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재산 팔아 美 이민가려고 했는데"…트럼프 '反이민' 행정명령에 전 세계 충격·분노

Shawn Chase 2017. 1. 29. 20:30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9/2017012900402.html



    입력 : 2017.01.29 14: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 행정명령 서명에 전 세계가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령해, 테러와 관련된 이라크·이란·소말리아·수단·시리아·리비아·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 비자발급 및 입국을 90일 동안 일시 금지했다. 7개국 국민이면서 동시에 다른 나라의 국적도 가진 이중 국적자도 90일 동안 미국 비자발급 및 입국이 불허된다.

    트럼프는 이번 정책에 대해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미국 잠입을 차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트럼프의 반난민·반 무슬림 봉쇄정책에 전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행정 명령이 실행되면서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비자발급이 중단됐다. 이들 국가의 일부 항공사에서는 비자를 가지고 있어도 미국행 항공권의 발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28일 뉴욕행 이집트에어 항공기에 탑승하려던 이라크인 푸아드 샤레프(51) 가족 5명은 트럼프의 비자 제한 조치로 탑승을 거부당했다. 샤레프는 “집도, 차도 처분한 채로, 부부가 직장도 그만두고 특별이민비자로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정착하려던 계획이었는데 트럼프가 우리 가족의 삶을 망가뜨렸다”고 말했다.

    행정 명령 발효 직후 뉴욕 JFK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난민 2명은 공항에서 한 때 억류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들 중 한 명인 하미드 칼리드 다르위시는 10년간 미국 정부기관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그는 억류됐다가 28일 아침 풀려났다.
    미국 LA국제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AP연합


    카타르 항공사는 자사 웹사이트에 이라크, 시리아,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국적자들이 정부 기관이나 외교관, 혹은 국제기구 인사가 아닌 경우 미국으로 입국할 수 없다는 경고 문구를 게재했다.

    반이민 행정명령에 따라 2만7000여 명에 달하는 시리아 난민의 미국행은 좌절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에서 작년 한 해 받아들인 난민은 8만4995명이며, 그 중 1만2587명이 시리아 출신이었다.

    이슬람 국가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 미국 주요 인사·시민단체 등은 트럼프의 이민 제한 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시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 연합


    이란 외무성은 28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이슬람 세계에 대한 심한 모욕”이라며 비난했다. 이란 외무성은 “폭력과 극단주의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대화와 결속이 요구되고 있는 국면에서 이슬람 세계의 사람들을 차별하는 미국의 정책은 폭력과 극단론의 확산을 야기한다”고 밝혔다.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와 난민 지원단체 등은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행정명령에 대해 “해롭고 경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난민기구(UNHCR)도 “난민들은 종교, 국적, 인종과 관계없이 동등한 취급과 보호, 도움, 정착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은 “증오를 부추기는 행위”라며 “미국을 해치려는 광신자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샌더스 의원은 “사랑과 동정심이 증오와 불관용을 ‘이긴다’(trump)”며 “어느 누구도 종교와 출신 국가나 피부색으로 우리를 갈라놓도록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중동 7개국을 비롯한 해외 이민자 출신 인재들이 많은 미국 IT(정보기술)업계도 이번 사태로 초비상이 걸렸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27일 미국 국외에 있는 중동 7개국 출신 직원들에게 조속한 귀국을 촉구했다. 그는 사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미국 밖에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구글 직원이 있다면, 글로벌 안전부서에 연락을 취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행정명령이 구글 직원과 그 가족에게 미칠 영향, 그리고 미국에 우수한 인재를 데려오는 데 장애가 될 수 있음에 분노한다”라며 “이 행정명령이 우리 직원들에게 미칠 영향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라고 밝혔다.

    팀 쿡 애플 CEO도 사원 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애플은 이민이 우리회사와 우리나라의 미래에 미치는 중요성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면서 “이것(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이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야 하지만, 실제로 (미국에)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29/201701290040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