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및 자원

’마이 웨이’ 러시아, 저유가 장기화 우려에도 OPEC과 엇박자

Shawn Chase 2015. 9. 8. 17:48

 

  • 유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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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9.08 11:33 | 수정 : 2015.09.08 13:42 경제성장률이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러시아는 원유 감산 의사를 내비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조 요청을 거부하며 중동·남미의 주요 산유국과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각) 러시아 국영 원유개발업체 로즈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러시아의 원유산업은 민간 영역이고, 외국인 주주 비율도 높다”며 “러시아 정부는 OPEC 회원국 정부들처럼 원유업계를 관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세친은 오히려 “OPEC은 자체 할당량을 일평균 150만배럴 초과해 생산하고 있다”며 OPEC에게 시장 교란의 책임을 돌렸다. 그는 OPEC의 황금기는 지났다고 본다며 “OPEC은 시장 균형자로서의 영향력을 잃었고, 러시아는 (OPEC) 가입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고 러시아투데이는 전했다. 부총리를 지낸 세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비(非)OPEC 국가인 러시아는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10%를 차지한다. 원유에 대한 경제의존도도 높다. 러시아 정부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면 석유·가스 수출과 연관 산업이 위축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본다. 실제로 러시아의 올해 1, 2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마이너스(-) 2.2%와 -4.6%(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비즈니스는 전했다. 러시아 경제가 역(逆)성장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 변화와 국제 유가 등락 추이. /미 에너지정보청(EIA)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 변화와 국제 유가 등락 추이. /미 에너지정보청(EIA)

     

    이 때문에 국제 원자재시장에 대형 악재가 터질 때마다 러시아는 OPEC과 발을 맞춰왔다. 2001년 9·11 테러 충격이 이어진 2002년과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된 2009년, 러시아는 몇 달 동안 원유 수출을 제한했다. 2009년의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으로 추락하면서 러시아의 GDP 증가율은 -7.8%를 기록했다. 당시 OPEC과 러시아가 꺼내든 대규모 감산 카드는 효과를 발휘했고,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멈췄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태도는 공조를 기대하는 OPEC 국가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생산량을 빠르게 줄이고 늘릴 능력이 없다”며 급격한 감산은 어렵다고 못박았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일일생산량을 몇만 배럴 정도 줄이는 미세조정만 하고 있다.

    비협조적인 러시아의 태도에 OPEC 회원국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함께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감산에 돌입한 국가의 시장점유율만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유 의존도가 높은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는 지난해부터 공동감산을 주장했다.

    OPEC 내부에서 발언권이 가장 센 사우디아라비아도 공급 과잉 상태를 심각하게 보기 시작했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감산 불가’ 입장을 취했다. 당장 자국 원유업계의 실적이 나빠지더라도 생산량을 유지해, 생산단가가 높은 미국 셰일가스 개발업체들을 고사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사우디 석유장관은 지난해 12월 OPEC 회의에서 “(원유)가격이 어떻게 되든, 감산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유가가 60달러, 50달러, 40달러 혹은 20달러까지 떨어져도 상관없다”며 감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당시만 해도 사우디 정부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과 달리 올 들어 원유 가격이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자신만만했던 사우디 정부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세수 대부분을 석유 관련 세금으로 충당하는 재정구조 탓이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7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8년 만에 국채를 발행했다. 사우디아라비아통화청(SAMA)은 정부 예비자금 손실분을 충당하기 위해 지방은행을 통해 150억리얄(약 4조8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 “국제유가 40~6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

  •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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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9.06 12:02 | 수정 : 2015.09.06 15:21 “우크라이나 사태 1~2년내 해결될 문제 아니다…변수 아닌 상수로 봐야”
    “러시아 제재 국면이 한-러 경제유대 강화 계기될 수도”‥수은에 물물교역 점검 주문

    “향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40~60달러 선에서 움직일 것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수출촉진해외민관합동회의’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60달러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의는 3~5일 러시아 정부가 주최한 '동방경제포럼(Eastern Russia Economic Forum)'에 맞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열렸다. 윤상직 장관, 박노벽 주러대사, 김정관 무역협회 부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김승동 LS네트웍스 대표,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 등 30여명의 정재계 고위 관계자들이 참여해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윤 장관은 당분간 유가가 60달러를 넘기 어려운 이유로 미국의 셰일가스를 들었다. 윤 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하면 유가가 60달러를 조금 넘을 수 있지만 셰일가스가 과잉 공급되므로 바로 조정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유가가 4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어려운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장관은 “유가는 자원 보유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며 “러시아도 유가하락, 루블화 약세로 경제 침체와 재정수입 감소의 문제를 겪을 것이다”고 말했다.

    윤장관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장악으로 불거진 서방과 러시아간 대립 상황인 우크라이나 사태도 1~2년내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구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장악을 (세계 2차대전의 빌미가 된) 독일의 체코 합병과 같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2013~2014년 우크라이나 자치공화국이었던 친러 성향의 크림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하고 러시아 편입을 요구하고 나섰고 이를 러시아가 받아주면서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이 반발하며 생긴 사태다. 서방은 러시아에 금융동결, 교역중단 등 경제제재(sanction)에 들어갔다.

    고립된 러시아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분기(4~6월) 경제가 4.6% 위축됐다. 루블화는 2012~2013년 달러당 30루블에서 현재 65루블대로 두배 이상 폭락(환율 급등)하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와 교역 시 이 문제를 단시간에 그칠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봐야 한다고 윤 장관은 주문했다. 다만 이 같은 제재 국면이 아시아와 가까워지려는 러시아의 경향을 강화시켜 양 지역간 경제 유대가 긴밀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수출입은행에 바터(물물교환)식 교역 가능성을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루블화 약세로 러시아의 한국 상품 수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러시아의 원자재 등을 한국 상품과 맞교환하는 방안을 구상해달라는 말이었다.

