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아일랜드가 U.K가 아닌 이유

Shawn Chase 2016. 10. 31. 21:13


출처: http://egloos.zum.com/heyjina/v/324771


남편이 아이리시 아니랄까봐 이런 글을 쓰느냐 해도 어쩔 수 없다.
짚을 건 짚어야지... 일일이 설명하려니 지쳐서... ^^;;

 



우리 부부가 아일랜드에 있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 영국에 있구나!'로 단정해 버렸다.


그들을 탓하진 않는다. 나 또한 남편을 만나기 전엔
그런 게 아닌가 싶었으니까...  


 


우리는 세계사 시간에
"United Kingdom
잉글랜드
,
북아일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를 통칭하는 말이다."
배웠고, 화려한 정복의 역사를 지닌 잉글랜드에 비해 약소국인
아일랜드에 대해 우리가 배운 것이라곤 고작 '감자 기근' 뿐이다.


(우리나라 하면 '분단 국가', '남북 전쟁'밖에 언급하지 않는 

서양의 역사책도 별 다를 바 없지만...) -> 이제는 많이 바뀌었죠 ^^




 

아일랜드인들은 UK라는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다.

U.K. 한 때 식민지 정복자였던 잉글랜드가 사용하는 어휘인 것이다.
그래서 아이리시들은 영국을 'UK' 보다는 '잉글랜드' 칭하는 경우가 많다

 


아일랜드인들을 한국인이랑 비유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을 소개하는 한 가이드북에
"한국은 <동양의 아일랜드>이다"
라는 구절이 있었다.

 
두 나라 다 주변 열강으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당했으나 
결국 독립을 쟁취했고, 애국심이 강하고, 술을 좋아하고,
다혈질인 민족이라는 것이다.

 



아일랜드는 남한의
85퍼센트 정도 크기에 달하는 영토를 가지고 있다.
(은근히 지도 모양도 닮았다.) 


 


아일랜드(Republic of Ireland)
1949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독립국이다
.


(아직도 영국으로 오해받으면 속상하겠죠? ^^;)


사용하는
 화폐 또한 다르다.

영국은 파운드를
,
아일랜드는 유로를 쓴다.



 
복잡한 이유로 아직 되찾지 못한(앞으로도 되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분명한;;)
벨파스트를 포함한 일부 북쪽 땅만이 현재 영국령에 속해있다.

그렇기에 아일랜드인들의 마음 한구석엔 "완전한" 독립은 
여전히 쟁취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자리잡혀 있다.

분명 자신들의 땅인 북아일랜드는 오늘날까지
아일랜드 통일을 반대하는 많은 영국 후손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여전히 개신교와 가톨릭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고 있고,
영국 여왕의 얼굴이 들어간 파운드를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아일랜드 사람들(ROI)은 북아일랜드를
오히려 다른 나라, 낯선 나라로 여기기도 한다.

한국이 북한을 생각하는 감정과 유사한 부분이 있으나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둘 사이의 국력 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 다르다.




현재 아일랜드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한때 "켈틱 타이거" 붐을 일으키며 급성장한 덕분에 
영국보다 앞서게 된 (거품) 경제 지수에 축배를 들었으며, 
현재(2012년 11월)까지 여러 지수면에서 영국보다 조금 더 우위에 있다.

유럽 내에서 가장 높은 복지금을 지원하는 나라 중 하나로 
현재는 이것이 오히려 사회적인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동유럽의 저소득층 주민이 이를 위해 아일랜드로 많이 이주했고,
실직률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지원이 어려워 허덕이고 있다.)

 



그렇다면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는
?

그들은 현재 영국(British)령에 속해 있다.
그러니까 이들은 공식적으로 U.K.라 불리운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순수 스코틀랜드인, 웨일즈인들은

잉글랜드계 후손이 아닌 이상 스스로를 당연히 
'스코티시', '웰시'라고 칭하지 절대로
'잉글리시'라 칭하지 않는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를 보면 스코틀랜드인들이
잉글랜드와 얼마나 처절하게 싸웠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정서와 지형이 유사한 아일랜드에서 촬영되었다.)



 

침략을 '당한' 입장인 아이리시와 스코티시, 웰시는
자연스레 은근한 동지애를 갖고 있다


축구나 럭비 경기가 열려도 잉글랜드가 참여하는 경기엔
 

무조건적으로 상대편을 드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나라 한일전과 무척 흡사하다


반면 정복자 입장인 잉글리시는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를 품에 안으려 하므로 
잉글랜드가 패하고 이들이 올라간 경기에는
이들을 응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정서의 차이... 흥미롭지 않은가?

 



일본에 둘러싸인 우리 나라와
영국에 둘러싸인
아일랜드의
 지형적 위치마저 비슷해 보인다.
아일랜드와 남한 지도의 모습도... 

 

우리가 해외에 나갔을 때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 
질문을 별로 좋아하지 않듯 (그러나 이해할만 하죠) 

아이리시, 스코티시, 웰시에겐
"영국인이냐?" 는 질문이 모욕적이다.

 




쉽게 말하자면 이런 것.

아일랜드는 영국 아니에요?

하는 것은

독도는 일본땅 아니에요?

와 흡사한 말이며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사람에게 

영국 사람 아니에요?

하는 것은 

한국 사람에게

일본 사람 아니에요?


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





서양인들이 일본이란 나라의 매력을 찬미할 때마다
동의는 하면서도 왠지 인정하기 싫은 것처럼 ㅎㅎ

동양인들이 영국이란 나라를 너무 멋지다고 칭송하면
아이리시들은 좀 씁쓸해 한다...



정복민와 피정복민의 차이일까
?



동양에선 미움을 많이 받는 일본인데 서양에선 미화되어 있고
,

유럽에선 미움을 많이 받는 영국인데 동양에선 미화되어 있다.








 

두 나라를 왔다리 갔다리 한 넌 어느 나라가 더 좋은데?

라고 묻는다면... "두 나라가 너무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할 수밖에 없겠다.


 

런던이 발전된 도시의 화려한 매력이 있다면,

아일랜드는 그림 같은 풍광과 정겨운 사람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