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및 자원

油價 60달러면 망한다했는데… 살아있네! 셰일가스

Shawn Chase 2015. 7. 15. 13:44

油價 60달러면 망한다했는데… 살아있네! 셰일가스

  • 최현묵 기자
  • 입력 : 2015.07.15 03:04

    [저유가 이겨낸 '셰일 파워']

    -셰일오일 생산량 1년전보다 20% 늘어
    시추시간 5년전비해 절반으로 단축… 한번에 팔 수 있는 거리 2배 늘어나
    기술혁신·비용절감이 생존 원동력

    -OPEC의 셰일 고사 노력 수포되나
    "국제유가 20달러 돼도 감산 안해"
    '석유 큰손' 사우디 저가공세에도 셰일오일 시추공 증가세 전환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달러로 떨어져도 상관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減産)할 뜻이 없다."

    20년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정책을 이끌어온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작년 12월 "사우디가 원유 공급량을 줄이면, 러시아와 브라질, 미국의 원유 생산업체들이 우리 몫까지 다 가져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이미 장관은 사우디뿐 아니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을 좌지우지해온 국제 석유시장의 '큰손'이다. 그의 폭탄 발언으로 유가는 전달에 비해 15달러 이상 곤두박질쳤다. 나이미 장관이 겨냥한 대상은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며 OPEC 주도의 국제원유시장을 위협하는 미국 셰일오일·가스업계였다. 알 나이미 장관은 "(미 셰일 업체 등) 고비용 생산자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이 중동 국가의 역할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OPEC, 국제유가 떨어트려 셰일 산업 고사 시도

    OPEC은 올 6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하루 생산량 3000만 배럴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유가 하락에도 과잉 공급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OPEC이 출혈을 무릅쓰고 미국 셰일 업계 고사(枯死) 작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과 국제유가.
    사우디는 그동안 국제원유가격을 좌지우지해왔다. 수급을 원활하게 조절하는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생산조정국)' 역할을 해왔다. 원유 소비국들이 고유가를 이유로 천연가스나 신재생에너지 등 대체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려 하면 적절한 증산(增産)으로 가격을 내렸다. 반대로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지면 OPEC 차원의 감산으로 가격을 다시 끌어올렸다. 이 모든 게 사우디가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이란 점 때문에 가능했다.

    저유가의 충격에도 사우디는 여유가 있었다. 7500억달러에 이르는 두둑한 외환보유고에다 낮은 생산원가가 든든하게 뒤를 받쳐 줬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승리는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업계에선 유가가 60달러대로 떨어지면 셰일 산업은 연쇄 부도사태가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알 나이미의 도박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셰일오일 생산량은 유가 급락에도 작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셰일오일 하루 평균 생산량은 457만 배럴로, 1년 전에 비해 80만 배럴이 더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제유가(WTI·서부텍사스중질유)는 배럴당 102달러에서 59달러로 40% 이상 급락했다. OPEC이 '저가 공세'로 시장에서 퇴출시키려 한 셰일 산업이 의외의 끈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기술혁신, 비용절감으로 '제2의 셰일 혁명'

    미국의 셰일 산업이 저유가 속에서도 버티는 힘은 기술혁신이다. 지난달 미 매사추세츠 공대가 발간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5년 전에 비해 셰일 생산에 드는 굴착 시간은 50% 단축됐고, 한 번에 팔 수 있는 굴착 거리도 2 배 이상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셰일오일 업체들은 경험이 쌓이면서 채굴 관련 실용 기술이 좋아지고 있다.

    또 여러 곳을 동시에 굴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굴착용 드릴날의 품질, 이를 제어하는 실시간 원격조종 기술 등도 발전하고 있어 생산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맨해튼연구소는 "셰일오일 산업 발전 속도는 정보통신(IT) 기술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와 무척 닮았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 셰일 산업은 채굴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생산기법을 구축해가고 있다. 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 셰일업체들은 셰일 유정을 채굴할 때 매번 수압 파쇄에 사용되는 용액의 물과 모래·화학물질 혼합 비율을 달리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발견한 최적의 혼합비율이 업계 전체로 확산돼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미국 셰일오일 시추공 수는 지난달보다 12개가 늘어났다. 유가 급락으로 작년 10월 1600개를 넘던 셰일오일 시추공 수는 지난달 628개까지 줄었다. 하지만 7월 들어서는 640개로 다시 증가했다. 업계에선 셰일 산업이 바닥을 찍고 반등세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셰일가격 하락에 따른 미국 내 소비 확대도 셰일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조사기관 SNL에너지는 12일 "미국 내에서 지난 4월 기준 가스 발전량이 전체 전기생산량의 31%를 차지해, 30%를 기록한 석탄발전을 앞섰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가스발전이 석탄발전을 추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규모 업체들이 주도하는 미 셰일산업의 끈질긴 생명력에 대해 석유 메이저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CEO는 "시추설비가 줄어도 셰일가스는 공급량이 급격히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셰일오일 공급은 시장 예상보다 탄력적"이라고 말했다.


