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울과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사정포

Shawn Chase 2015. 8. 30. 18:38

입력 : 2013.04.17 13:38

서울과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

1994년 3월 19일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회담에서, 북한의 박영수 대표는 “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다. 전쟁이 나면 불바다가 되고 만다.”고 위협했다. 결국 이날 회담은 파행으로 끝났고 언론을 통해 “불바다 발언”이 알려지면서, 놀란 시민들은 전쟁이 금방 일어날 것처럼 겁에 질려 사재기에 나섰다. 이날 발언은 북한 특유의 대남 위협 발언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는 북한의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북한군이 보유한 장사정포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부분의 지역을 사거리에 두고 있으며,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지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북한군 야포와 다련장 로켓포, 한국전쟁 당시 야포
(좌)북한군은 야포와 다연장 로켓포 13,000여문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 군의 2배가 훨씬 넘는 숫자이다.
(우)한국전쟁 당시 공산군의 5월 공세에 맞서 밴플리트 유엔군 사령관은 각종 야포를 총동원해 무제한의 포격을 가한다. <출처: 미 육군>

세계에서 손꼽히는 포병 전력을 자랑하는 북한


 

2012년 국방백서를 기준으로 북한군은 야포와 다연장 로켓포 13,000여문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군에 2배가 훨씬 넘는 숫자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러시아와 중국군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북한군이 포병전력에 집중하게 된 것은 한국전쟁의 결과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공군은 1951년 5월 대규모 공세를 시작한다.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밴플리트(James Alward Van Fleet)장군은 공세에 맞서 각종 야포를 총동원해 무제한의 포격을 가한다. 유엔군의 막강한 화력에 북한군과 중공군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공산군의 마지막 공세는 성공적으로 저지되었고, 1951년도 후반기부터의 한국전쟁은 고지전의 양상을 띠게 된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북한군은 포병에 집중적인 투자를 시작한다. 지난 1960년대부터 이후부터 자주포와 견인포 그리고 다연장 로켓포를 독자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1970년대 말에는 사거리가 40km 이상인 장사정포 개발에 집중한다.


 

 

240mm 방사포, 주체100포
(좌)북한군은 4,800여문의 다양한 구경의 방사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것이 240mm 방사포이다.
(우)지난 2012년 등장한 주체100포는 사거리가 60km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포로 불리는 북한군의 다연장 로켓포


 

북한에서는 다연장 로켓포를 방사포라고 부른다. 북한군은 4,800여문의 다양한 구경의 방사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것이 240mm 방사포이다. 240mm 방사포는 M1985와 M1992 2종류가 있으며, 북한군 군단 예하 포병부대에서 집중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M1985 240mm 방사포는 지난 1985년 미 정보기관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다. 일본 이스즈사의 트럭을 차체로 사용하고 있으며, 12개의 로켓포 발사관을 탑재하고 있다. 1991년에 미 정보기관에 의해 발견된 M1991 240mm 방사포는 M1985에 비해 로켓포 발사관이 10개 이상 늘어났으며, 속도와 주행거리가 향상된 차체를 사용한다. M1985와 M1992에서 사용되는 240mm 로켓탄은 포탄과 로켓 추진체를 포함한 무게가 400kg 이상으로, 기중기를 이용해 방사포에 장전한다. 사거리는 40km 이상으로 고폭탄 외에도 연막탄 그리고 화학탄을 탑재할 수 있다. 지난 2012년에는 M1991 240mm 방사포를 개량한 주체100포가 등장하기도 했다. 주체 100포는 240mm 로켓탄의 사거리를 40km에서 60km로 늘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M-1978 170mm 자주포, M-1989 170mm 자주포
(좌)M-1978 170mm 자주포는 1985년 북한군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 되었으며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에 공급되기도 했다.
(우)M-1989 170mm 자주포는 차체가 커짐에 따라 12발의 예비 포탄을 적재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이 독자 개발한 170mm 자주포


 

