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25 03:00
[브렉시트 쇼크] 프랑스·덴마크 등 탈퇴론 부상
- 북유럽서도
"개혁 불가능한 남유럽 위해 우리가 돈 쓸 이유 없어"
- 남유럽서도 목청 커져
"북·서유럽과 남유럽 경제 격차 EU체제 때문에 더 커졌다"
- 獨 등은 "추가 이탈 막자"
유럽 6개국 외무 오늘 긴급회의… 영국에 정치·경제 보복 가능성
"이제는 우리 차례다."
24일(현지 시각) 영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선택하자 프랑스 극우 성향 정당 국민전선(FN)의 부대표 플로리앙 필리포는 트위터에 축하 메시지를 남기며 이렇게 적었다.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이른바 '프렉시트(Frexit)'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U 체제가 출범한 이후 영국이 처음으로 EU를 이탈하면서 유럽 각국에서도 탈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브렉시트 여파로 유럽 각국이 줄줄이 EU를 떠나는 '도미노 엑시트(domino exit·EU 연쇄 탈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실상 EU 붕괴의 서막이 올랐다는 것이다.
24일(현지 시각) 영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선택하자 프랑스 극우 성향 정당 국민전선(FN)의 부대표 플로리앙 필리포는 트위터에 축하 메시지를 남기며 이렇게 적었다.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이른바 '프렉시트(Frexit)'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U 체제가 출범한 이후 영국이 처음으로 EU를 이탈하면서 유럽 각국에서도 탈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브렉시트 여파로 유럽 각국이 줄줄이 EU를 떠나는 '도미노 엑시트(domino exit·EU 연쇄 탈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실상 EU 붕괴의 서막이 올랐다는 것이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EU는 이미 끝났다"고 주장해왔던 각국 '탈퇴론자'들은 24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자국 내 탈퇴 세력 결집을 촉구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대표 마린 르펜은 "(브렉시트는) 자유를 위한 승리"라며 "프랑스도 똑같이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反)EU, 반(反)이민을 주장하며 득세해 2014년 프랑스 제1 정당에 오른 국민전선은 이번 투표 결과를 원동력으로 EU 탈퇴 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펜은 각종 여론 조사에서 내년 4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국민전선은 "만약 르펜이 대통령이 된다면 6개월 이내에 EU 탈퇴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다른 서유럽 국가에서도 극우 성향 정당이나 우파 정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EU 탈퇴론'이 힘을 얻고 있다.
네덜란드에선 극우당인 자유당이 '넥시트(Nexit)'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헤이르트 빌더스 자유당 당수는 "영국의 EU 탈퇴를 축하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국가, 돈, 이민 정책의 변화를 원한다"고 했다.
다른 서유럽 국가에서도 극우 성향 정당이나 우파 정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EU 탈퇴론'이 힘을 얻고 있다.
네덜란드에선 극우당인 자유당이 '넥시트(Nexit)'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헤이르트 빌더스 자유당 당수는 "영국의 EU 탈퇴를 축하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국가, 돈, 이민 정책의 변화를 원한다"고 했다.
북유럽의 덴마크, 스웨덴 등도 EU에 대해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덴마크·스웨덴은 최근 몇 년간 남유럽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자 "개혁이 불가능한 남유럽 국가를 위해 우리가 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브렉시트 투표 직후 스웨덴 민주당 대표 지미 오케손은 "영국의 투표 결과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스웨덴은 즉시 (EU와) 가입 조건에 대해 재협상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같은 남유럽 국가에선 "EU 체제 때문에 북·서유럽과 남유럽 간 경제 격차가 심각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9일 지방선거에서 로마 시장을 배출한 이탈리아의 신생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M5S)은 "유로존은 이미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유로존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 파산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와 EU 가입을 신청한 터키 등에서도 "영국의 탈퇴로 EU 안에 있을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영국이 브렉시트 투표 방침을 정했을 때부터 이미 EU 회의론·탈퇴론이 만연했다"며 "이번 투표로 '주장'에 불과했던 탈퇴 여론이 실제 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EU가 분열할 조짐을 보이면서 독일 등 주요 국가는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럽 주요 6국 외무장관은 25일 긴급 회의를 열고 EU 체제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EU를 탈퇴하려는 나라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고위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영국을 제외한) 남은 회원국 27곳은 브렉시트를 승리로 끝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에 대한 EU의 정치적·경제적 보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경 대응으로 다른 회원국의 연쇄 탈퇴를 막고 결속력을 다진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같은 남유럽 국가에선 "EU 체제 때문에 북·서유럽과 남유럽 간 경제 격차가 심각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9일 지방선거에서 로마 시장을 배출한 이탈리아의 신생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M5S)은 "유로존은 