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및 연예

라미란 "0회 보고 실망..웬열, 결국은 인생작됐죠"

Shawn Chase 2016. 1. 31. 14:1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스크린에서 빛나던 라미란의 존재감은 안방극장에서도 반짝반짝 빛났다.

평균 19.6%, 최고 21.6%라는 케이블 역사에 길이 남을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난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tvN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가족극'이니 만큼 많은 캐릭터가 등장해 각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 많은 캐릭터들 사이에서 라미란은 가장 강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배우였다.

수많은 영화에서 짧은 등장만으로 그야말로 '장면을 잡아먹는' 연기를 선보이며 자타공인 충무로 최고의 신스틸러로 꼽히는 라미란의 카리스마는 '응팔'에서 정점을 찍었다. 소심한 남편과 어리버리한 첫째 아들, 무심한 둘째 아들을 이끄는 화끈한 여장부 엄마이자, '쌍문동' 골목을 이끄는 리더 역은 라미란에게 그야말로 맞춤옷이나 다를 바 없었다.

 

라미란_기자간담회[제공=씨제스] (7)
라미란_기자간담회[제공=씨제스] (7)
사진 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묵직한 카리스마만큼이나 깊은 울림까지 전했다. 몸이 아픈 아들을 낳고 가난하던 시절 아이들을 잘 해먹이지 못했다는 엄마로서의 미안함, 못 배워 무식한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 갱년기를 겪는 중년 여성의 허탈함 등을 먹먹하게 표현하며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라미란_기자간담회[제공=씨제스] (1)
라미란_기자간담회[제공=씨제스] (1)
사진 제공=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응팔' 종영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재진과 만난 라미란은 극중 라미란 여사처럼 유쾌하면서도 인간미가 넘쳤다. '치타 여사'처럼 조근조근 하면서 능청스러운 입담을 자랑하다가도 극중 아들 정환(류준열)의 짝사랑 속앓이를 자신 일처럼 안타까워했다.

-'응답하라 1988'을 끝마친 소감이 궁금한다.

▶시작할 때 감독님이 워낙 '이번에는 안될 거다'고 엄살을 부리셔서 이게 잘 될까 싶었다. 그리고 0회 방송을 보고 다들 '망했구나' 싶었다. 그런데 방송이 시작하고 회가 거듭할 수록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정말 행복했다. 아마 '응팔'이 내게 '인생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극중 캐릭터 준비를 어떻게 했나.

▶다들 사투리를 쓰는 데 극중 라미란 여사만 표준어를 안 쓰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 '응답하라' 시리즈는 사투리가 특징인데 나만 안 쓰니 '망했다' 싶었다. 내 캐릭터가 따로 놀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 내 아이들도 사투리를 안 써서 잘 얹혀 갔다.

 

-이일화, 김선영과 함께 한 '쌍문동 태티서'의 인기가 뜨거웠다.

▶방송이 끝나면 '쌍문동 태티서'의 순회공현이 120여개 정도 잡혀있었으면 했는데, 아무 연락이 없다.(웃음) 이번에 함께 촬영을 하다 보니 '응답하라' 전작에 줄곧 출연했던 일화 언니가 참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처음 만날 날부터 차를 마시며 수다를 한참 떨었다. 감독님이 '셋 이 평상에 앉아서 수다 떠는 장면이 많다 케미가 좋아야 한다'고 하셔서 진짜 우리끼리 수다를 많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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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tvN>
-'쌍문동 태티서' 중 실제로는 나이가 둘째이지만 맡 언니 역을 맡았다.

▶화면을 보니 내가 제일 나이 들어보이더라. 팔자 주름을 풀던지 해야지.(웃음) 처음 일화 언니를 봤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기가 죽었다. 사실 선영 씨는 나보다 언니 인줄 알았다. 그래서 깍듯하게 대했는데 동생이더라.(웃음)

-'응팔'이 라미란의 14번째 '아줌마 역할'이다. 아줌마 역을 소화하는 본인만의 스킬이 있나.

