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소車냐 전기車냐… 고민에 빠진 현대車

Shawn Chase 2016. 6. 26. 23:20

신은진 기자  



입력 : 2016.06.26 21:09


/조선일보DB



‘수소전기차냐 전기자동차냐,’

현대자동차가 미래 친환경 자동차 전략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들어간 이후 한때 수소차에 목숨을 거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전기차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수소차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킬 때 나오는 전기를 이용하는 자동차입니다. 물만 배출하고 공기 중의 미세 먼지까지 흡수해 미래의 친환경차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양산형 수소차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충전소가 부족한 데다가 1대당 8000만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국내 누적 판매량은 수십대, 전 세계 판매량은 수백대에 불과합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싸고 충전소도 많은 전기차는 지난해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사태 이후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가 4000만원대의 전기차 ‘모델 3’를 공개하고 나서 1주일 만에 사전 계약 건수가 32만대를 넘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현대차 경영진은 테슬라 ‘광풍’에 다소 충격을 받은 분위기였죠. 앞으로 2년 내에 한 번 충전으로 320㎞ 이상을 달리는 전기차를 내놓기로 하는 등 2020년까지 28개 친환경차를 개발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글로벌 2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가야 할 미래 친환경차의 궁극적 방향은 수소차이지만, 그전에 전기차를 거쳐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일본 자동차회사는 최근 수소차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도요타는 2014년 말 양산형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지만, 판매량 에선 이미 현대차를 앞질렀습니다. 혼다는 최근 수소차 ‘클라리티’를 내놓았고, 닛산도 내년부터 수소차를 판매할 예정입니다.

현대차가 친환경차 주도라는 ‘명분’과 자동차 판매량 확대라는 ‘실리’를 놓고 고민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명분과 실리를 놓고 우물쭈물하는 사이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