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및 자원

원유감산 "절대로 없을 것"으로 보이는 3가지 이유

Shawn Chase 2016. 3. 4. 12:56

美 셰일오일 경쟁자들에게 '어부지리' 안겨

사우디 아람코 상장은 장기전 돌입한 증거

돈 필요한 이란·이라크·리비아 증산 불가피


뉴스1 | 김정한 기자 | 입력 2016.03.04. 10:1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가 당분간은 "절대로" 원유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칼럼을 통해 오펙 산유국들이 앞으로 1~2년간 원유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사실상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이후엔 국제 유가 유지를 위한 약간의 감산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시장점유율을 포기하는 수준으로까지 감산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원국들은 글로벌 원유시장 점유율을 지키거나, 오히려 수백만배럴의 증산을 통해 점유율 추가 확대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 AFP=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 감산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가장 큰 이유는 경제논리다. 감산을 통해 미국 셰일오일 업체 등 경쟁자들의 원유생산 소득을 늘려주는 어부지리를 안겨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서서히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 석유산업에서 어차피 생존이 불가능한 고비용의 원유생산업체들을 살려두는 건 비상식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같은 결론이다. 석유업계에서 올해 사상 최초로 실현된 (가격 담합이 아닌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지배하는) '진정한' 원유 자유시장에서 저비용의 석유업체들은 앞으로 가능한 많은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가 상승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는 고비용의 업체들이 결국 생산을 줄임으로써 실현될 것이다.

특히 오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혀 감산할 의향이 없다. 앞서 사우디 등 4개국이 원유생산 동결에 합의한 건 단지 서로의 지향점에 대한 희망사항이 일치한 것일 뿐이다. 사우디의 2인자이자 국방장관인 무함마드 빈 살만 부황세자의 지난 1월 인터뷰를 보면 이는 더욱 확실해진다. 그는 당시 사우디가 지닌 석유의 힘을 깨닫고 이를 사용하려고 하려는 의향을 내비쳤다.


둘째, 사우디가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를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사우디의 감산 의향이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상장 시 국가의 통제가 불가능해진다는 논리를 내세워 국가 주도하의 원유 감산에 대한 압박을 피하려는 방침인 것이다.

또한 사우디 왕실과 국가가 IPO를 통해 엄청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 자금은 사우디가 미국의 셰일업체들과 원유시장 점유율을 놓고 벌이는 '치킨게임'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가 아람코 상장 직전 IPO를 부양할 목적으로 약간의 감산에 들어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 전엔 절대로 감산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다른 오펙 회원국들도 감산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특히 이란은 핵개발 프로그램 폐기에 따른 경제 제재가 일부 해제됨에 따라 오히려 내년까지 원유생산량을 일평균 100만배럴 늘릴 방침이다. 이란이 이 같은 증산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은 있지만, 원유 생산량을 현재보다 늘릴 것임은 분명하다.

이라크는 4개국의 원유생산 동결에 부분적으로 동의했지만, 장기적으론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해 이 같은 합의를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이라크 북부 지역을 불법 점령 중인 쿠르드족 반군 역시 단기적으론 원유 증산을 중단하지 않을 예정이다.

리비아도 현재 내전 때문에 하루 원유 생산량이 평균적으로 100만배럴을 밑돌고 있다. 역시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원유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오펙 비회원국들의 움직임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앞으론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공급이 오펙 비회원국의 고비용 석유업체들의 재투자 때문이 아니라 자산 고갈 때문에 조정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아마도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내외로 내려가기 전까진 불투명할 것이다. 최근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PJSC 국립은행은 유가가 당분간은 25~45달러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ce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