     

     

    OPEC "저유가 우려하고 있어…대화 준비 돼있어"

  • 뉴욕=송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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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9.01 05:50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저유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산유국들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각) OPEC은 매월 발간하는 ‘OPEC 불레틴’에서 “산유량 증가에 따른 저유가 압박과 원유 투기 현상이 기구와 회원국, 결국은 산업 관계자들의 우려 사항”이라면서 “이에 대한 응급조치는 없지만 함께 이 상황을 마주할 의지가 있다면 지난 9개월간 겪은 상황보다 훨씬 나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구는 이어 관련 대화에 참여할 의지가 있음을 암시했다. OPEC은 “기구는 다른 산유국들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다만 OPEC은 “이는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발언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한 것으로 우리는 기구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며 “원유 의존도가 큰 다른 회원국들도 이를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OPEC의 산유량은 전세계 산유량의 40%를 차지한다. 12개 회원국들이 모여 만든 OPEC은 지난 6월 감산 결정에 실패하면서 회원국간 의견 대립으로 잡음이 나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기구 내 영향력이 큰 사우디아라비아가 알제리와 베네수엘라 등 다른 회원의 감산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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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비 서구의 6분의1…유가하락에도 웃는 러 정유업계

  • 김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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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9.08 16:38

     러시아의 정유사들이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주요 정유업체보다 높은 실적을 내고있다./블룸버그제공
    러시아의 정유사들이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주요 정유업체보다 높은 실적을 내고있다./블룸버그제공

     

    국제 원유 가격의 하락이 러시아 경제에 악재가 되고 있지만 러시아의 정유사들은 서구의 대형 정유업체들 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러시아의 석유업체인 OAO 로즈네프트와 룩오일 PJSC, 그리고 OAO 가즈프롬네프트의 현금 유동성과 이익율 및 주가는 로열 더치 쉘, BP, 엑손모빌에 앞섰다.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로즈네프트의 주가는 올해들어 2.9%가량 상승했고 가즈프롬네프트도 0.3% 올랐다. 반면 쉘의 주가는 같은 기간 28% 폭락했고 BP역시 18% 내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관련 발표 내용을 보면, 로즈네프트와 룩오일의 현금 유동성은 쉘과 BP의 현금유동성보다 두 배가량 높다. 러시아 정유사들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였을때 만큼의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골드만삭스가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맥심 에델슨 선임이사는 “유가가 하락하면 서구의 주요 정유업체들은 러시아 정유사들보다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유사들보다 서구 정유업체의 생산 비용이 비교적 높은 데다, 러시아 기업들은 유가가 하락하면 세금을 적게 내는 특혜도 누리기 때문이다.

    에델슨 이사는 “유가가 하락하면 러시아의 세율은 자동으로 하향 조정되기 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지만 기업들은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들어선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러시아의 정유사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달러를 벌어 들이는 반면 값싼 루블화로 생산 비용을 지불해 차익을 보고 있는 것도 수익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필립 슐라덱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석유 담당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원유 생산 비용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면서 “러시아는 석유 추출을 늘리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적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즈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최고경영자(CEO)도 로즈네프트의 원유 생산 비용이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고 말했다. 로즈네프트는 배럴당 4.20달러를 지출해 엑손모빌의 27달러에 6분의 1수준의 생산 비용을 들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정유사들이 국제 유가의 타격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로즈네프트와 룩오일의 매출은 전년 대비 3분기 연속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LG硏 "내년 저유가 이어질 것…배럴당 20달러 전망도"

  • 연선옥 기자
  • 입력 : 2015.09.08 12:00 | 수정 : 2015.09.08 13:44 “저유가 장기화 대비해야”

    LG경제연구원은 8일 내년에도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비축 확대 등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저유가 장기화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저유가에도 유가 하락 압력 여전’ 보고서에서 “신흥국 경제가 구조적인 성장 둔화 국면에 빠지며 저유가에도 원유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고, 미국과 중동 산유국의 원유 공급 경쟁은 더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 유가(WTI 기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밑도는 저유가는 최근 1년 지속되고 있는데, 올해 5~6월 50~60달러 수준을 회복했던 국제 유가는 7월 다시 하락해 현재 40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선진국의 원유 수요는 소폭 증가했지만, 신흥국 수요는 오히려 줄었다.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산유국도 재정 건전성 강화와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목표로 에너지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고, 이들의 통화 가치가 하락(달러 대비 환율 상승)하면서 원유 가격 하락 폭이 작아 저유가에 따른 원유 수요 촉진 효과가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硏 "내년 저유가 이어질 것…배럴당 20달러 전망도"
    연구원은 또 “앞으로 세계 경제가 뚜렷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원유 수요 둔화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재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은 8월 제조업 PMI가 47.3으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반면 원유 공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연구원은 “당초 유가가 하락하면 미국 타이트오일(셰일가스층에서 나오는 경질유)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타이트오일의 손익분기가격이 배럴당 20~40달러로 낮아져 현재 수준의 타이트오일 생산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와 알제리 등 저유가에 취약한 일부 OPEC 회원국이 감산(減産)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이라크 등은 원유 공급 경쟁에 적극적이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된 것도 원유 시장의 초과공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이다. 연구원은 “미국에너지정보청은 이란이 원유 증산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는 5~15달러의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 경우 내년 연평균 유가는 40달러 중후반대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우 책임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약세와 산유국 경제에 대한 불안 상승, 자원개발 관련 산업의 침체 등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