▶난 대본에 충실한 편이다. 많은 분들이 '응팔'에서 제 애드립이 많은 줄 아는데, 거의 모든 대사는 대본에 있었다. 성균 씨 때리는 것만 애드리브다.(웃음) 성균씨가 잘 맞아줘서 잘 살았다. 연기를 할 때 상황에 충실하려고 노하는 편이다. 보통 아줌마는 수다스럽고 우악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데, 사실 그 반대로 하려고 빗겨가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극중 '쌍문동 태티서'와 함께한 전국노래자랑장면이 큰 이슈가 됐다.

▶사실 촬영을 하면서 난 웃긴 장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많은 분들이 굉장히 많이 웃으셨다 하더라. 극중 미란은 5년 전에 전국노래자랑에서 떨어졌던 것을 설욕하기 위해 이를 갈고 나왔다. 그만큼 절실했던 거다.

-극중 라미란 여사와 실제 라미란은 얼마나 비슷한가.

▶나와 많은 부분이 닮았다.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나와 인터뷰를 하면서 캐릭터에 많이 반영해 주셨던 것 같다. 평소에도 남이 웃겨도 '더 웃겨봐라'며 잘 안 웃는다. 그런 부분이 닮은 것 같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몸값 100배' 전성기 누리는 라미란, 뼛 속까지 배우였다

 

입력 2016-01-31 11:06:00 | 수정 2016-01-31 21:11:48

 

[ 한예진 기자 ] 연극배우 시절 연봉이 1000만원도 안 돼 전기요금을 못 낼 정도의 생활고를 겪은 라미란은 영화 '괴물', '박쥐' 등에서 감초역할을 하다가 2013년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통해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응답하라 1988' 출연 이후에는 6개의 광고를 찍는 등 2억원대의 광고 개런티를 받아 현재 약 100배 이상 뛴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 몸값 100배 뛴 라미란의 '전성기' 

-'내가 떴구나' 하고 인기를 느끼는 시점이 있나. 

"내가 언제 기자들을 모시고 호텔에서 간담회를 하겠느냐. 정말 절실히 느끼고 있다. 나는 세수도 안 하고 동네를 자주 돌아다닌다. 그런데 자꾸 '정봉이 엄마'라고 나를 부르더라. 나는 또 눈치없이 돌아본다. 작년에 '막돼먹은 영애씨'에 나올 때는 '라 과장님'이라고 많이 불렸는데 이제는 '정봉이 엄마'나 '치타 여사'로 부르고,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알아봐주신다. 정말 몸둘 바를 모를 정도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화랑 드라마가 어쩌다 그렇게 한 시기에 개봉을 하고 방영을 하게 돼서 엄청난 시너지가 생긴 것 같이 됐다. 어떤 분들은 '히말라야' 얘기를 하고, 어떤 분들은 '응팔' 얘기를 하신다. 이야기들이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다. 얼떨떨하지만 지금을 즐기겠다." 

-11년차 배우 라미란의 입지는 어느 정도인지. 

"작품이 흥행한 것은 나만의 일이 아니니까 거기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작품이 잘되면 나한테도 좋고 모두에게 좋은 일이기에 '내가 이제 이만큼 올라왔구나'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지금 반짝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하려면 그런 부분은 나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이 위험하고 또 미래에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불안감이 생기긴 한다. 작은 역을 맡아도 해내야 하니까 점점 부담이 된다." 

-연기의 힘을 잃지 않는 원동력이 있다면. 

"아줌마를 연기해도 다 같은 아줌마가 아니지 않냐. 계속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재미있는 직업인 것 같다. 배우라는 것을 통해 내가 못해본 것들을 할 수 있다. 내가 히말라야에 언제 가보겠냐. 수락산도 안 가는데...(웃음) 이런 것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한다. 사랑도 받고 돈도 벌 수 있기에 정말 최고의 직업인 것 같다." 