170mm 자주포는 북한이 구 소련의 170mm 해안포를 개조해 자체 개발한 자주포이다. 북한군은 M1978과 M1989 2가지 자주포를 운용 중에 있으며, 240mm 방사포와 같이 북한군 군단 예하 포병부대에 주로 배치되어 있다. M1978 170mm 자주포는 1978년 미 정보당국에 의해 확인되었으며, 발견된 북한 황해도 곡산군의 지명을 따서 곡산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M-1978 170mm 자주포는 1985년 북한군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 되었으며,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이란에 공급되기도 했다. 이후 북한군은 M-1978 170mm 자주포를 개량한, M-1989 170mm 자주포를 1980년대 말에 선보인다. M-1989 170mm 자주포는 T-59 전차의 차체를 사용한 M-1978 170mm 자주포와 달리 별도의 차체를 사용했다. 차체가 커짐에 따라 12발의 예비 포탄을 적재할 수 있게 되었다. M1978과 M1989 170mm 자주포의 사거리는 40km로 알려져 있으며, 로켓추진탄을 사용할 경우 사거리가 60km로 늘어난다.


 

 

갱도진지 내의 화포 사격
갱도진지는 군사분계선 북방 10Km 이내에 집중적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는 갱도진지에서 주로 운용된다. 갱도진지 내의 화포 사격은 갱도 출구 개방, 사격 준비, 사격, 이동, 출구 폐쇄 순으로 이루어진다. <출처: 디펜스 타임즈>

갱도진지에서 운용되는 장사정포


 

북한군은 갱도진지에서 포병을 운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갱도진지는 군사분계선 북방 10Km 이내에 집중적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우리군과 미군의 포격과 공습으로부터 야포와 다연장 로켓포를 보호할 수 있다. 특히 장사정포인 170mm 자주포와 240mm 방사포는 갱도진지에서 주로 운용된다. 갱도진지는 외형에 따라 동굴형, 터널형, 벙커형으로 구분된다. 170mm 자주포의 경우 산의 전사면 (前斜面)과 도로 주변에, 240mm 방사포는 후사면(後斜面)의 갱도진지에 배치되어 있다. 갱도진지내의 화포 사격은 갱도 출구 개방, 사격 준비, 사격, 이동, 출구 폐쇄 순으로 이루어진다. 총 사격 소요시간은 1회 사격 시 10발 기준으로 170mm 자주포의 경우 20~30분이, 240mm 방사포의 경우는 6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장사정포 포격 능력, 우리군의 대화력전 능력
(좌)장사정포는 시간당 1만여 발의 포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북한군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비해 우리군은 대화력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출처: 국방부>

서울과 수도권을 사정거리에 둔 350여문의 장사정포


 

북한군이 실전 배치한 장사정포는 총 4,800여 문이다. 이 가운데 전방지역으로 배치돼 서울과 수도권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장사정포 전력은 170mm 자주포 140~150여문, 240mm 방사포 200여문 등 총 350여문 정도다. 이들 장사정포는 시간당 1만여 발의 포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서울은 천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에 북한군의 포탄이 떨어질 경우, 수많은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 만약 대형건물에 포탄이 집중되면 순식간에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포탄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주유소, 도시가스관 등에 포탄이 떨어질 경우 대규모 폭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만약 북한군이 장사정포에 화학탄을 발사할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러한 북한군의 장사정포 위협에 대비해 우리군은 대화력전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각종 정찰 수단을 동원해 24시간 북한군의 장사정포를 감시하고 있다.


 

 

 김대영 /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인텔엣지(주) 국방조사팀 팀장, 디펜스 타임즈 코리아 편집위원
    http://www.cyworld.com/undercoverbrother
자료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주석


 

야포
야전에서 지상전투에 사용되는 화포


 

다연장 로켓포
여러 개의 로켓 발사기를 묶어 한꺼번에 발사할 수 있도록 한 무기. 가끔 ‘다연장’을 ‘다련장’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국립국어원에서는 두음법칙 제 11항 붙임 4에 따라 ‘다연장’이 옳은 표기라는 견해를 밝혔다.


 

고폭탄
고성능 장약을 충전한 포탄으로써 인마 살상용으로 많이 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