이미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유로존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 파산 위기에 직면한 그리스와 EU 가입을 신청한 터키 등에서도 "영국의 탈퇴로 EU 안에 있을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영국이 브렉시트 투표 방침을 정했을 때부터 이미 EU 회의론·탈퇴론이 만연했다"며 "이번 투표로 '주장'에 불과했던 탈퇴 여론이 실제 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EU가 분열할 조짐을 보이면서 독일 등 주요 국가는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유럽 주요 6국 외무장관은 25일 긴급 회의를 열고 EU 체제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EU를 탈퇴하려는 나라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고위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영국을 제외한) 남은 회원국 27곳은 브렉시트를 승리로 끝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에 대한 EU의 정치적·경제적 보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경 대응으로 다른 회원국의 연쇄 탈퇴를 막고 결속력을 다진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24시간 비상대응팀 가동… 조선·해운 "눈앞이 캄캄"
[브렉시트 쇼크] 충격 불가피한 한국 경제
항공 "환율 급등으로 부채 가중"
정유·화학 "원유 수입가격 상승"
- 英진출 한국 기업들 '곤혹'
"무관세 효력 사라지면서 영업·수익 구조 악화될 것"
24일 당초 예상을 뒤엎고 '브렉시트(Brexit)'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기업들은 하루 종일 향후 미칠 파장과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대부분 기업체 임직원들은 "세계경제에 거대한 불확실성이 생겨남에 따라 앞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삼성·SK 등 상당수 대기업은 영국이 'EU 잔류'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결과가 반대로 나오자 분석 보고서를 새로 만드느라 허둥지둥했다. 이들은 이번 브렉시트 파동이 EU 전체로 번질 경우, 그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오후 중소기업청·코트라(KOTRA)·산업연구원 등과 긴급회의를 가진 뒤 당분간 산업정책·에너지자원·무역투자 등 4개팀으로 된 '실물 경제상황 점검반'을 편성, 이후 동향을 면밀하게 지켜보면서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영국에는 삼성전자 유럽 본부를 비롯, 롯데케미칼과 두산중공업 공장 등 국내 기업 100여 곳이 진출해 있다.
- ▲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결정된 24일 유일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과의 당정 간담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이날 유 부총리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8%로 낮추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침을 공식화했다. /연합뉴스
◇비상·긴급 대책 회의… 긴장한 산업계
업종별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해운업계의 근심이 깊었다. '브렉시트'가 상징하는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로 번지면 자연스레 국가 간 교역량과 해운 물동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조봉기 선주협회 상무는 "이제 겨우 구조조정의 한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사태로 눈앞이 캄캄하다"고 전했다. 해운업 위축은 조선업계로 이어진다. 물동량이 줄면 해운사들이 선박 발주를 줄이기 때문이다. 주요 해운·선주사들이 영국·프랑스·덴마크 등 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도 근심거리다.
코트라 런던무역관이 영국 진출 한국 기업 31곳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브렉시트로 대(對)영국 수출이 감소할 것"(71%), "영국이 규제와 비관세 장벽을 강화할 것"(53%) 등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장상식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미국·중국·대만 등과 비교해 한·EU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입고 있던 자동차, 항공유, 자동차부품, 비행기 부품 등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사 이전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
지난해 기준 대(對)영국 수출은 74억달러(약 8조7200억원)로 전체 수출 중 1.4%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유럽 경제가 흔들리면 수출의 30% 가량이 직접 영향권에 들게 되고, 여기에 유럽 수출 비중이 큰 중국 경제까지 영향을 받을 경우, 1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 있는 수출 경제가 치명타를 입게 될 수도 있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때처럼 브렉시트 여파가 금융 불안에 이어 실물 수요 위축으로까지 번져 EU와 세계경제 전체를 침체에 빠뜨릴까 봐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100여 곳에 달하는 영국 내 한국 기업 중 일부는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탈퇴설이 나돌자 독일로 유럽 본부를 옮겼다. 한 대기업 팀장은 "앞으로 영국과 EU가 각각 독과점 등 산업 규제나 정책을 달리하기 때문에 개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한·영 FTA 협상도 서둘러야 한다. 그동안 한·EU FTA로 영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봤지만 앞으로는 영국 수출 시 관세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극수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영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가 부활하면 기업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여기에 파운드화 가치까지 떨어지면 수익 구조도 악화된다"면서 "앞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은 영국뿐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에 대한 수출과 투자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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