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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지난해 4Q 영업익 1.5조원…"수퍼 호황에 그룹 서열 상승까지 겹경사"(종합)

Shawn Chase 2017. 3. 26. 15:48

박성우 기자




입력 : 2017.01.26 11:39 | 수정 : 2017.01.26 11:55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 호황(Super cycle)에 힘 입어 5분기만에 ‘1조 클럽(분기 영업이익 기준)’에 복귀했다.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회로가 집적된 웨이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회로가 집적된 웨이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매출 5조 3577억원, 영업이익 1조 536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3%, 55.3% 늘어났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7260억원)와 비교해 111.6% 증가했다.

◆ SK하이닉스, 메모리 가격 상승에 웃었다…올해도 사상최대 실적 기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2014년 4분기(1조6671억원), 2015년 1분기(1조5885억원)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다. 작년 4분기 매출 규모는 사상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4분기에는 수요 강세와 가격 상승에 따라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지속했고 환율도 상승해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년 반 동안 가격이 내려갔던 D램은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단가가 빠르게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의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 가격도 지난해 5월부터 12월 말까지 30% 넘게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D램 출하량은 서버와 모바일 수요 강세로 전분기 대비 13% 늘었고, 평균판매가격도 14%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는 전 분기대비 출하량이 3% 줄었지만,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eMCP 제품 판매 증가로 평균 판매가격은 14%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이 슈퍼 호황 흐름을 탄 만큼 SK하이닉스 (49,450원▲ 1,000 2.06%)의 호실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 사이클은 장기적인 가격 상승 추세를 뜻한다. PC,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D램 가격은 2016년 4분기 30% 뛴 데 이어, 올해 1분기 30% 더 오를 전망이다.

D램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생산 업체는 세계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세 곳에 불과하다. 워낙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여서 후발 주자가 쉽게 진입할 수도 없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20나노 초반급 D램 공정전환을 가속화하고 10나노급 D램도 양산을 시작해 수익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낸드플래시는 M14 2층에 3D 제품을 위한 클린룸을 마련할 방침이다. 4세대(72단) 3D 제품도 개발을 완료하는 대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SK하이닉스는 수요 호조와 재고 부족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 등으로 7조3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현재 램과 낸드의 재고가 평년치의 4분의 1 수준을 하회하고 있어, 가격 상승세가 상반기 내에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그룹내 서열 높아지는 SK하이닉스…LG실트론 인수도 탄력받을 듯

SK하이닉스는 피인수 4년 만에 SK그룹 내 권력 서열에서 급상승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21일 정기 인사에서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박 부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7개 위원회 중 정보통신기술(ICT) 위원장에도 선임됐다.

SK그룹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 SK의 손자회사다. 이번 인사에서 SK텔레콤의 수장은 박정호 SKC&C 사장이 선임됐다.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의 직급(職級)이 모기업보다 더 높은 모양새가 됏다.

지난 2011년 1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하이닉스 인수 이후 처음으로 경기도 이천 공장을 방문해 당시 박성욱 하이닉스 부사장(가운데)의 공장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지난 2011년 1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하이닉스 인수 이후 처음으로 경기도 이천 공장을 방문해 당시 박성욱 하이닉스 부사장(가운데)의 공장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SK하이닉스 제공

지난 2012년 최태원 SK회장은 그룹 내부의 반대를 뚫고 당시 적자 상태였던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최 회장은 옥중(獄中)에서도 하이닉스의 실적을 보고받을 만큼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향후 SK하이닉스가 그룹 내에서 SK텔레콤과 함께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가 통신, 가전, 자동차 등에 쓰이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어떤 형태로든 자동차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도 SK하이닉스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과 함께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SKC&C 등 그룹사들의 자동차 부품·솔루션 경쟁력이 더해질 경우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위해 연구개발(R&D)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인 ‘엑시노스’를 독일 아우디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일부 업체들에 인포테인먼트용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해왔고, 차량용 DDR2과 DDR3 SD램 등을 양산하고 있다. 또 SK하이닉스는 이탈리아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마그네티마렐리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 진출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미 몇몇 고객에게 반도체를 납품하고 있으며, 현재 고객을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실트론 연구원들이 생산한 반도체용 웨이퍼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조선DB
LG실트론 연구원들이 생산한 반도체용 웨이퍼의 품질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조선DB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지난 23일 반도체용 웨이퍼(기판) 전문 기업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지분 51%)에 전격 인수했다. 2015년 11월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업체인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를 인수했던 SK는 LG실트론까지 품에 안으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부문의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LG실트론은 반도체용 웨이퍼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300㎜ 웨이퍼 분야 시장 점유율 세계 4위 업체다. 반도체용 웨이퍼는 일본, 독일의 일부 기업만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다. LG실트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에 웨이퍼를 공급해왔다.

김준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을 위한 실리콘 웨이퍼 매입에 10%의 원재료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며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LG실트론의 인수를 통해 여러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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