-작품을 많이 하는데 에너지가 소모되지는 않나,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일을 열심히 하는 건 정말 행복한거다. 그 전에는 계속 쉬면서 '다음 작품에 언제 들어갈까'하고 걱정했다. 무대든 영화든 일하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많은 채로 지냈다.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그런데 일을 계속 하고 있어야 내가 배우로서 살아갈 수 있으니까 캐릭터마다 질리지 않게 계속해서 연구를 해야 한다. 다른 작품에서 다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쉬어야겠다는 것은 나한테 건방진 생각 같다. 더 하고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할거다.

다음 작품이 너무 부담되더라. 사실 재미있거나 눈에 띄는 역할이 아니라 실망하실 수도 있다. '라미란' 보다는 그 작품 안의 캐릭터로 필요한 만큼만 보이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응팔' 망할 줄 알았다"…라미란, 인생작 얻고 '레벨업'

 


입력 2016-01-31 06:23:00 | 수정 2016-01-31 21:08:55

 

[ 한예진 기자 ] 따뜻한 가족애와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웃음을 안기고, 감동으로 눈시울을 붉게 만들기도 한 tvN '응답하라 1988'의 막이 내린지 벌써 2주가 지났다. 아직까지도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하다. 우리는 그 시절을 생각하며 2015년을 마무리했고, 뜨거운 2016년을 맞았다.

케이블 역사를 새롭게 쓴 '응답하라 1988(응팔)'은 평균 시청률 19.6%, 최고 시청률 21.6%(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가구·전국 기준)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종영됐다. 이 감동을 만들어낸 주역이자 '엄마'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한 배우 라미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첫 등장부터 역시 라미란다웠다. 하얀 플레어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고 한껏 여성미를 과시했지만 그의 걸음걸이는 심상치 않았다. 삐그덕 거리며 걸어가다가 단상의 계단에서 멈칫하더니 소속사 직원에게 "내 손 좀 잡아줄래?"라며 손을 내밀어 기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배우병에 걸린게 아닌가'하고 잠시 의심을 했지만 라미란은 "맨날 슬리퍼만 신었더니 하이힐이 익숙치 않네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응팔'에서 바로 튀어나온 '정봉이 엄마' 라미란인지, 여배우 라미란인지 헷갈릴 정도로 극과 실제 모습의 차이가 거의 없는 그는 또 다시 '치타여사'로 분해 유쾌한 기자간담회 분위기를 조성해갔다.

라미란 / 사진 = 씨제스 제공

 

◇ 라미란이 말하는 '응답하라 1988' 

-'응팔'이 끝났다. 소감을 밝힌다면. 

"처음 시작할 때는 감독님이 엄살 피우셔서 배우들도 '이번에 잘 되겠나' 싶은 생각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0회를 봤는데 '우린 망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공감해주시더라. 나에게 있어서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촬영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고 끝나고 나서도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한 작품이다." 

"'응팔'을 통해 내 자신의 몰랐던 모습도 많이 발견했다. 재미있는 장면 같은데 울컥하거나, 슬픈신 같은데 웃음이 터지는 장면이 많아 새로웠다. 기존의 다른 드라마나 영화를 찍을 때와 비교해 대본이 가지는 신선함이 컸다." 

-'응팔'이 가진 특별함은 뭘까. 

"요 근래에 보기드문 드라마다. 가족들이 배경이 되는 경우는 많지만 가족마다 에피소드를 다루고 계속해서 전면에 나오는 드라마는 흔치 않다. 배우로서 이런 작품을 만나기 힘들다. 특히 여자 배우들은 주변인으로만 소진이 되는데 이번 작품은 엄마, 아빠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전원일기' 같다고 말씀도 하시는데 이제 그런 드라마도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라미란 / 사진 = 씨제스 제공

 

 

◇ '응팔' 속 라미란, 어떻게 만들어졌나? 

-'쌍문동 라미란'을 위해 준비한 것은. 

"감독님이 다른 분들은 사투리를 쓰는데 나만 표준어를 쓴다고 하더라. '응답하라' 시리즈가 워낙 사투리 맛이 살아있는 작품이라 '혼자 망했구나'라고 걱정했다. 다행히 아이들도 사투리를 안 써서 아이들에게 살짝 얹혀가는 느낌이었다. 

