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30년 넘게 뉴요커 사랑받는 세계 최초 강철 현수교

Shawn Chase 2017. 3. 5. 15:22

유위성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입력 : 2017.02.19 03:00


1947년 태동한 한국 근대 건설 산업이 올해 7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건설 산업에 대해서는 긍정보다는 부정, 발전보다는 쇠락하는 이미지가 더 강한 게 현실이다. 땅집고(realty.chosun.com)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금까지 인류 문명과 과학 발전에 기여한 기념비적 건축·구조물들을 발굴,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해 건설산업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기획물을 연재한다.

[세상을 뒤흔든 랜드마크] 세계 최초의 강철 케이블 현수교

브루클린교(Brooklyn Bridge)는 미국 뉴욕의 상징물 중 하나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매년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4일)을 기념해 다리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 행사로도 유명하다. 1869년 착공해 1883년 5월 개통된 브루클린교는 맨해튼 남쪽에 있고 다리 중앙 부분이 강철 케이블을 이용한 현수교(suspension bridge·懸垂橋) 인데 그 길이가 486.3m에 달한다. 세계 최초의 현대적 현수교이자, 강철을 케이블로 사용한 최초의 현수교이기도 하다.

뉴욕 맨해튼섬 남단에서 이스트강을 건너 브루클린에 이르는 '브루클린 브릿지'. 중앙부분은 현수교로 되어 있다. 1869년 착공헤 1883년 5월 24일 개통됐다.

■130살이 넘은 미국 最古 교량

세계 최초의 현대적 현수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브루클린교는 준공한 지 130년이 훌쩍 넘은 교량으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가운데 하나다. 브루클린 다리를 설계했던 존 오거스터스 뢰블링(Roebling)은 착공 3주 전 사고로 사망했고 공사 책임을 인계받은 그의 아들 워싱턴 뢰블링 역시 공사 완료하기 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공사가 시작된 지 14년 만인 1883년 뢰블링 부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인 브루클린교를 완성시켰다.
뉴욕 브루클린교를 설계한 존 뢰블링.
브루클린교는 현수교이지만 최근 짓는 현수교와는 케이블에서 그 느낌이 다르며, 사장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30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너끈히 버텨온 것으로 미루어 유지와 보수, 관리의 효율성과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다리는 6차로이며, 중앙에 사람이 다니는 보도가 있다. 통행 차량은 높이(3.35m)와 무게(2721㎏) 제한을 받고 있다.

■브루클린교의 발상과 교탑의 토대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다리는 1960년대 이스트강이 얼어붙어 선박 왕래가 불가능해지면서 그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사업 초기에는 “과연 다리를 놓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많았다. 하지만 존 뢰블링이 신시내티다리 공사를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침내 첫삽을 떴다.

뉴욕 브루클린교는 보행인도를 좌우로 3차로 다리 2개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당시 토목 공사 과정에서 다리를 지탱할 82m 교탑(橋塔)을 건설하기 위해 케이슨(caisson·수상이나 육상에서 제작한 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을 가라앉히는 일과 토대(土臺·기초 바로 위에 놓인 수평재)를 만드는 작업은 힘들고 유례가 없는 규모였다. 교대(abutment·橋臺 다리 양끝에 설치하는 수직 지지대)를 지탱할 케이슨은 대형 선박을 건조할때와 마찬가지로 드라이 독(dry dock)에서 제작했다. 그런 다음 강물에 띄우고 밧줄로 연결해 현장까지 끌고와야 했다. 케이슨이 최종적으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강바닥 흙을 파낸다. 이후 케이슨에 공기를 주입하면 그 압력으로 안에 있던 물이 빠져나오고 에어로크(air lock·기압 조정실)가 생겨 인부들이 케이슨을 드나들 수 있었다. 그 위에 석조물을 조금씩 쌓고 그것을 관통하는 갱도를 뚫어 흙을 파서 내보내고 콘크리트 재료들을 들여보내 점차 케이슨을 채워서 화강암 교탑의 토대를 구축했다. 이러한 교탑의 토대는 당시 새롭게 시도한 기술로 2500여명이 2년여 작업 끝에 마무리했다.

불빛이 들어온 브루클린 다리 아래로 크루즈 선박이 지나고 있다.

■19세기 교량 건설의 혁신

브루클린교는 세계 최초로 강철 케이블을 사용한 현수교로서, 기술과 세부 사항에서 미래의 다리를 위한 표준적 해법을 제시했다. 커다란 케이블의 한가닥은 길이 298㎞로 이어진 철선이며, 그것이 두 개의 석탑 사이를 여러 차례 오가면서 현수 케이블을 구성했다. 케이블은 석탑 부근에서 커다란 쇠사슬에 연결돼 화강암 속에 파묻힌 네 개의 주철 고정판에 튼튼하게 묶였다.

브루클린교는 사실상 두 개의 다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두 개의 차로 사이에 경사진 보도가 있기 때문이다. 메인 케이블 주변의 죔쇠에서 뻗어 나온 강철 밧줄이 상판을 떠받치는 트러스를 지탱한다. 이 밧줄은 버팀줄의 기울기에 따라 다양한 격자 모양을 이루는데, 여기서 다리의 아름다움이 나온다. 중심으로 갈수록 트러스는 주변에 비해 굵기가 두 배로 늘어난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브루클린 브릿지. 케이블이 격자 모양으로 배치돼 아름다움을 더한다.

다리는 1883년 5월 개통됐고 약 130년 간 사람과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현재 이 다리에 상판이 추가됨에 따라 외부 트러스도 확장되고 강화됐지만 여전히 뢰블링 부자가 초기에 구상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건들수록 기울었던 사탑, 630년만에 찾아낸 해법은... 유위성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여의도 18배 바다를 메운 '서해의 기적' 이복남 서울대 교수
24년 대역사 끝에 완공한 세계 최장 해저터널 이복남 서울대 교수
'피사의 사탑'보다 10배 기울어진 싱가포르의 상징 김우영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136개의 음향판이 춤추는 '카라얀의 서커스' 이광표 홍콩이공대 연구원
미술관으로 변신한 화력발전소...매년 400만명 불러모아 박원호 기술사
3일에 1개층씩 골조 올라간 '마천루의 제왕' 성유경 건설산업硏 연구위원
미국의 세계 제패를 이끈 불가사의 구조물 박원호 기술사
하루 40가지 색으로 변신하는 '총알 빌딩' 이복남 서울대 교수
지하 150m 아래에 지어진 스탈린의 인민궁전 이영환 건설산업硏 연구본부장
이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철(鐵)의 괴물'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
2000년 넘게 중력만으로 버티고 서 있는 '악마의 다리'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바다와 800년 사투" 20세기 최대 불가사의 구조물 박원호 기술사
133년째 공사 중인 '가우디 최고의 걸작'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진동·매연 어쩌고… 아우토반 위에 지은 아파트 김우영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런던의 명물 거킨빌딩 '여섯 손가락'의 비밀 성유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에펠탑 꿇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 이복남 서울대 교수
알프스산 2000m 뚫은 기적의 터널 강상혁 인천대 교수
"천사의 디자인" 미켈란젤로도 감탄한 건축물 성유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건축가의 성지가 된 20세기 최고 걸작 김윤주 건설산업硏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