    ☞셰일오일·가스

    셰일오일·가스는 대량의 물과 모래, 각종 화학 물질을 혼합한 용액을 지하 퇴적암층에 쏘아 가스를 뽑아내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이때 용액의 혼합 비율이 생산량 증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셰일원유 개발, 유독 미국에서 활기 띄는 이유는?

  • 김정윤 기자
  • 입력 : 2015.03.29 16:00
    미국 텍사스주의 퍼미안베이신 유정은 셰일원유를 생산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내 셰일원유 생산 유정은 9만5000개에 이른다. /블룸버그 제공
    미국 텍사스주의 퍼미안베이신 유정은 셰일원유를 생산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내 셰일원유 생산 유정은 9만5000개에 이른다. /블룸버그 제공

    수압파쇄법을 비롯한 기술 혁신으로 북미의 셰일원유 생산이 늘면서 국제유가는 지난해 중반 이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북미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셰일원유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사를 통해 유독 북미 지역의 셰일원유 개발이 이슈가 되는 원인을 조명했다.

    ◆셰일원유 개발이 유독 북미에서 활기를 띠고 있는 이유는?

    풍부한 셰일원유 매장량에 더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도 한 몫 했다.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미국의 지하자원은 민간 지주들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 보유의 토지에 묻힌 가스나 원유를 기업에 팔 수 있는 것도 도움이 됐다.

    개발을 주도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개인 소유의 지하자원을 사들일 경우 환경이나 건강에 미칠 악영향을 이유로 개발을 반대하는 여론을 피할 수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다른 나라에서도 셰일 가스를 발굴하려 했나

    WSJ는 로열 더치 셸 그룹, 엑손 모빌, 셰브론과 같은 글로벌 정유 기업들이 미국을 제외한 전역에서 셰일 가스를 찾기 위해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다른 나라에서도 미국에서처럼 채산성 높은 셰일가스가 발견되길 바라며 캐나다, 유럽, 러시아, 남미,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 투자해왔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은 그러나 미국을 제외하면 캐나다와 중국, 아르헨티나에서만 채산성이 높은 셰일가스가 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캐나다, 중국, 아르헨티나를 제외한 다른 곳은 어떨까

    스웨덴이나 폴란드, 루마니아의 경우 정유 업체들이 시추를 시도할 만큼의 가스나 원유 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독일과 영국에서는 정부의 규제 등으로 셰일원유와 가스 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셸은 중국 셰일원유 개발에 투자했지만 열악한 인프라와, 지역사회의 반대, 단단한 지반 등 다양한 문제가 겹치면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배럴당 50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는 국제유가도 셰일원유에 대한 정유업계의 투자를 주춤하게 만들고 있다.

  • 비(非) OPEC 산유국 시름속 美 셰일업계 '독야청청'

  • 유윤정 기자
  • 입력 : 2015.06.16 15:32 | 수정 : 2015.06.16 17:09
     미칼 허버그(Mikkal E. Herberg) 미국아시아정책연구소 에너지안보 연구실장/유튜브 캡쳐
    미칼 허버그(Mikkal E. Herberg) 미국아시아정책연구소 에너지안보 연구실장/유튜브 캡쳐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하지 않을 경우 OPEC 이외의 산유국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아 2~3년 안에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미국 셰일가스 업체의 시추 기술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미국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미칼 허버그(Mikkal E. Herberg) 미국아시아정책연구소 에너지안보 연구실장은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동북아에너지허브 심포지엄’에 발표자로 참석해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非) OPEC 산유국들은 투자 지연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0억달러(약 111조원)에 달하는 프로젝트가 2~3년 지연되면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석유를 생산해야 하는 비 OPEC 국가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업체들에 대해서는 “효율과 생산성 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시추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하루 시추 가능량도 가파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지금처럼 배럴당 65달러선에 고정된다 하더라도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허버그 실장은 덧붙였다.

    미국산 셰일가스의 한국 수출 전망에 관련해선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한 만큼 중요한 가스 수입국이지만 미 하원에서 에너지 및 가스 수출과 관련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OPEC 회원국들의 경우에는 정치적 상황 변화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리비아, 이라크 등에서 정치 혼란과 저유가가 겹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의 약 80%가량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의 상황 변화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 지역 에너지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허버그 실장은 이와 관련해 “정치 상황의 변화가 거세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니파와 이란 시아파 간의 갈등이 고조될 경우 유가가 갑자기 변동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 같은 상황 변화가 동북아 에너지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2015 미래에너지]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위원①
  • "유가 급락 주범은 셰일가스발 공급과잉"
  • 전효진 기자

  • 입력 : 2015.06.18 12:00 | 수정 : 2015.06.18 12:53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8일 조선비즈가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주최한 ‘2015 미래에너지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8일 조선비즈가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주최한 ‘2015 미래에너지 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조선비즈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2015 미래에너지포럼'에서 “셰일혁명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이 생겼다”며 “이는 유가 급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유가가 떨어진 근본원인은 수급차이 때문”이라며 “글로벌 수요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셰일가스가 나온 이후 공급 과잉 상황으로 전환된 것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경우 전형적인 유가 수입국이었지만 현재는 세계 최고 산유국인 사우디와 거의 맞먹을 만큼 생산을 하고 있다”면서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공급과잉이 유가 급락의 주범”이라고 했다.




