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및 자원

국제유가 일주일새 30% 반등..."유가 급등은 일시적"

Shawn Chase 2015. 9. 1. 23:15

김정윤기자

 

입력 : 2015.09.01 16:18 | 수정 : 2015.09.01 17:38
국제 유가가 최근 일주일간 30% 급등했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06달러를 찍은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57%가량 폭락했지만 다시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불과 일주일 전인 2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09년 이후 최저수준인 배럴당 38.24달러까지 내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미국의 올해 원유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블룸버그제공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미국의 올해 원유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블룸버그제공

하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국제 유가는 깜짝 반등하며 배럴당 50달러 진입을 눈 앞에 뒀다. WT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49.20달러로 마감했다. 특히 지난 3거래일 동안 25% 올랐다. 3거래일 기준으로 1990년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이 셰일 원유 생산을 계속하면서 원유 공급은 아직도 수요 대비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그럼에도 미국이 원유 생산량 전망을 낮춘 것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켰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마침내 감산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유가 반등에 힘을 실어 줬다. OPEC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원유 생산 증가와 투기 자본의 개입으로 인한 가격 하락에 모든 산유국이 걱정하고 있다”며 “원유 시장이 합리적인 가격 균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유가 반등 일시적일 가능성 높아

국제 유가는 지난 3월 중순에도 배럴당 42달러에서 5월초 65달러까지 올랐지만 다시 폭락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나이티드 아이캡의 월터 지머맨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폭락한 이후 시장이 일시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3월부터의 상황이 똑같이 반복될 것”으로 확신했다.

유가가 오르면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해 이란과 서방국들간의 핵협상이 다음 달 승인을 받으면 이란산 원유 공급이 늘면서 유가 하락 압력을 높이게 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일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원유 최대 수요처인 중국 경제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유가 반등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1일 아시아 원유 시장에선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 투기 자본에 의해 출렁이는 유가

헤지 펀드를 비롯한 대형 투기 세력들이 유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도 장기적인 유가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벤텍 에너지의 앤서니 스타키 애널리스트는 “유가 시장은 투기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면서 “유가 시장의 변동이 심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CNN머니도 지난 1년간 국제유가가 큰 폭의 변동을 이어오면서 유가 변화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유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 중에는 손실을 메꾸기 위해 원유 사재기에 나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센트 피아자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모든 상품 시장과 마찬가지로 유가시장에서도 가격 변동에 따른 과열과 충격이 극단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 “배럴당 50달러 아래서 오래 머물지 않을 것”

유가 상승에는 다른 요소들도 영향을 준다. 매트 살리 토르토이스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주 원유 비축량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과 미국의 긍정적인 2분기 경제 성장률,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유가 상승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반등은 에너지 관련 기업에 희소식이 됐다. 미국의 석유 메이저 중 하나인 코노코필립스와 콘솔에너지, 체사피크에너지 등의 주가는지난달 31일 모두 크게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