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영세 前 주중대사, "북중 관계 훨씬 안 좋아, 북핵은 中 발전에도 걸림돌"

Shawn Chase 2015. 9. 1. 22:43

안준호 기자

 

입력 : 2015.09.01 12:14 | 수정 : 2015.09.01 15:11

박근혜 대통령이 논란 끝에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2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 권영세 전 주중(駐中)대사는 1일 “논란이 컸지만 지금 한·중 관계, 특히 중국이 차지하는 의미나 비중을 생각할 때 이번 전승절 기념일 행사와 열병식 행사 참석은 전반적으로 잘 된 결정”이라며 “이번에 남북 관계나 한·중 간 경제관계, 기타 동북아 정세와 관련한 깊은 논의가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이날 tbs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에 출연, 박 대통령의 방중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권 전 대사는 또 북·중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본 중국과 북한 간의 관계는 제가 가기 전에 이야기를 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안 좋았다”고 말했다.
2014년 7월 3일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권영세 당시 주중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권 전 대사는 “우선 어떤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하게 말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에 하나가 고위자들 간의 교류인데, 중국의 고위인사들 중에서 지금 북한의 김정은과 북한의 지도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정도로 북·중관계는 요즘 그렇게 좋지 않다”면서 “실제 일을 하면서도 북한과 중국 쪽의 의미 있는 교류는 거의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중국통인 장성택 전 노동부 행정부장의 처형과 관련해선 “장성택 숙청에서 처형이 불과 3~4일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중국은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듯한 눈치였고, 우리에게 많이 물어왔다”면서 “실제 장성택이 처형되는 것을 보고는 지금 북한 체제 내지는 북한 지도자들에 대해서 ‘조금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북중관계를 가지고 나가야 될지에 대해서 고민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또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의 기본이 ‘현상유지 정책’이 아닌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중국 내부에서 G2를 넘어서 G1까지 겨냥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는 발전 궤적을 흐트릴 수 있는 아주 안 좋은 이슈”라며 “G2, G1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불량국가라고 불리는 북한을 현 상태로 포용하는 것은 중국의 국제적인 평화를 위해서도 그렇게 좋지 않다는 내용은 아마 (중국) 내부적으로 다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이어 “그런 점에서 지금 불량국가로 여겨지는 북한과 우리 대한민국을 같은 상태에서 현 상태로 유지시켜 나가는 것은 아마 중국도 지금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심지어 학자들 중에서 일부는 지금 현재 북한의 모습을 볼 때 대한민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은 불가피한 것이고, 중국도 그런 부분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춘 한반도 정책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정도의 주장까지 한다”고 말했다.



전승절 열병식 앞두고 中 방문하는 각국 정상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입력 : 2015.09.01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