    미국, 원유·천연가스 생산 세계 1위 등극…셰일업계 경쟁력 여전

  • 이용성 기자



  • 입력 : 2015.06.14 12:56 | 수정 : 2015.06.14 16:12

     미국 텍사스주 웹 카운티 인근의 셰일원유 채굴 현장/블룸버그 제공
    미국 텍사스주 웹 카운티 인근의 셰일원유 채굴 현장/블룸버그 제공

    셰일에너지 혁명을 등에 업은 미국이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천연가스 생산국에 등극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2위 석유회사인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60만 배럴 늘었고, 천연가스 생산량도 급증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일 평균 100만 배럴 이상 증가했다. 미국 외에도 캐나다와 브라질도 원유 생산량을 사상 최대로 늘리면서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으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과의 신경전에 일조하기도 했다.

    BP의 자료를 보면, 미국은 지난해 소비한 에너지의 90%를 자체 생산했다. 지난해 미국의 에너지 수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한 비중은 1%에 불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전인 2007년에 이 비율이 5%였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액손모빌과 체사피크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지난해 미국에서 쏟아부은 자금은 1200억달러(약 134조원)에 달한다. 5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미국의 셰일원유 개발 붐으로 인한 에너지 생산량 급증에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국제원유 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40% 하락했다.

    상승세가 꺾였다고는 하지만 중국의 원유 소비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39만 배럴 증가해 세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선진국의 원유 소비는 같은 기간 1.2% 줄면서 지난 9년 사이 8년에 거쳐 감소세가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미국이 원유 생산을 늘리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가져왔을 뿐 아니라 미국 외교정책의 우선순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이 미국의 셰일 에너지 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느정도의 조정기를 거치면서 현재 유가(배럴 당 60달러 안팍) 흐름에서 경쟁력을 가진 업체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밥 더들리 BP 최고경영자(CEO)는 관련 인터뷰에서 “미국의 셰일혁명 열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면서 “세일원유 추출에 사용되고 있는 굴착기 수는 지난해 10월 대비 절반으로 줄었지만 올 여름을 지나면서 안정기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셰일가스업체 고사할라"…대책 마련 나선 美 정부

  • 유한빛 기자


  • 입력 : 2015.01.05 16:00

    미국 정부가 셰일가스업체들이 원유 가공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40년 넘게 유지해온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철폐하는 대신 틈새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중동 산유국보다 원가 경쟁력이 약한 미국 셰일가스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원유 수출 금지 정책을 크게 수정하지 않는 범위에서 미국 원유개발업체들의 수출 길을 열어줄 방안을 찾고 있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를 위해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앞으로 더 많은 원유개발업체가 콘덴세이트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콘덴세이트는 일반적인 정유시설보다 단순한 설비 처리를 거친 초 경질원유로, 원유 수출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원유 등 안보 문제와 밀접한 품목의 수출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된 원유가 국내에서만 소비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자본주의를 강조하는 공화당과 미국 석유업계는 수출 제한 조치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비판해왔다. 러시아나 중동 국가들이 원유를 정치적인 무기로 삼을 때 미국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바마 정부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셰일가스 개발업계를 도울 방안을 찾았다. 발 빠른 업체들은 먼저 움직였다. 천연가스·석유 전문업체인 엔터프라이즈프로덕트와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스는 개별적으로 콘덴세이트 수출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BHP빌리턴도 콘덴세이트 등을 수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들었던 국제 유가는 현재 배럴당 50달러대로 밀렸다. 지난 2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배럴당 52.62달러.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다.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56.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원유 수요는 줄어든 반면, 미국의 셰일가스나 캐나다의 오일샌드 같은 비전통적인 유전이 개발되면서 생산량은 늘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시장점유율을 지키겠다며 감산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유가 하락 폭을 키웠다.

    상품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미국 내 중소 셰일가스 개발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개발 비용은 배럴당 20~30달러에 불과하지만, 미국 셰일가스전은 개발비가 배럴당 60달러 안팎으로 2배 이상이다. 생산원가에서 토지, 설비 등 고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큰 편이다. 이 때문에 유가가 50달러 밑으로 떨어지거나 저(低)유가가 장기화하면, 미국 업체들은 적자를 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