일단 써주신 대로 대본에 충실했다. '응팔'에 내 애드립이 많은 줄 아시더라. 거의 다 대본 안에 있는 것 그대로 했다. 김성균 씨 밟는 장면만 애드립이었다. 

내 옷에는 항상 치타 무늬가 들어있어야 한다고 대본에 쓰여있었다. 요즘 호피무늬 옷이 많이 없어서 의상팀이 온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느라 애를 먹었다." 

-'쌍문동 태티서' 이일화, 김선영과의 호흡은. 

"쌍문동 3인방이 처음 만났을 때 이일화 선배님이 너무 아름다우셔서 주눅이 들었다. 김선영 씨는 선배님인 줄 알고 깍듯하게 대했는데 동생이라더라. 세 사람이 '형님, 동생'하며 연기하는게 매우 자연스러웠다. 실제로 화면 봐도 내가 제일 나이 들어보이긴 하더라. 팔자 주름을 펴던가 해야지...
'쌍문동 태티서' 인기? 순회 공연이 120여개 정도 잡혀 있길 바랐는데 아무 연락이 없다.(웃음) 세 명이 모이니 알콩달콩하고 좋더라. 전작에서 성동일 선배와 둘이 연기했을 이일화 선배를 생각하니 외로웠을 것 같았다. 셋이 처음 만난 날 이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해서 다같이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감독님이 평상신을 강조하셨기에 세 사람의 케미가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터뷰③] '응팔' 라미란이 밝히는 정환·덕선, 그 이후

입력 2016-01-31 15:46:00 | 수정 2016-01-31 21:10:31 

 

[ 한예진 기자 ] 멜로 연기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라미란의 목표는 '가늘고 길게'였다. "어느 작품이든 잘 스며들고 싶다. 작품이 재미있고 좋으면 무슨 역이든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촬영장에서 NG를 거의 내지 않는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다고. 시키면 뭐든지 해낼 것 같은 대체 불가한 라미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참 멋진 배우'다. 

라미란 / 사진 = 씨제스 제공

 

◇ 라미란이 생각하는 '응팔' 뒷 이야기 

-9살 연하 류준열이 아들 역할이다. 어땠나. 

"감독님과 처음 가족 미팅을 할 때 '아들이 두 명 있는데 기대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진짜 못 생겼다'고. 나는 잘 생긴 젊은 배우와 하는 거 아니면 안 하겠다고 했다. 류준열을 보는 순간 '외탁했네'라고 말했다. 나랑 정말 닮았더라. 못 생긴건 못 생긴건데, 나를 닮았으니까 내가 할 말은 아닌 것 같고. 원래 그런 친구들이 매력이 있다. 보면 볼수록 매력있는 스타일이다. 못 생긴 남자한테 빠지면 약도 없다. 좀 헤어나오기 힘드실거다" 

-'어남택' 결말이 속상하진 않았는가. 

"막판에 정환이가 자꾸 사천에 내려간다더라. 운전 조심하라고 말하는데 짠하고 눈물이 나더라. '교통사고 나는게 아니냐'라는 댓글도 봤다. 안타깝더라. 혼자 속앓이를 하고 짝사랑만 하다가 끝난거니까. 고백신을 봤는데 '그게 진짜 고백이었으면 어땠을까'하고 생각했다. 택이는 바둑 밖에 모르고 맨날 약을 먹고 사실 남편감으로는 그닥 좋은 것 같지 않다. 택이를 예뻐하긴 하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좀 별로다. 정환이 같은 스타일이 결혼해서 살면 재미있고 행복하지 않겠냐" 

-정환이에게 따로 위로를 해주었는가. 

"끝 무렵에 고백신이 지난 이후에도 사실은 한 가닥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혹시 반전이 있지 않을까?'하고 기대했다. 그런데 정환이는 마음을 접은 것 같았다. '저는 여기가 끝인 것 같아요'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류준열에게 '이제 정말 끝이다. '응팔' 끝나면 거품 금방 빠지니까 거기에 너무 빠져있지 말고 빨리 나와'라고 말했다. 이 작품이 너무 좋아서 배우들이 그 캐릭터에 다 빠져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도 서운해하고 마음 아파했다. 

