그램도 빛의 일종이기 때문에 영상이 맺힐 수 있는 매질이 필요하다. 건물 외벽은 매질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빛이 투과해버리는 투명한 허공은 매질 역할을 하는 입자가 없어 홀로그램 기술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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