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공항

"새 김해공항, 동네 수퍼가 대형 마트로 바뀌는 대변신"

Shawn Chase 2016. 6. 22. 22:25

홍준기 기자  

입력 : 2016.06.22 03:00 | 수정 : 2016.06.22 09:19

[新공항 '제3의 항로']

활주로 1개 더 만들고 관제시설·터미널 신설… 사실상 新공항

- 길이 3200m 활주로 신설
기존 2개와 V자 형태로 배치… 비행기 이착륙때 안전 확보
활주로 수용능력 현재의 倍로… A380 등 대형기종도 착륙 가능
- 건설비용 4조원
편의시설·주차장 등도 신설… 면적 197만평→292만평으로…
동대구~공항 직통철도 만들어… 이동 시간 25분 이상 단축


김해공항은 앞으로 새로운 활주로가 건설되고 터미널·관제시설·계류장 등이 새로 갖춰지면서 사실상 '신(新)공항'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1일 "현 김해공항 시설을 확장해 사용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으로 결론 내려졌으므로, 올해 말 예비타당성 조사 등에 들어간 뒤 2021년 착공해 5년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26년 사실상 신공항으로 개항하게 될 것"이라며 "동네 작은 소매점이 대형 마트로 바뀌는 수준의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Pi에 따르면, 3200m 길이 활주로 1개를 새로 놓고, 연 2800만명 수용 가능한 터미널 신설 등 김해공항 확장에 드는 비용은 총 4조1657억원으로 추정됐다.

◇연간 4000만명 탑승객 수용

국토부에 따르면 앞으로 김해공항에는 활주로가 추가로 건설된다. 기존의 남북 방향 활주로 2개에 더해 북서 40도 방향의 신설 활주로가 1개 건설돼 총 3개의 활주로가 운영되는 것이다. 기존 활주로와 신설 활주로는 'V자 모양'을 이루게 된다. 활주로 신설로 김해공항 활주로 수용 능력은 연간 15만2000회에서 29만9000회로 2배 가까이 늘게 된다. 신설 활주로의 경우 포장 강도를 충분히 높이면 기존엔 착륙이 어려웠던 A380 등 대형 기종 착륙도 가능하다. 또 기존의 터미널 시설로는 연간 1733만명(국내선 1269만명·국제선 464만명)의 승객이 공항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4000만명(국내선 1200만명·국제선 2800만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로운 활주로에 맞춰 새 관제탑, 터미널, 승객 편의 시설, 철도 등 연결 교통, 주차장 등이 마련되는 것이기 때문에 김해공항이 '신공항'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공항 면적도 지금의 197만평에서 292만평으로 넓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신설 활주로를 건설하면서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륙 항공기와 착륙 항공기 활주로를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북쪽에서 바람이 부는 경우 착륙 항공기는 기존 활주로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착륙을 하고, 이륙 항공기는 신설 활주로를 통해 동시에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륙할 수 있다. 김해공항은 비행기 이착륙 시 90%가 북쪽에서 바람이 분다. 나머지 10% 상황에 해당하는 남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경우엔, 이륙 항공기는 기존 활주로에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륙하고, 착륙 항공기는 신설 활주로를 통해 북쪽에서 남쪽으로 착륙하게 된다.

지금은 공항 북측의 돗대산·신어산·오봉산 등 장애물 때문에 활주로 북측으로 진입할 경우 항행안전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도 해결된다. 높은 장애물 때문에 김해공항 활주로 북측으로 진입할 때는 일단 활주로 남단 쪽으로 비행한 다음 활주로를 직접 확인하고,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 착륙을 해야 했다. 이 경우 안전한 착륙을 돕는 보조 시설인 ILS(계기착륙장치)를 이용할 수 없어 안개 등 시야가 좋지 않으면 착륙이 어려웠다. 하지만 신설되는 활주로에서 비행기가 착륙할 경우 산악 지형 등 장애물이 없어 항행안전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안전한 착륙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V자' 활주로로 이착륙 안전 확보

터키 아타튀르크 공항은 김해공항의 확장 모델처럼 3개의 활주로가 'V자 모양'으로 배치돼 있다. 이 공항은 작년 6100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일본 하네다 공항 등에도 'V자 모양'의 활주로가 배치돼 있다. 'V자 모양'의 활주로에서는 동시에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아 평행한 활주로를 하나 더 만드는 것에 비해 더 효율적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부산발전연구원이 김해공항 확장을 위해 기존 활주로와 교차되는 활주로를 만드는 방안이나, 국토해양부가 제시했던 기존 활주로 옆에 보조 활주로를 만드는 방안으로는 항공 수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ADPi가 'V자 모양' 활주로 새 아이디어를 제시함에 따라서 항공기 안전을 보장하면서 항공 수요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김해공항으로의 기존 교통 연결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철도의 경우 동대구~김해공항을 환승 없이 직접 연결하는 철도를 신설하고, 2020년 개통하는 부전~마산선과 김해공항을 연결하는 4㎞ 지선 건설도 나선다. 공항철도나 KTX를 타고 인천공항 교통센터에 내려 터미널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김해공항역에서 내려 쉽게 김해공항 터미널로 걸어갈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동대구에서 김해공항까지 철도 등으로 이동하는 데 100분 이상 걸리던 것이 75분으로 줄어들고 편의성도 증대된다. 또한 현재 대구~부산 고속도로와 남해 제2고속도로 지선에서 김해공항을 연결하는 7㎞ 연결 도로를 신설해 영남권 각 지역에 서 승용차 등을 이용해 김해공항으로 접근하는 편의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공항 건설·확장에 대한 비용은 원래 활주로·계류장 등의 항공기 관련 시설은 정부가, 여객터미널 등 고객 시설은 운영자(한국공항공사)가 부담하는 것이 보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충분히 수익이 날 수 있는 공항인 만큼 재원 조달에 있어서는 민자 투입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