덕선이도 고백신 때 따로 촬영을 해야할 정도로 너무 울었다고 하더라. 나는 선배이고 많이 경험해봤으니까 얼른 수렁에서 빠져나오라고 조언해줬다. '이제는 '응팔'을 잊고 다음 작품을 생각해야 할 때다. 이것 때문에 작품을 너무 가리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해줬다. 지금 시작하는 친구들이니까 고르지말고 여러 가지 많은 작품 하라고." 

-아들이나 딸로 삼고 싶은 캐릭터가 있는지. 

"딸이 없어서 덕선이 같은 딸을 갖고 싶다. 덕선이는 정말 착하고 밝고 싹싹하고 잘 웃어서 좋다. 아들이라면 정봉이가 좋을 것 같다. 복권도 잘 당첨되고, 정봉이가 모았던 모든 것들이 돈이 되어서 돌아올 것 같다. 사실 성격적으로 보면 뭔가 하나에 빠져 있는 아들인 정봉이나 정환이에게는 서운하긴 하다. 그렇다고 또 선우 같이 딸처럼 잘 하는 아들은 재미없을 것 같다. 택이는 뒷바라지하기 힘들 것 같다."

-쌍문동을 떠난 정환이의 가족은 어떻게 됐을까. 

"우리가 판교로 이사를 갔다. 뒷북치는 성동일과는 다르게 김성균에게는 선견지명이 있다. 우리는 판교로 이사 가서 또 떵떵거리고 살고 있지 않을까. 정봉이도 돈을 잘 벌고 만옥이랑 잘 됐을거다. 사실 정환이가 어떻게 살지가 나도 궁금하더라. 덕선이네랑 같이 이사를 가면 덕선이 얼굴을 계속 봐야할텐데"라며 "나중에 '라미란'이라는 엄마가 아들 정환이의 마음을 알게 됐다면 덕선이를 아주 그냥... '왜 그랬냐, 우리 아들 왜 찼냐'고 물어보고 싶다." 

라미란 / 사진 = 씨제스 제공

라미란 / 사진 = 씨제스 제공 


◇ 라미란의 2016년, 그리고 미래 

-'응답하라' 시리즈 다음 편에 출연할 의향이 있나. 

"다음 편에는 안 불러주실 것 같다. 불러주시면 나야 감사하다. 감독님이 워낙 새로운 얼굴들을 좋아하시더라. 김성균 씨가 전작을 출연하고 이번에 왔는데 역할이 완전히 다르다. 그 땐 대학생이고 이번엔 아빠다. 다음 편에는 나도 다른 역할로 나와서 내 남편 찾기를 하면 어떨까. 결혼은 한 5번 정도 한 것으로 해서.(웃음)"

-배우로서 생각하는 최대한의 욕심과 앞으로의 계획은. 

"꼭대기에 서겠다는 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니까... 그걸 견딜 수 있을까? 내가 잘 할 수있는 거라면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무슨 차이겠느냐.

2015년에 나름대로 잘 숨어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막판에 봇물 터지듯이 작품들이 잘 돼서 바쁜 사람이 됐다. 그 전에 다 찍어놓은 것들이기 때문에 2015년은 '숨고르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드라마 '영애씨'랑 '응팔' 밖에 안 했는데 일을 많이 한 것처럼 나왔다. 여태까지 받았던 사랑이나 관심이 뻥튀기처럼 불어난 해다. '뻥튀기한 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은 그 뻥튀기를 먹을 것이다."

라미란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 '국제시장', '히말라야' 등에서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활약해 충무로의 대표 신스틸러로 눈도장을 받았다.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응답하라 1988' 등을 통해 브라운관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2016년 영화 '김선달'과 '덕혜옹주',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에 연속 캐스팅, 남다른 연기력을 선보이며 '열일'하는 배우로 자리잡을 전망이다