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승리 비결…핵심 경합주 싹쓸이·백인 남성 결집

Shawn Chase 2016. 11. 10. 02:03

뉴시스

입력 2016-11-09 19:21:00 수정 2016-11-09 21: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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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ISSUE/election2016/News?reg=20161109&gid=81253929#csidx84b018dd53e250b898deb82676dd8b7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기존 질서에 대한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들이 빚어낸 결과다. 경합주와 백인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승리를 이끌었다.


◇ 핵심 경합주 싹쓸이 

트럼프는 올해 대선의 3대 경합주로 분류된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에서 모두 승리했다. 전통적으로 이들 지역 승자가 백악관 티켓을 거머 쥐었다.

플로리다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마지막 순간까지 접전을 보인 지역이다. 트럼프는 플로리다 승리를 위해 대선 전날까지 이 지역에서 유세를 벌이며 공을 들였다. 

클린턴은 마지막 유세 일정에 플로리다를 제외해 의문을 들게 했다. 이 지역 히스패닉계 조기 투표율이 높게 나타나자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고 방심하다가 뒷통수를 맞았다.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는 '러스트 벨트'(제조업 쇠락 지역)를 대표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백인 저학력·저소득층은 트럼프의 주요 지지 기반이다.

클린턴은 7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펜실베이니아에서 완전히 승기를 잡은 듯했다. 마지막 유세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 지역에서 장식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를 외면했다.  

오하이오는 지난 2008년, 2012년 대선 모두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를 선택했다. 트럼프는 이 지역 여론조사에서의 막바지 상승세를 그대로 표로 가져왔다. 


◇ 백인, 남성 트럼프 승리 견인 

트럼프의 당선을 견인한 세력은 백인 유권자다. 특히 경기 침체 장기화와 소득 양극화로 무력감에 빠진 백인 남성 노동자들이 투표소로 몰려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CNN방송 출구 조사를 보면 올해 대선 유권자 70%는 백인이다. 2012년 72%보다 조금 줄어들었지만 다른 인종들에 비하면 여전히 압도적인 비율이다. 이들 중 58%가 트럼프를 택했다. 

클린턴 지지 성향이 강한 흑인 유권자는 예상과 달리 지난 대선보다 오히려 줄었다. 흑인 유권자 비율은 13%에서 12%로 소폭 줄어 들었다. 히스패닉은 10%에서 11%로 고작 1%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2000년 이후 히스패닉의 인구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다. 2000년 초반 전체 유권자의 7%에 불과하던 히스패닉은 이제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백인 유권자 비율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경기 불황과 소수인종의 가파른 증가세로 인해 사회적 입지에 위협을 느낀 백인들이 트럼프 쪽으로 표를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도 선호 후보 차이가 컸다. 남성 투표자의 53%가 트럼프를 선택했다. 여성 투표자들은 반대였다. 54%가 클린턴의 사상 첫 여성 대통령 도전을 지지했다.


◇ 강한 지도자· 변화에 대한 열망 

리더십 변화에 대한 열망도 트럼프 당선이라는 이변을 이끈 요인이다. 폴리티코/모닝컨설트의 출구조사를 보면 유권자 36%가 '강한 지도자'를 원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9%는 '미래를 위한 비전'을 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16%는 어떤 정치인도 자신들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냉소적인 답을 했다. 16%만이 가치를 공유하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가부장적 면모와 과감한 실행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유세를 해 왔다. 그는 클린턴은 미국이라는 강대국을 지휘할 정신적 ·신체적 체력이 부족하다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는 기득권 정치인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막말 논란으로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지만 '정치적 올바름'(차별 언행 자제 원칙)을 한사코 거부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외쳤다. 경제 침체와 안보 위협으로 흔들린 미국의 위상을 다시 되찾겠다는 약속이다.

【서울=뉴시스】 



설마가 현실로…도널드 트럼프, 美 45대 대통령 당선 ‘대이변’

민병선기자

입력 2016-11-09 17:18:00 수정 2016-11-09 21:40:25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다.

동아DB

트럼프는 9일 오전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을 넘겨 대권을 거머쥐었다.

트럼프의 승리에는 경합주에서 이긴 것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에 추격을 허용한 터닝포인트 지역으로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주를 꼽았다. WP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에서의 승리가 클린턴을 당황시킬 트럼프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특히 플로리다는 트럼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로리다는 미 전역에서 3번째로 많은 선거인단 29명이 걸려 있는 곳이다. 이곳을 놓치면 트럼프는 역전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반대로 이곳을 잡는다면 엄청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플로리다는 트럼프에 불리한 라틴계 유권자의 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며 트럼프의 역전은 요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반대였다. 초장부터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던 두 후보의 득표율은 트럼프 49.1% 대 클린턴 47.7%로 트럼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오하이오도 마찬가지다. 당선에 필수적인 18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오하이오는 당초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지역으로 평가됐지만, 9월부터 클린턴과 트럼프의 혼전 양상이 관측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이곳에서 득표율 52.1%(개표 94%)를 획득하며 43.4%의 클린턴을 압도적 격차로 앞섰다. 

노스캐롤라이나도 트럼프에 전환점을 제공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경합주 가운데서도 걸려있는 대의원 수가 15명으로 많은 편이기에 흔히 이번 대선 승부의 '풍향계'로 일컬어지곤 했다. 클린턴은 지난달 이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지율 우위를 보여 왔다. 최근 트럼프에 맹추격을 허용했다지만 선거일에 근접해 가면서 다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뚜껑을 열어보니 트럼프가 클린턴에 탄탄한 3.9%p(개표 98%) 차이로 이겼다.  

이번 선거는 이변이었다. 전날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은 트럼프에 1~6%포인트 앞섰고,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해 주요 경합지에서도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기준으로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84%로 점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 등 다른 주요 언론도 클린턴의 승리를 전망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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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은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그동안 공약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의 대외문제 개입을 꺼리는 '고립주의'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분야 공약에서 두드러진 부분은 동맹국에 대해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물리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에 대해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주한미군 주둔비용 100% 분담'을 주장해 왔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은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김씨 왕조의 노예 국가'라고 말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 분야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나 기존 협정 파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한미FTA 등이 대대적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