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삼성 '아이폰7' AP칩 위탁생산 '무산위기'..3조원 날릴 판

Shawn Chase 2016. 2. 16. 08:58

애플, 이원화했던 AP칩 생산 대만 TSMC에 몰아줄 가능성 '솔솔'


뉴스1 | 김보람 기자 | 입력 2016.02.16. 08:10



(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삼성전자가 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7'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칩 위탁생산을 못하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7용 모바일칩 생산을 대만의 TSMC에 독점으로 맡길 것이란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전자는 앉아서 3조원의 매출을 날릴 판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7'에 들어갈 모바일프로세서(AP) 'A10'의 위탁생산 업체를 대만 TSMC 단독으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7의 모바일 칩 위탁생산을 맡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가시화되고 있다. © News1 안은나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7의 모바일 칩 위탁생산을 맡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가시화되고 있다. © News1 안은나 기자



애플은 전작인 아이폰6용 A9 위탁생산은 삼성전자에 60~70%, TSMC에 30~40%가량 맡겼다. 이에 따라 A10 위탁생산도 두 회사에 양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을 깨고 애플이 대만 TSMC에 위탁생산을 단독으로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이 아이폰7에 탑재할 A10의 위탁생산을 대만의 TSMC가 독점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삼성전자가 애플 거래선을 잃으면 파운드리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IT전문매체인 애플인사이더 역시 "애플이 삼성전자와 TSMC로 양분시켰던 프로세서 주문을 차기작(아이폰7)에는 TSMC에 전량 맡기기로 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HSBC은 TSMC의 A10 생산에 따른 총 매출규모가 22억~25억달러(2조6600억~3조255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이 TSMC 대신 A10 칩을 독점생산했다면 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매출이 가능했다. 이같은 전망에 대해 삼성전자는 "거래처 관련 어떠한 것도 언급할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에서 애플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80%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2014년 애플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용 'A8' 물량을 TSMC에 몰아주자 파운드리가 포함된 시스템LSI 부문에서 1조26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적이 있다. 애플이 대만 TSMC에 물량을 몰아주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을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애플은 2015년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아이폰6S용 A9칩의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와 TSMC에 맡겼다. 당시 같은 모델이지만 배터리 소비전력이 다르다는 '칩게이트 문제'가 발생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칩게이트는 삼성전자 A9 탑재 버전의 배터리 수명이 TSMC A9 탑재 버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으로 애플은 TSMC가 삼성전자의 14나노 공정기술보다 뒤처진 16나노 공정기술력을 갖췄음에도 TSMC 생산 A9칩 성능이 삼성전자 A9칩보다 일부분 앞섰다는 평가를 내렸다.

애플이 아이폰7을 '역사상 가장 얇은 스마트폰으로 만든다'는 계획에 TSMC의 팬아웃(Intgrated fan out) 칩 기술이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는 분석도 있다. 팬아웃은 칩을 겹친 채로 서킷보드에 바로 올리는 기술로, 제조원가와 내부 두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다양한 이유에서 공급처를 다각화하기보다 일원화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퀄컴의 AP 독점생산과 파운드리 고객사를 늘리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퀄컴의 AP 신제품 '스냅드래곤 820'을 독점 위탁생산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스냅드래곤820 위탁생산으로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삼성전자는 TSMC의 16나노 반도체 공정기술보다 앞선 2세대 14나노 반도체 공정기술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 "거래선의 다각화 등 자구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측은 "현재 파운드리를 모바일용으로 확대 중이며, 중국 중소업체 등 거래선 다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2세대 14나노 공정 기술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고객 다변화를 통해 전년대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boram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